택시기사 살해하고 목격자들까지 차로 들이받은 20대… 결국 징역 35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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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형 구형했으나 징역형… 심신미약 주장 인정 안 돼
택시 운전기사와 운행 문제로 다투다 살인을 저지르고, 현장에 나타난 주민들까지 차량으로 들이받은 20대 남성에게 징역 35년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택시 운행 중 실랑이… 60대 기사 살해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사건은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 씨는 60대 운전기사 B 씨가 모는 택시에 탑승해 목적지를 안내했다.
B 씨는 승객이 알려준 방향으로 차량을 운행했지만 목적지를 찾지 못했다. 길을 헤매던 택시는 농로까지 진입했고, 운행 도중 주변 물체와 부딪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 이상 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B 씨는 A 씨에게 목적지까지 갈 수 없으니 현재 위치에서 요금을 정산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운전석에서 내려 차량 밖으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의 요구에 격분해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흉기를 꺼냈고, B 씨를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하려던 주민 2명 차량으로 들이받아
B 씨의 비명을 듣고 현장을 살피러 온 인근 주민 2명도 범행 대상이 됐다.
이들은 각각 50대와 60대 남성으로, 현장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그러자 A 씨는 택시 운전석에 올라 차량을 움직였다. 신고를 막고 주민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이들을 강하게 들이받은 혐의다.
차량에 치인 주민들은 골절과 타박상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후 B 씨의 택시를 직접 운전해 현장을 벗어났다. 검찰은 주민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행위에 살인미수 혐의를, 택시를 가져간 행위에는 절도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도주한 A 씨는 서울 서초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바퀴가 없는 차량이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검거 당시 손 부위를 자해한 상태였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기도 했다.
심신미약 주장 인정 안 돼… 사형 대신 징역 35년
재판 과정에서는 범행 당시 A 씨의 정신건강 상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A 씨는 망상장애와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이유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상세불명의 조현병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 씨가 범행 전후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자신의 범죄가 드러나지 않도록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고려됐다.
택시 요금 문제 역시 재판에서 언급됐다.
재판부는 A 씨가 아버지에게 택시비로 받은 5만 원을 이미 사용한 상태에서 B 씨의 택시에 탑승한 사실을 짚었다.
이후 요금을 낼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이동하다가 10만 원 이상의 요금을 요구받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은 징역 35년을 선고하면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20년 동안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인하고 참혹하게 살해했고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현장 부근에 있던 주민을 택시로 충돌했다"며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경위, 수단 및 결과를 고려할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숨진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과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도 양형에 엄중히 고려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며 유족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 황망함과 슬픔은 재판부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할 정도의 사정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지는 않았다.
A 씨의 정신질환이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가족관계 등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A 씨의 어머니는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질환이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 등 최소한의 유대관계가 보이는 점을 비추어 보면 사형을 정당화할 사정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2심에서도 징역 35년이라는 판단이 유지됐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법률상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살인·살인미수·절도죄의 처벌 기준은?
현행 형법은 사람의 생명을 고의로 빼앗는 살인죄에 무거운 형벌을 정하고 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살인죄는 법정형에 사형과 무기징역이 모두 포함된 범죄다.
살인미수도 처벌 대상이다. 형법 제254조는 살인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형법 제25조에 따르면 범죄 실행에 착수했지만 행위를 끝내지 못했거나 의도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미수범에 대해서는 완성된 범죄보다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른 사람의 재물을 몰래 가져가는 절도 행위에는 형법 제329조가 적용된다. 해당 조항은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사람을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