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손석구, 나가야마 에이타와 첫 호흡에 “이 케미는 된다” 확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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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나가야마 에이타가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서 ‘푸른길’ 첫 호흡과 한일 언어 연기를 소개했다.
한준희 감독 신작은 11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배우 손석구가 넷플릭스 시리즈 ‘푸른길’에서 호흡을 맞춘 일본 배우 나가야마 에이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석구는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푸른길’ 오픈토크에서 첫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이 케미는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한준희 감독과 손석구, 나가야마 에이타, 김신록이 참석했다. 두 배우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오가는 연기의 어려움과 대본을 맞춰 간 과정도 함께 전했다.
청담동 장어집에서 시작된 첫 만남
손석구는 나가야마 에이타와의 첫 만남을 청담동 장어집으로 기억한다. 그는 “그땐 머리가 길었고 굉장히 멋있는 검정 옷을 입고 있었다”며 당시 장어를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나가야마 에이타는 같은 장면을 다르게 기억했다. 그는 “장어집에는 살아있는 장어를 만져보게 해주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석구가 몸이 커서 와일드하게 잡을 줄 알았는데, 부드럽게 예뻐해 주듯 만지는 걸 보고 ‘석구 착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두 배우는 서울 경찰청 기동수사대 형사 김석과 도쿄 경시청 수사1과 형사 이노세를 각각 연기한다. 소속도 국적도 다른 두 인물이 함께 사건을 쫓는 이야기인 만큼 촬영 전 대면은 호흡을 맞추는 출발점이 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통역사가 수첩을 보며 내용을 전달하는 동안 손석구, 나가야마 에이타, 김신록이 웃음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세 배우는 오픈토크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기도 했다.

일본 세트장 첫 신에서 느낀 ‘뭔가 다르다’
본격적인 호흡은 일본 세트장에서 시작됐다. 손석구는 첫 신을 찍을 때 대사를 주고받는 순간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촬영을 마친 뒤에는 한준희 감독을 찾아가 “나는 이 친구를 믿고 가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손석구는 감독에게 몰래 찾아갔다고 표현하며 나가야마 에이타에 대한 신뢰를 숨기지 않았다.
손석구는 케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덧붙였다. 케미는 있으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작품의 케미는 된다고 느꼈다는 설명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는 취지의 말이 이날 오픈토크의 핵심 메시지로 전해졌다.
나가야마 에이타도 상대와의 장면을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그는 손석구와 함께하는 신은 모든 신이 좋았고, 눈앞에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자극적이었다고 말했다.
나가야마 에이타 “내 앞에 있다는 긴장감, 내려놓으려 했다”
나가야마 에이타는 손석구의 출연작을 여러 편 봤다고 말했다. 그는 손석구의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본 상태라 ‘실물 손석구’가 내 앞에 있다는 긴장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연기에 들어가면서는 그 마음을 내려놓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최대한 ‘셧다운’하고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존경하는 상대 배우 앞에서 느낀 부담을 덜어내는 과정이 촬영 초반 그의 과제였던 셈이다.
두 배우의 증언은 서로 맞닿아 있다. 손석구가 첫 대사를 주고받는 순간 확신을 얻었다고 말한 데 이어, 나가야마 에이타 역시 상대 배우를 향한 긴장을 풀고 연기에 몰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가야마 에이타는 포토타임에서도 손석구와 나란히 서서 카메라를 마주했다.
나가야마 에이타는 한준희 감독에 대한 신뢰도 밝혔다. 원래 감독의 팬이어서 어떤 디렉션을 받아도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작품에 임할 때 누구보다 자신의 캐릭터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도 그렇게 임했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경계 없이 오가는 연기
‘푸른길’에서 두 배우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경계 없이 사용한다. 한국 형사와 일본 형사가 한 사건을 함께 쫓는 구도여서 두 언어가 한 장면 안에서 교차한다.
손석구는 일본어 연기의 고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자기 전까지 달달달 외워도 잘 안 되더라며 “미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나가야마 에이타는 대사 연습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손석구와 자신, 통역사까지 세 명이 대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고, 공원에서 커피를 마시며 몇 시간 동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두 배우가 각자의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놓고 함께 맞춘 시간이 작품의 대사에 담겼다.
손석구의 도움도 있었다. 나가야마 에이타는 손석구가 “에이타 한국어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라며 녹음을 해줬고, 늘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잠들었다고 밝혔다.
손석구가 ‘푸른길’을 선택한 이유
손석구는 작품을 택한 배경에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도저히 못 하겠다, 감당하기 힘들다고 느끼는 작품을 선택해 올인해야 관객과 오랜 시간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웬만하면 한국말도 일본어로 하고 싶어 했고, 나가야마 에이타는 한국말로 하고 싶어 하더라며 그런 점이 자신과 비슷한 마음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상대 언어를 쓰려는 두 배우의 태도는 대사 연습으로 이어졌다. 손석구가 말한 선택 이유와 나가야마 에이타가 전한 연습 과정이 서로 연결되는 대목이다.
캐릭터 준비도 만만치 않았다. 손석구는 영화 ‘베드포드 파크’를 찍고 두 달이 안 되어 ‘푸른길’을 촬영했다. 처음에는 80~90kg 정도 나갔는데 감독이 더 빼야 한다고 해 체중을 상당히 감량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준희 감독은 “덕분에 만족스럽게 담겼다”면서도 “죄송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준희 감독 신작, 11월 20일 넷플릭스 공개
‘푸른길’은 사지가 뒤틀린 시체, 의문의 메시지, 국경을 넘어 반복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장르는 범죄·미스터리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와 영화 ‘차이나타운’을 연출한 한준희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손석구와 나가야마 에이타가 주연을 맡았다.
한준희 감독은 작품을 “한국 형사, 일본 형사 두 형사가 살인 사건을 만나게 되고, 사건의 공통점을 발견하며 마지막까지 사건을 쫓는 장르물”이라고 소개했다. 시대 배경은 2000년대 초반이며, 완벽한 고증보다 ‘레트로’에 초점을 맞춰 의상도 그 방향으로 꾸렸다고 손석구는 설명했다.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대놓고 멋있게 찍고 싶었다”며 손석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다고 밝혔다. 또 나가야마 에이타에 대해서는 “제가 한국 감독 중 에이타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가야마 에이타가 일본에서 몇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이 작품에 할애했고 거의 휴차도 없었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작품은 이번 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정식 공개에 앞서 관객과 먼저 만났다. 부산 관객에게는 1~3회가 먼저 공개됐다. 손석구는 1~3회가 두 형사의 추리극 느낌이라면 4회부터는 둘의 우정과 시대를 상징하는 여러 드라마가 폭발한다고 설명했다. 김신록도 오픈토크 자리에 함께했다.
‘푸른길’은 11월 20일 금요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