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타월'로 닦아 얼린 버섯은 해동하지 마세요, 얼린 채 볶아야 식감이 삽니다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씻지 않고 닦아 얼린 버섯은 녹이지 않고 바로 조리해야 식감이 산다.
표고·새송이는 약 1개월, 만가닥·팽이는 약 3주 안에 쓰는 냉동 요령이다.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둔 버섯이 며칠 만에 갓 끝부터 물러지고, 손에 미끈한 느낌이 올라온 적이 있을 것이다. 가을 버섯이 마트 진열대를 채우는 시기라 한 봉지를 사 오면 다 먹기 전에 상하기 쉽다. 이런 경우 쓰고 남을 분량은 냉동실로 보내는 편이 낫다. 다만 얼리는 방법만큼 꺼낸 뒤의 처리가 결과를 좌우하는데, 핵심은 녹이지 않고 얼린 채 조리하는 것이다.
버섯을 물에 씻어 얼리면 시작부터 손해를 본다
채소를 사 오면 일단 흐르는 물에 씻어 두는 습관이 버섯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버섯은 표면에 물을 머금기 쉬운데, 그 물이 냉동실에서 얼음 결정이 되어 해동할 때 고스란히 흘러나오고 식감도 고무처럼 질겨진다. 그래서 냉동용 버섯은 물에 담그지 않고 키친타월이나 거의 마른 천으로 겉의 흙과 먼지만 닦아낸다. 솔이 있다면 살살 털어내도 된다.
이 원칙은 표고버섯과 새송이버섯 모두에 똑같이 적용된다. 닦아내는 것으로 부족해 보여도 냉동 전에는 물기를 늘리지 않는 쪽이 낫다. 손질이 간단해진 만큼 나머지 단계인 자르기, 소분, 공기 빼기에 힘을 쓰면 된다.

녹는 순간 수분이 빠져나가 식감이 무너진다
냉동 버섯을 냉장실이나 싱크대에서 천천히 풀어 쓰는 방식은 일반적인 냉동식품 요령이라 버섯에도 그대로 쓰기 쉽다. 하지만 버섯은 해동하면 수분이 흘러나오고, 그와 함께 식감과 맛이 모두 떨어진다. 표고버섯은 쫄깃함이, 새송이버섯은 특유의 쫀득한 결이 사라지고 흐물흐물한 덩어리만 남는다.
반대로 얼린 상태 그대로 팬이나 냄비에 넣으면 해동 단계에서 빠져나갈 물이 조리 중에 국물이나 소스로 흡수된다. 냉동하면 감칠맛이 오히려 올라간다는 점도 이 방식에 유리하다. 버섯 요리의 번거로움이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요한 만큼 봉지에서 꺼내 바로 넣기만 하면 된다.
표고버섯은 갓과 기둥을 나눠 담아야 쓰임이 넓어진다
표고버섯은 흙과 먼지를 닦은 뒤 갓과 기둥을 분리한다. 기둥 끝의 단단한 밑동은 미리 잘라 버린다. 갓은 통째로 두어도 되고, 반으로 가르거나 얇게 썰어 두어도 된다. 어디에 쓸지 미리 정해 두면 꺼낼 때 손이 덜 간다.
기둥은 따로 모아 랩으로 한데 싼 뒤 갓과 별도의 냉동용 지퍼백에 넣는다. 갓과 기둥을 각각 다른 봉투에 담고 공기를 빼 밀봉하면 냉동실에서 약 1개월 보관할 수 있다. 얼린 채 쓸 때는 갓을 통으로 얼린 것은 구이에, 한입 크기로 자른 것은 조림이나 볶음에, 얇게 썬 것은 국이나 찌개에 쓴다. 기둥은 한데 뭉쳐 두었다가 육수를 낼 때 넣으면 버릴 게 없다.

새송이버섯은 세로로 반만 갈라 큰 덩어리로 얼린다
새송이버섯은 닦은 뒤 세로로 반 가른다. 지퍼백 크기에 맞춰 길이를 조절해도 좋지만 잘게 썰지는 않는다. 큰 덩어리로 얼려야 단면이 적게 노출되어 풍미가 덜 빠진다. 공기를 최대한 빼고 밀봉하면 약 1개월 동안 쓸 수 있다.
보관 기간이 지나면 상하지 않았어도 식감과 풍미가 점점 떨어지므로 1개월을 기준으로 앞서 쓰는 것이 좋다. 꺼낼 때는 얼어 있는 상태에서 원하는 크기로 바로 썰어 팬에 올린다. 해동하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 볶음이나 조림으로 만들면 쫀득한 식감과 감칠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만가닥버섯과 팽이는 3주 안에, 납작하게 펴서 얼린다
만가닥버섯(일본명 시메지)은 밑동을 칼로 자른 뒤 손으로 몇 가닥씩 풀어 둔다. 지퍼백에 넣고 위에서 손으로 눌러 공기를 뺀 다음 밀봉한다. 이때 가능한 한 겹치지 않게 평평하게 펴야 얼린 뒤에도 필요한 만큼만 부러뜨려 꺼내기 쉽다. 사용 기간은 3주 안팎으로 잡는다.
팽이버섯도 대개 3주 정도의 짧은 기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표고·새송이보다 보관 기간이 짧으므로 한꺼번에 많이 얼리지 말고 3주 안에 먹을 분량만 얼리는 것이 좋다. 잎새버섯이나 여러 버섯을 섞은 모둠은 대체로 1개월을 기준으로 잡는다. 냉동실이 좁은 집이라면 납작하게 펴 얼린 봉지를 세워 꽂아 두는 방식이 자리도 덜 차지한다.

얼리기 전 한 번 펼쳐 얼리고, 소분해 날짜를 적는다
봉지에 담기 전에 쟁반 위에 한 겹으로 펼쳐 잠깐 얼리면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 어느 정도 굳은 뒤 지퍼백으로 옮기면 덩어리로 뭉치지 않아 필요한 만큼 꺼내기 쉽다. 이 과정이 번거롭다면 지퍼백을 납작하게 눌러 평평하게 얼려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번에 쓸 분량으로 나누어 담고, 봉지에 날짜를 적어 둔다. 한 번 꺼낸 봉지를 다시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반복할수록 수분이 빠져나가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은 가정에서 냉동식품을 영하 18도 이하로 보관하라고 안내한다. 냉동실 온도가 자주 올라가는 문 쪽보다는 안쪽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
얼린 채 넣어야 하는 요리가 따로 있다
냉동 버섯은 국, 볶음, 소스, 밥 요리에 해동 없이 바로 넣는 것이 가장 쉽다. 찌개나 국에는 끓는 국물에 곧바로 넣고, 볶음은 팬에 먼저 올려 기름을 두르고 익힌다. 버섯밥이나 솥밥은 쌀 위에 얼린 채 얹어 함께 짓는다. 파스타 소스나 카레처럼 국물이 있는 요리에 넣으면 흘러나온 수분이 소스에 섞여 들어가므로 가장 어울린다.
수분이 많은 종류는 얼리기 전에 살짝 볶아 두면 식감이 낫다는 의견도 있지만, 날것으로 얼리는 쪽이 간단하다는 의견과 갈린다. 미리 익히면 부피가 줄어드는 대신 수분이 빠진다는 장단점이 있다. 집에서 쓰는 요리 방식에 맞춰 한 번 시험해 보고 고르면 된다.

상하기 시작한 버섯은 냉동실이 살려주지 못한다
냉동은 신선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지 상한 버섯을 되살리는 방법이 아니다. 색이 변했거나 표면에 점액이 생겼거나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는 버섯은 얼려서 쓰려 하지 말고 그대로 버린다. 냉동용은 사 온 지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버섯을 골라야 한다.
얼린 버섯을 꺼냈다면 남은 봉지를 상온에 둔 채 녹이지 않는다.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위험온도대는 약 4~60도이므로, 녹은 채 오래 방치하면 그 구간을 천천히 지나게 된다.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안에 먹는 것이 원칙이고, 쓰고 남은 분량은 다시 얼리기보다 그날 조리한 음식으로 먹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순서는 다듬기, 닦기, 자르기, 소분, 평평하게 펴기, 날짜 적기, 얼리기, 얼린 채 조리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