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JYP엔터 갈등 폭발... 상황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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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JYP, 공공에 대한 불신 조장 유감"
JYP엔터테인먼트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신사옥 건립 계획을 접으면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의 토지용도 변경을 철회 배경으로 지목하자 서울시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서울시는 9일 ‘JYP 사옥 포기 과정, 공공에 대한 불신 조장 유감'이라는 제목과 '신사옥 철회가 SH공사의 잘못인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름'이란 부제를 단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자료에서 "강동구 JYP 신사옥 추진과 포기 과정이 마치 서울시 투자기관인 SH공사만의 잘못인 것처럼 오해를 낳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JYP는 8일 고덕동 신사옥 건립 사업을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JYP는 입장문에서 "고덕동 신사옥 부지 앞 토지의 용도 변경을 최초 인지한 4월부터 SH, 강동구청과 수차례 협의를 갖고 사업을 지속하고자 다각도로 노력해 왔으나 최종적으로 신사옥 건립 사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JYP는 “8월 31일 SH공사로부터 '신사옥 부지 앞 토지용도 변경에 절차상 문제가 없으며 공원으로의 원상회복 또한 불가하다'는 공식 답변을 받았다”며 "핵심 환경이 변경됨에 따라 현 사옥 이외 임차 건물들의 정황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SH공사는 전면부 개방 요구를 수용하는 조정안을 마련해 협의해 왔고, JYP는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철회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SH공사는 공원으로의 원상회복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부지의 공급 공고를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JYP에 통보했다. JYP가 전면부 개방을 원하면 신사옥과 맞닿은 구간을 5층 이하 저층배치구간으로 정하는 등 토지이용계획을 유연하게 바꾸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서울시는 “JYP가 10월 6일 SH공사에 13일 협의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전달한 뒤 8일 철회를 발표하고 모든 원인이 SH공사에 있는 것처럼 입장문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JYP에 기업의 브랜드가 중요하듯 도시정부 서울시도 명성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JYP 측은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밝혀 주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는 JYP가 공원 변경 사실이 공개된 뒤에도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계속 밟았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공원용지 변경 고시는 지난해 10월 24일 나왔다. JYP는 그 뒤인 지난해 11월 11일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SH공사가 자족기능시설용지8 공급 공고를 낸 올해 2월 26일 이후에도 건축허가 절차를 이어가 4월 15일 허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이 기간 SH공사와 서울시 어디에도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없었고, 최초 이의제기는 허가 다음 날인 4월 16일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3년 9월 4일 분양공고에 "인허가 변경 등에 따라 분양대상토지(주변토지 포함)의 토지이용계획 등이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원 변경은 학교용지법에 따라 학교시설 설치비를 확보하려고 SH공사가 지난해 5월 9일 신청하고 국토교통부가 10월 24일 승인한 적법한 절차라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JYP는 2023년 10월 SH공사로부터 고덕비즈밸리 내 약 1만675㎡ 부지를 약 755억원에 사들였다. 신사옥은 지하 5층, 지상 17층, 연면적 6만9259㎡ 규모로 계획됐다. 사무실과 연습실 외에 약 800석 규모 공연장 등 주민과 팬이 이용할 문화 공간도 들어설 예정이었다. JYP는 지난해 교통영향평가와 건축·경관 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강동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뒤 지하안전영향평가 등 남은 절차를 마치고 올해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었다.
갈등은 신사옥 부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고덕동 산76 일대 약 1만3261㎡ 규모 근린공원 예정지가 자족기능시설용지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JYP가 땅을 살 당시만 해도 이 부지는 공원용지였다. 신사옥 부지와의 거리는 약 20m에 불과하다. 용도 변경으로 이 땅에는 용적률 최대 400%가 적용돼 18~19층 높이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이 부지는 공급 예정가격 약 1039억원에 올해 2월 공급 공고가 나왔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SH공사는 그동안 공원으로 되돌릴 계획은 없으며 기업이 들어서면 고덕비즈밸리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강동구는 신사옥을 K팝 랜드마크로 지원하겠다면서도 용도 변경은 SH공사가 결정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사옥 설계를 맡은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가운데 뜰을 둘러싼 고리 형태로 건물을 설계했다. 앞쪽 공원을 전제로 채광과 개방감을 확보하고 일부 공간을 시민에게 열겠다는 구상이었다. 유 교수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SH공사와 서울시를 비판했다. SH공사가 공원을 상업용지로 바꾼 것은 용산공원을 없애고 집을 짓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취지였다. 유 교수는 해당 영상에서 "여기에 (JYP 신사옥이) 지어지는 것은 거의 포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덕강일지구 주민도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되돌려 달라는 온라인 서명을 받아 왔다.
JYP는 철회 발표와 같은 날 현 사옥이 있는 강동구 성내동에서 인근 부동산 2건을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성내동 448-11 부동산은 현대영어사로부터 500억원에 매입한다. 448-26 삼안빌딩과 토지는 개인 소유주 3명으로부터 460억원에 사들인다. 매입 금액은 모두 960억원이다. JYP는 고덕동 이전 대신 성내동 사옥을 중심으로 업무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