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감방에서 나왔다”… 선처받자마자 택시기사 때린 50대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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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목적지 알려달라는 요구에 욕설·폭행
피해자와 합의 못 해… 항소심도 징역 1년 10개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당일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날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무겁게 판단했다.

목적지 묻자 폭행… 70대 택시기사 코뼈 골절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3월 전북 전주시의 한 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에서 기사 B 씨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은 A 씨가 택시에 탑승해 목적지를 말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밥이나 먹게 전주 서부신시가지로 가라"고 요구했다.
B 씨는 승객이 말한 방향으로 차량을 운행하면서 정확한 목적지를 다시 물었다. 그러나 A 씨는 구체적인 위치를 알려주지 않은 채 욕설을 이어갔다.
이에 B 씨가 "욕하지 말고 정확한 목적지를 알려달라"고 말하자 A 씨는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A 씨는 "나 오늘 감방에서 나왔다"고 말하며 운전 중인 B 씨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이어 목덜미와 멱살을 붙잡고 흔들더니 얼굴과 가슴 등을 여러 차례 때렸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B 씨는 이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집행유예 받고 석방… 다른 협박 혐의도 재판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당일 교도소에서 석방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앞서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받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교도소에서 풀려났지만, 당일 다시 폭력 사건을 일으켰다.
A 씨가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택시기사 폭행만이 아니었다. 그는 사실혼 관계인 C 씨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에서는 두 사건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형량을 합하면 징역 1년 10개월이다.
그러나 A 씨는 1심에서 선고된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사 역시 항소하면서 두 사건은 항소심에서 함께 심리됐다.
항소심도 징역 1년 10개월… 피해자 용서 못 받아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운행 중인 차량에서 발생한 폭행이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운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를 유발해 불특정 다수에게 인적·물적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 다시 범죄를 저지른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석방된 날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피해 합의 및 회복 여부도 양형 판단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A 씨가 택시기사 B 씨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인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각 사건의 기록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A 씨에게 선고된 징역 1년 10개월의 실형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운전자 폭행 가중처벌… 상해 발생하면 징역형
현행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은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과 협박을 일반적인 폭행·협박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법정형이 더 높아진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이 다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운행 중인 자동차에는 실제로 도로를 달리는 차량뿐 아니라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차량이 승객의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된다. 따라서 차량이 잠시 멈춘 상태라고 해서 운전자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