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올린 글, 그 사람 겨냥했나... 표현이 정말 신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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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덕에 평생 고관대작… 서민 복지예산 거리낌 없이 삭감”

이재명 대통령이 서민 복지 예산을 깎는 권력자를 향해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글에 특정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놓고 이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해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려움 없이 부모 덕에 호의호식하며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은 고단한 소시민의 삶과 인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 힘없는 서민들에게는 더 가혹하고, 소액의 서민 복지 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 과일 사 먹을 돈 몇천 원이 없어 마른침 삼키고, 몇만 원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밥 굶는 사람, 차라리 가족들 껴안고 죽어버릴까 고민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끊임없이 삶의 현장 뒷골목을 돌아보며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처한 가장 힘든 이들의 삶을 챙기는 것이 바로 국정이고 행정이고 정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자가 생각 없이 휘두르는 칼끝에 보지도 생각지도 못한 삶들이 베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칼이 크면 클수록 더욱더"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를 왜 하는가. 정치하는 우리가 끊임없이 되새길 질문"이라는 문장으로 글을 맺었다.

이 대통령은 누구를 향한 비판인지 글에서 밝히지 않았다. '평생 고관대작으로 살아온 사람'이나 '생각 없이 칼을 휘두르는 권력자'가 누구인지도 구체적으로 적지 않았다.

정치권은 '소액의 서민 복지 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 사람들'이라는 대목에 주목한다. 추 지사는 최근 경기도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을 삭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시내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뉴스1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서민들의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린다'는 표현도 추 지사의 관사·관용차 논란과 맞물려 해석된다. 추 지사는 도비 12억2000만원을 들여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의 전용면적 156㎡ 아파트를 전세 관사로 계약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한 시민단체는 관사 계약과 7700만원짜리 관용차 매입 등을 문제 삼아 추 지사를 직권남용과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통령의 게시물에는 추 지사를 비판하는 댓글도 잇따라 달렸다. "추 지사가 읽고 반성했으면 좋겠다", "경기도민으로서 도지사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참담하다" 같은 내용이다.

이 대통령과 추 지사는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최근 갈등을 빚어왔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여서 초대 중수청장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친윤이 아닌 '반윤 검사'라며 잘못된 비난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X에서 김 후보자 인선에 반발하는 여권 내 강경파를 향해 "검찰 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추 지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추 지사는 7일 밤 '중수청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에 대해 "서울고검 차장검사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을 비호하기 위해 윤석열 징계 반대 불법 집단행동을 한 친윤, 친한 검사"라며 "대검 형사부장 당시 검찰 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검찰주의자"라고 했다.

추 지사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김 후보자를 포함한 검사장들이 징계 반대 연판장에 서명한 일도 거론했다. 추 지사는 "이들이 모두 윤석열이 검찰을 장악한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장관 때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것과 친윤 검사라는 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추 지사는 "이제 와서 출세를 위해 검찰 개혁에 공감한다고 입장을 바꿨는데, 검찰 개혁 하겠다고 속여 검찰총장이 된 후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 전 총장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느냐"고 따졌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가 서울고검 차장 당시 채널A 검언 유착 의혹 피의자 한동훈을 수사한 정진웅 검사를 부당하게 기소하는 공소 기록에 기소를 승인하는 결재 도장을 찍었다는 의혹이 있다"며 "그 잘못된 결재로 인해 결정적으로 채널A 검언 유착 사건의 본질이 덮이게 된 것"이라고 했다. 추 지사는 글 말미에 "국민이 지켜본다. 검증 똑바로 하자"고 적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6일 "민생 개혁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서 과한 요구나 주장으로 과거처럼 전체 개혁의 진영·대열·전선·대통령의 리더십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면 그 부분은 이제 당에서 조금 제어할 때도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8일 당 공식 유튜브에서 "여당 의원들과 공직자들이 그에 걸맞은 절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 밖에서도 추 지사를 향한 비판이 나온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9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추 지사가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 "민주당 내부 계파 갈등하고도 궤가 좀 다르다"며 “(추 지사) 특유의 자기 정치, 일종의 팀킬”이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추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일을 거론했다. 박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도 이랬다. 문 대통령 임기 말에 '추윤 갈등'의 책임을 전부 문 대통령한테 돌리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원망하는 그런 식의 언행을 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의 가장 큰 권한이 인사권인데 명분도 없이 대통령이나 국정을 흔드는 사람들을 여당이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 지사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국회의원이거나 법사위원장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경기지사는 지사의 역할과 직무 수행이 있다"며 "그건 도외시하면서 계속 국정 흔들기를 하는 것에 대해 경고만 할 단계가 지난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당이 나서서 대통령의 이런 고민을 덜어주지 않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진영 내부 갈등이 한 축이 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이는 국정을 위해서도 대통령을 위해서도 지지율을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