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끄면 경보도 놓칠 수 있다…소리·진동 설정 먼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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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문자를 불편하다고 통째로 끄면 정작 경보를 놓칠 수 있다.
기본 알림 메뉴부터 안전디딤돌 앱, 가족 연락망까지 점검 순서를 정리했다.

상강을 앞두고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요즘, 한밤중 요란한 재난문자 소리에 잠이 깼다가 짜증이 나서 알림을 꺼 버린 가족이 한 명쯤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재난문자는 설정이 꺼져 있거나 소리와 진동이 막혀 있으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울리지 않는다. 가족 휴대전화마다 어떤 순서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불편했다는 이유로 알림을 통째로 끄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설정이다
지난번 문자가 내 동네와 상관없어 보였다거나 자는 시간에 울려서 거슬렸다는 이유로 알림 전체를 꺼 두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해 두면 정말 우리 지역에 해당하는 경보가 왔을 때도 휴대전화는 조용히 있을 뿐이다. 특히 잠든 가족이 있는 집이라면 날씨나 재난 경보를 알려 줄 소리와 진동은 켜 둬야 한다.
불편함은 알림을 끄는 것이 아니라 설정을 점검하는 것으로 풀어야 한다. 아래 순서는 가족 각자의 휴대전화에서 한 번씩 해 보면 10분 안팎이면 끝나는 간단한 작업이다. 부모님이나 아이 휴대전화는 본인에게 맡기지 말고 가족이 옆에서 같이 확인해 주는 편이 확실하다.

안드로이드는 '안전 및 긴급', 아이폰은 알림 메뉴에서 출발한다
가장 먼저 열 곳은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긴급 알림 메뉴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설정 안의 '안전 및 긴급' 또는 '알림' 쪽에 이 메뉴가 있는 경우가 흔하지만, 제조사마다 이름과 위치가 다르다. 메뉴가 잘 보이지 않으면 설정 검색창에 '재난'이나 '긴급'을 입력해 찾는 것이 빠르다.
메뉴를 열었다면 긴급 재난 알림과 악천후(기상) 경보가 켜져 있는지, 소리나 진동 옵션이 켜져 있는지를 하나씩 확인한다. 아이폰은 설정의 알림 화면에서 정부 경보에 해당하는 항목을 살핀다. 어떤 종류의 경보가 표시되는지는 통신사와 국가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항목이 안드로이드와 똑같지 않아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수면 모드나 방해금지 모드를 쓰는 가족이라면 한 가지를 더 챙긴다. 그 모드가 켜져 있을 때 경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기기와 설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설정 화면에서 직접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무음으로 두는 습관이 있는 가족의 휴대전화도 같은 방식으로 본다.
안전디딤돌 앱은 공식 앱스토어에서만 받고 권한은 필요한 만큼 허용한다
기본 알림 메뉴를 확인했다면 안전디딤돌 같은 재난 안전 앱을 추가로 설치해 둘 수 있다. 앱은 반드시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공식 앱스토어에서만 내려받는다. 문자 속 링크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설치 파일로 받으면 같은 이름의 가짜 앱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설치한 뒤에는 앱이 요청하는 알림 권한을 허용한다. 위치 권한은 서비스가 그것을 필요로 할 때만 허용하면 되고, 어떤 기능에 위치 정보가 쓰이는지 화면 설명을 읽어 본 뒤 선택한다. 앱을 깔았다고 해서 기본 긴급 알림 메뉴 설정이 대신되는 것은 아니므로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설정이 끝나면 가족 단체방에 확인 메시지를 보내 역할을 정한다
설정을 마친 뒤에는 가족 단체 대화방에 확인용 메시지를 한 번 보낸다. 실제 재난문자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경보가 울리면 무엇을 뜻하는지와 집에서 누가 확인을 맡는지를 글로 적어 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밤중에 경보음이 울릴 때 누가 먼저 일어나 내용을 읽을지만 정해 놓아도 우왕좌왕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 메시지는 가족 모두의 설정이 끝났는지 확인하는 신호로도 쓸 수 있다. 설정을 끝낸 사람이 답을 남기게 하면 아직 확인하지 않은 가족이 누구인지 한눈에 보인다. 어르신이 계시면 경보음이 실제로 들리는 크기인지도 함께 살핀다.

알림이 늦게 뜬다면 업데이트와 재시작부터 해 본다
설정을 모두 켰는데도 경보가 지연돼 보인다면 휴대전화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먼저 확인한다. 업데이트가 밀려 있으면 알림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를 마쳤거나 이미 최신이라면 전원을 껐다 켜는 재시작을 해 본다. 간단해 보여도 알림이 늦게 뜨는 증상이 이 두 가지로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계속 늦다면 알림 메뉴의 설정값을 한 번 더 확인하고, 가족 중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이 있는지 비교해 본다. 한 사람만 늦다면 그 기기의 설정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여럿이 비슷하다면 통신 환경의 영향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도 알림을 꺼서 문제를 없애려 하지 말고 원인을 찾는 쪽으로 접근한다.
문자가 왔다고 곧바로 대피 명령은 아니므로 네 가지를 읽는다
재난문자가 울리면 놀라서 화면을 훑고 지나가기 쉽지만, 알림 자체가 대피 명령은 아니다. 문자를 열면 먼저 어느 기관이 보냈는지, 어느 지역에 해당하는지, 언제 발송됐는지, 그리고 권고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순서대로 읽는다. 내 지역이 아니거나 이미 시간이 지난 정보라면 다급하게 움직일 이유가 줄어든다.
국내에서는 기상특보와 재난문자를 기상청과 행정안전부 등 소관 기관의 안내로 확인해야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은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과 대피 정보를 제공하므로, 문자 내용이 애매하면 포털과 우리 동네 지방자치단체 공지를 함께 열어 본다.
가족 단체방이나 이웃 모임에 정보를 전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발령 기관과 시각이 빠진 화면 캡처만 돌리면 이미 지난 문자를 새 경보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 전달할 때는 어느 기관의 문자인지, 몇 시 발송인지를 한 줄 덧붙이고, 기상 상황이라면 기상청과 지자체 공지로 사실을 확인한 뒤 알린다.

배터리가 바닥나도 연락할 수 있게 종이 명단 한 장을 둔다
경보를 받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그다음의 연락이다. 비상 연락처는 가족 모두의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가족 구성원뿐 아니라 근처에 사는 지인이나 건물 관리 담당자처럼 연락이 필요한 곳도 함께 넣는다. 휴대전화가 바뀌거나 초기화될 때를 대비해 번호가 빠지지 않았는지 이번 점검 때 같이 본다.
여기에 집 안 한곳에 종이로 인쇄한 연락처 목록도 한 장 둔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저장된 연락처를 열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관 안쪽이나 냉장고 문처럼 가족 누구나 알 수 있는 자리에 붙여 두면 정전이 되거나 휴대전화가 꺼진 상황에서도 번호를 찾을 수 있다. 잠들기 전에 머리맡에서 충전을 해 두는 습관까지 더하면, 밤에 울리는 경보도 놓칠 가능성이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