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불에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베트남의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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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이안서 만나는 5대째 전통 국수 만드는 할머니
빙글빙글 도는 바구니 배부터 조개잡이 부부의 손맛 대결까지

국수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우고, 작은 바구니 배를 팽이처럼 돌리며 물 위에서 곡예를 펼친다. 강바닥을 훑는 손놀림만으로 조개를 건져 올리는 부부도 있다. 오랜 세월 같은 일을 반복하며 쌓아온 기술이 평범한 일상을 놀라운 풍경으로 바꾸는 베트남으로 떠난다.

15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4부 ‘손맛이 기가 막혀!’에서는 베트남어 통번역가 유기태가 베트남 중부 곳곳을 여행하며 특별한 손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호이안의 바구니 배 곡예부터 전통 발효육 만들기, 부부의 조개잡이 대결과 5대째 이어온 국수 제조법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삶에 녹아 있는 놀라운 기술을 살펴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4부 ‘손맛이 기가 막혀!’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4부 ‘손맛이 기가 막혀!’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바구니 배가 팽이처럼 빙글빙글…전직 어부들의 놀라운 곡예

베트남 중부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호이안(Hoi An). 유기태는 이곳에서 베트남의 독특한 전통 배인 바구니 배(Thung Boi)에 올라탄다.

둥근 바구니처럼 생긴 이 배는 일반적인 나룻배와 달리 선체 전체가 원형에 가깝다. 좁은 물길을 오가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호이안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체험거리다.

유기태가 바구니 배를 타고 숲 사이를 지나던 중 어디선가 흥겨운 음악이 들려온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가자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진다. 배 위에 탄 사람이 바구니 배를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리며 화려한 곡예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놀랍게도 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바다와 강에서 오랫동안 일한 전직 어부들이다. 평생 배를 다루며 익힌 노 젓기 기술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유기태도 직접 노를 잡고 바구니 배 조종에 도전한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배는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급기야 다른 배와 부딪치는 사고까지 벌어진다.

평범해 보이는 노 젓기에도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확인한다.

불에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바나나 잎에 감춘 특별한 비법

다음으로 향한 곳은 베트남의 한 시골 마을이다.

유기태는 시골집 화로 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잎으로 여러 겹 단단히 감싸 놓아 겉모습만으로는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베트남의 전통 발효육인 넴쭈어(Nem Chua)다.

넴쭈어는 돼지고기를 불에 직접 익히는 대신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드는 음식이다. 일반적인 고기 요리와는 다른 독특한 제조 방식으로 베트남의 전통적인 식문화를 보여준다.

유기태는 오랜 세월 넴쭈어를 만들어온 파이의 모녀를 만난다. 두 사람은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온 방법으로 발효육을 만들고 있다.

먼저 뒷마당으로 나가 바나나 잎을 따는 일부터 시작한다. 모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잎을 손질하고 고기를 감싸며 오랫동안 이어온 제조 과정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넴쭈어를 만들어온 파이에게 이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가족의 추억과 오랜 시간이 담긴 특별한 음식이다.

유기태는 모녀에게 직접 만드는 방법을 배우며 세대를 거쳐 이어져 온 베트남 전통 음식의 비법을 경험한다.

같은 강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조개잡이 부부의 승자는?

베트남 중부를 흐르는 짜쿡강(Tra Khuc River)에서는 특별한 대결이 펼쳐진다.

주인공은 평생 강에서 조개를 잡으며 자녀들을 키워온 부부다.

두 사람은 함께 강에 도착하지만 조개잡이가 시작되자 각자 다른 곳으로 향한다. 같은 강에서 일하면서도 서로 사용하는 도구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내는 '까이뉴이(Cai Nhui)'라는 도구를 이용한다. 강바닥을 훑어가며 조개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남편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강바닥에서 조개를 빠르게 건져 올린다. 오랜 세월 반복해 온 작업인 만큼 두 사람 모두 능숙한 손놀림을 자랑한다.

부부는 평생 조개잡이로 생계를 이어오며 자녀들을 키워왔다. 강의 흐름과 조개가 숨어 있는 곳을 익히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채취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은 단순히 조개를 잡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더 많은 조개를 잡을 수 있는지 부부 사이에 특별한 경쟁이 벌어진다.

과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조개를 잡는 두 사람 중 승자는 누구일까. 평생 갈고닦은 손기술을 겨루는 부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공개된다.

국수 면발 하나에 밤을 꼬박…5대째 이어온 호이안의 손맛

여정의 마지막은 베트남 중부의 전통 국수인 까오라우(Cao Lau)다.

호이안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까오라우는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지역 대표 음식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면발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유기태는 5대째 까오라우 면을 만들어온 할머니를 찾아간다.

놀랍게도 면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밤을 꼬박 새워야 한다. 단순히 밀가루 반죽을 밀고 썰어내는 작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반죽을 만들고 찐 뒤 다시 반죽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한다. 면발 특유의 식감을 완성하기 위해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것이다.

할머니는 오랜 세월 익힌 손놀림으로 쉴 새 없이 반죽을 다룬다. 유기태도 직접 작업에 참여하지만 결과는 쉽게 만족스럽지 않다. 할머니의 눈에는 아직 한참 부족한 솜씨다.

그렇게 반죽을 만들고 찌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지나고 날이 밝는다.

갓 완성한 면을 들고 향한 곳은 호이안 시장이다. 이곳에서는 할머니의 면으로 만든 까오라우를 맛보려는 손님들이 몰려든다.

한 그릇의 국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밤새 이어진 수고와 5대에 걸쳐 전해 내려온 기술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바구니 배를 자유자재로 돌리는 어부부터 전통 발효육을 만드는 모녀, 조개잡이로 평생을 살아온 부부와 5대째 국수 면발을 만드는 할머니까지. 오랜 시간 다듬어온 손기술이 만들어낸 베트남의 특별한 일상을 만난다.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4부 ‘손맛이 기가 막혀!’는 15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