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와인 1억' 몰아붙였는데… 4분의 3은 김명수 재임 때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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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시절 76% 구매... 주진우 "조희대가 쓴 것처럼 몰아가 공개 망신 줘"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문제 삼은 1억원어치 와인 가운데 4분의 3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 와인 지출은 오히려 김 전 대법원장 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확보한 대법원의 와인 구매 집행 내역과 영수증을 분석한 이 같은 결과를 12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이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와인은 총 1억892만여원어치였다.

이 가운데 김 전 대법원장 재임 시기인 2022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21개월간 와인 구매액은 약 8234만원이었다. 전체의 76%에 해당한다. 조 대법원장이 취임한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1개월간 구매액은 약 2619만원(24%)이었다. 나머지 38만여원은 대법원장 공백기인 2023년 11월에 결제됐다.

연도별로 보면 와인 구매액은 2022년 약 3366만원, 2023년 약 4907만원이었다. 김 전 대법원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23년에는 한때 1~2주 간격으로 한 번에 200만원이 넘는 구매가 이어지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인 2024년 구매액은 약 1817만원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8월까지 약 803만원이었다.

구매처와 평균 결제 금액도 달라졌다. 김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와인 전문 매장에서만 45차례 와인을 샀다. 한 번에 평균 183만원어치였다. 다만 이 시기 영수증에는 결제 총액만 있을 뿐 개별 품목과 수량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법원장 공관 인근의 대형마트에서 와인을 샀다. 46차례 구매에 평균 구매액은 57만원이었다. 영수증을 보면 대부분 병당 4만~9만원대 와인을 한 번에 10병 이내로 구매했다.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 취임 후 구매한 와인을 각종 공관 행사에 써 왔다고 밝혔다. 언론사 간담회와 정년퇴임 대법관 만찬, 법원행정처 직원 전출입에 따른 만찬 간담회, 해외 대법원장 방한 만찬 등이다.

와인 구매 문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이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업무추진비로 약 1억800만원어치의 와인을 구매했다며 사용처를 따져 물었다. 두 대법원장 재임 기간의 지출을 합친 금액이었다.

이 의원은 조 대법원장에게 "이것 다 드셨나. 왜 이렇게 술을 많이 사나. 윤석열(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1톤(트럭)으로 술 구입했다더니"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업무추진비 집행과 카드 결제 등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와인을 선물용으로 산 것이냐는 질문에도 아니라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 카드에 대해 "카드를 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법원행정처 담당자가 카드를 관리하고 회식 일정을 잡으며 자신은 자리에 참석해 구성원을 격려할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국감 이튿날인 7일 라디오 방송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와인을 샀는데 '나는 술 한 잔 안 먹는다'라고 하면 왜 샀나. 자기 먹으려고 산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와인과 음식값 등 법인카드 사용액 가운데 잘못 지출한 금액은 반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에 대해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 대법원장 시절 쓴 돈까지 조 대법원장이 쓴 것처럼 몰아가며 국감장에서 공개 망신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숨겼다면 악의적인 여론조작이라며 이성윤 의원에게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