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기어이 사관학교 합치나...'지뢰 폭발' 3주 만에 SNS에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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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장이 달라졌다”…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해외 사례 놓고 공방

이재명 대통령이 드론과 로봇 등 첨단 무기가 육·해·공군의 경계를 넘나드는 만큼 장교를 양성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국군사관학교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에서는 병력 20만명 이상인 주요 10개국 가운데 통합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나라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해외 사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전장이 달라진 만큼 장교를 키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사관학교 통합의 핵심은 미래전을 이끌 인재를 길러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드론은 어느 군의 무기라고 할 수 있겠나. 육군? 해군? 공군?”이라며 “드론도, 레이저도, 로봇도 이미 육·해·공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무기와 기술이 여러 군에서 함께 활용되는 만큼 장교 교육체계도 변화한 전장 환경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국방부 “통합형 11개국”…분류 기준 따라 결과 달라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서 국방부 정빛나 대변인이 올린 글을 인용했다. 정 대변인의 게시글은 ‘병력 20만 넘는 주요 10개국에 통합사관학교 없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에 반박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 대변인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병력 현황을 기준으로 국방부가 분석한 결과, 병력 20만명 이상인 전 세계 30개국 가운데 사관학교 통합형은 11개국, 분리형은 19개국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가 통합형으로 분류한 일본과 튀르키예 등이 해당 기사에서 인용한 조사에서는 혼합형으로 구분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 역시 공통교육을 통합해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관학교 통합 여부를 판단할 때 학교 조직이 하나인지뿐 아니라 교육과정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통합형과 분리형을 나누는 기준에 따라 국가별 분류와 통계가 달라질 수 있어 해외 사례를 비교할 때는 조사 대상과 분류 방식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대전 자운대 / 뉴스1
대전 자운대 / 뉴스1

입법조사처 조사에서는 통합형 13개국·혼합형 10개국

국회 입법조사처가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입법조사 회답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과 중국·러시아 등 총 40개국 가운데 35개국이 군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들 35개국을 사관학교 운영 방식에 따라 분리형·통합형·혼합형으로 구분했다.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한국 등 12개국은 육군·해군·공군 등 군종별로 사관학교를 나눠 운영하는 분리형으로 분류됐다.

캐나다와 벨기에 등 13개국은 사관학교가 하나로 합쳐진 통합형이었다. 일본과 독일 등 10개국은 사관생도들이 일정 기간 공통교육을 받은 뒤 나머지 기간에는 군종별 교육을 받는 혼합형으로 분류됐다.

혼합형은 통합형과 분리형의 특징을 함께 가진 방식이다. 생도들이 일부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이수하면서도 군별 전문교육은 별도로 받는 구조다. 따라서 학교가 통합됐는지만 따지는 것과 공통교육의 범위까지 살펴보는 것은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군사관학교 공청회서 발언권 요구하는 예비역 육군대령 / 뉴스1
국군사관학교 공청회서 발언권 요구하는 예비역 육군대령 / 뉴스1

병력 20만명 이상 주요 10개국은 통합형 없어

병력 규모를 기준으로 나눠 보면 조사 결과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입법조사처 조사에서 병력 20만명 이상인 주요 10개국 가운데 분리형은 7개국, 혼합형은 3개국이었다. 통합형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병력 10만명 미만인 18개국 가운데 통합형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국가는 12개국으로 절반을 넘었다. 병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서는 교육체계를 통합해 운영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대규모 군대를 보유한 국가에서는 군종별 사관학교를 유지하는 사례가 두드러진 것이다.

홍성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은 병력이 적은 국가에서는 통합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대규모 군대를 운영하는 국가는 군종별 사관학교에서 각 군의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군 규모는 약 45만명으로, 해당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중국·러시아·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은 군 규모가 큰 국가에 속하면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사관학교를 분리 운영하는 나라보다 통합 운영하는 나라가 많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러시아와 중국에는 사관학교가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도 지난 4월 미국·일본·캐나다 등 해외 7개국의 사관학교를 분석해 분리형은 2개국, 통합형은 4개국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입법조사처 조사 결과는 조사 대상 국가와 분류 기준에 따라 해외 사관학교 운영 현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 뉴스1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 뉴스1

핵심 쟁점은 통합교육과 군별 전문성

사관학교 통합 논의는 육·해·공군 장교를 한 교육체계에서 양성할 것인지, 군별 전문성을 살리는 별도 교육체계를 유지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통합을 지지하는 측은 첨단 무기와 합동작전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여러 군이 함께 교육받으며 협력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반면 분리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측은 육군·해군·공군이 수행하는 임무와 작전 환경이 다른 만큼 군별 전문성을 충분히 기르는 교육체계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해외 사례에서도 통합형뿐 아니라 분리형과 혼합형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통합 여부만으로 각국의 교육체계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대한민국 안보 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국군사관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 사례를 어떻게 해석하고 군별 전문성과 합동성을 교육체계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관학교 통합 반대 나선 육해공 총동창회 / 뉴스1
사관학교 통합 반대 나선 육해공 총동창회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