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이용 잦은 사람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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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값, 국내선 2000원 국제선 1만원 이상 뛸 듯

김포·김해·제주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여객이용료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객이용료는 항공권 가격에 포함돼 승객이 표를 살 때 함께 내는 돈이다. 인상이 현실화하면 국내선은 편도 한 장에 2000원 이상, 국제선은 1만원 이상 항공권 값이 오르게 된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돼 있다. / 뉴스1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돼 있다. / 뉴스1

뉴스1이 13일 보도한 한국공항공사 '공항시설사용료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오랫동안 묶여 있던 공항시설사용료를 현실화하려면 국제선 여객이용료를 1만원 이상, 국내선 여객이용료를 2000원 이상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사는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객이용료는 항공사가 항공권 판매 때 운임과 함께 받아 공항 운영자에게 넘기는 구조다. 항공권 가격표에 운임과 유류할증료 외에 공항이용료가 따로 붙는 이유다. 공항 운영자가 이용료를 올리면 승객이 내는 항공권 총액도 그만큼 오른다.

현재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의 국제선 여객이용료는 김포공항이 1만7000원이다. 김해·제주·청주공항 등은 1만2000원이다. 국내선 여객이용료는 공항 구분 없이 4000원이다.

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줄 서 있다.  / 뉴스1
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줄 서 있다. / 뉴스1

공사가 제시한 인상 폭을 그대로 적용하면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이용료는 최소 2만7000원이 된다. 김해·제주·청주공항 등 국제선은 최소 2만2000원으로 오른다. 국내선은 4000원에서 최소 6000원이 된다.

국내선 여객이용료는 출발하는 공항마다 붙는다. 김포에서 제주를 다녀오는 승객은 지금 왕복 항공권에 여객이용료 8000원을 내고 있다. 공사 방안대로라면 이 금액은 최소 1만2000원으로 늘어난다. 4인 가족이 제주를 왕복하면 여객이용료만 최소 1만6000원을 더 내야 한다.

인상 폭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사는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인상 수준과 시기를 정부와 계속 협의할 방침이다.

공사가 인상을 꺼내 든 배경에는 장기간 동결에 따른 재무 부담이 있다. 공사에 따르면 여객이용료는 2003년 이후 약 23년 동안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물가는 66% 상승했다. 이용료가 제자리에 머물면서 원가회수율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한국공항공사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연도별 영업손실은 2020년 2598억원, 2021년 2782억원, 2022년 2127억원, 2023년 547억원, 2024년 156억원, 지난해 223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해마다 발생했다.

공사는 코로나19 이후 누적적자가 9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차입금은 2020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600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7.8%에서 49.7%로 뛰었다. 지난해 지방공항 적자 규모는 1166억원이었다.

시설 투자 부담도 크다. 공사는 국내 14개 공항 대부분이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시설 개선에만 매년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공항 사업에도 모두 4조원이 들어간다. 공사는 지금의 수익구조로는 이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무구조가 나아지지 않으면 노후 시설 개선과 여객 서비스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공사의 판단이다.

공사는 해외 주요 공항보다 국내 공항 이용료가 낮다는 점도 인상 근거로 내세웠다. 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제선 여객이용료는 일본 하네다공항이 2만8000원, 홍콩공항이 6만7000원,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7만5000원 수준이다. 필리핀 세부공항은 2만5000원, 베트남 하노이공항은 3만7000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앞서 국제선 여객이용료를 1만7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500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승객 이용료를 지금보다 5000원 올리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료가 오르면 인천에서 출발하는 해외여행객의 항공권 가격도 5000원씩 오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이어 한국공항공사까지 이용료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공항 이용료 인상 논의는 인천공항을 넘어 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주요 공항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