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건강보험 적용 추진한다는데…'실명' 사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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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맞고 시력 잃을 수도 있다?…국내서도 의심 사례 1건 접수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며 사용량이 급증한 위고비·오젬픽 등 GLP-1 계열 치료제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시력 손상 의심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부작용으로 시신경 질환인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지정됐으며, 국내에서도 관련 부작용 정보가 반영됐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투여 후 NAION 의심 사례가 있었는지 묻자 “지난 2024년 12월 한 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식약처의 조치와 관련해 “식약처도 지난 7일 부작용으로 승인했다”며 “이에 이제 ‘드물지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사례가 접수되고 의약품 안전정보에 부작용이 반영되면서, 사용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안전성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눈의 뇌졸중’ NAION, 영구적인 시력 손상 가능

NAION은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을 뜻한다. 시신경 앞부분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갑작스럽게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손상 정도에 따라 시력이 회복되지 않고 영구적인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시신경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눈 자체에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NAION은 흔히 ‘눈의 뇌졸중’이라고 불리며, 녹내장과 함께 시신경 손상으로 인한 시력 상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NAION은 일반적인 눈의 피로나 일시적인 흐릿함과 구별해야 한다.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 일부가 보이지 않는 등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 신속하게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중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이나 빠른 시력 악화를 경험했다면 의료진에게 즉시 알려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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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세마글루타이드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분류

해외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치료제와 NAION의 연관성이 검토됐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25년 6월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세마글루타이드가 함유된 의약품의 제품 정보에 NAION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이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에 사용되며,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두 제품은 같은 성분을 사용하지만 허가된 적응증과 용법에 차이가 있다.

EMA는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NAION이 세마글루타이드의 매우 드문 부작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MA가 제시한 빈도 기준은 치료받는 사람 1만명 중 최대 1명에게 나타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부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NAION 발생 위험이 비사용자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치료 1만 인년당 약 1건의 추가 사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한 위험 추정치로, 약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위험이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EMA는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이나 빠른 시력 악화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의사에게 연락하고, NAION이 확진되면 세마글루타이드 치료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위고비 부작용으로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 AI 생성 이미지
위고비 부작용으로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 AI 생성 이미지

GLP-1 치료제 유통량 20배 증가…안전성 관리 중요성 커져

GLP-1 계열 치료제는 식사 후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한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조절하며 포만감을 높여 음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약물에 따라 당뇨병 치료나 비만·과체중 관리에 사용된다.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외에도 GLP-1 계열에는 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등 다양한 성분이 있다. 따라서 GLP-1 계열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품의 성분과 부작용 정보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NAION과 관련해 EMA가 부작용으로 분류한 대상은 세마글루타이드 함유 의약품이다.

국내 유통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식약처가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유통량은 2024년 10월 약 16만개에서 2026년 7월 약 312만개로 증가했다. 약 1년 9개월 만에 유통량이 20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사용량이 커지면서 약물의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해외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한 뒤 시력 상실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소송 제기 자체가 약물과 시력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에서 2024년 12월 접수된 한 건의 의심 사례 역시 약물 투여와 시력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부작용 의심 사례의 접수와 의약품 안전성 평가를 통한 인과관계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처방받은 용법을 지키고,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시야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약물의 부작용이 의심되더라도 임의로 용량을 조절하거나 치료를 변경하기보다는 처방 의료진과 상의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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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건강보험 적용 추진…고도비만 환자부터 논의될까

위고비의 건강보험 적용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0월 12일 위고비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결정신청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비만이면서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건강보험 적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비만 진료 자체를 원칙적으로 비급여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과 관련된 고혈압·당뇨병 등 합병증 진료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비만대사수술 등은 급여 대상이지만, 비만 치료제의 약값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국회에서도 고도비만 환자 등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급여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025년 국회입법조사처는 관련 검토에서 현행 법령과 제도를 통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급여 적용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체질량지수(BMI)가 매우 높거나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부터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다만 이는 정책 검토 과정에서 제시된 방안으로, 정부가 확정한 급여 기준은 아니다.

급여가 실제로 적용되려면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 급여 적용의 적정성 등을 평가하고 약가 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검토 대상이다. 위고비처럼 장기간 투여가 필요한 비만치료제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 환자의 약값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고비의 급여 신청은 비만을 단순한 체중 관리 문제가 아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바라보는 논의와 맞물려 있다. 향후 심사 결과와 급여 대상·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실제 환자 부담과 치료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