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다 제쳤다…과속·신호위반 전국 1위는 의외의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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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14만 6620건 적발된 대구 서변IC
단속 상위 50곳 중 70% 수도권 집중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과속과 신호위반이 가장 많이 적발된 장소는 대구 북구 대구외곽순환도로 서변IC 인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적발된 교통법규 위반만 14만 건이 넘었으며 부과된 과태료는 46억 원에 달했다.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네거리에 설치된 시속 60㎞ 제한 단속카메라 아래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네거리에 설치된 시속 60㎞ 제한 단속카메라 아래로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아 지난 12일 공개한 '전국 과속·신호위반 고정식 무인단속 상위 지점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에서 단속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대구 북구 호국로 대구외곽순환도로 서변IC 이정표 1구간이었다.

해당 지점에서는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4만 6620건의 과속·신호위반이 적발됐다. 과태료 부과액은 46억 1728만 원에 달했다. 조사 기간을 약 4년 8개월로 보면 하루 평균 85건 안팎의 위반이 단속됐다.

대구 서변IC 14만 건으로 전국 1위…과천·관악IC·성남 뒤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단속 건수가 많았던 곳은 경기 과천시 갈현동 과천펜타원 앞이었다. 이곳에서는 조사 기간에 12만 7070건이 적발됐으며 45억 5107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3위는 서울 강남순환로 관악IC로 11만 9687건이 적발됐다. 단속 건수는 대구 서변IC보다 적었지만 과태료 부과액은 50억 5436만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4위는 경기 성남시 남한산성로 입구였다. 총 10만 3172건이 적발됐고 과태료 부과액은 34억 8917만 원이었다. 5위는 경남 진영휴게소 앞으로 8만 3366건이 단속됐으며 과태료는 약 29억 573만 원이었다.

대구에서는 서변IC 이정표 1구간 외에도 반복적으로 단속이 이뤄지는 지점들이 확인됐다. 같은 도로의 서변IC 이정표 2구간에서는 4만 6097건이 적발돼 전국 28위에 올랐다. 과태료 부과액은 14억 3758만 원이었다.

대구 서구 퀸스로드 건너편에서도 3만 6118건이 단속됐으며 12억 5102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전국 순위는 44위였다.

단속 상위 50곳 중 35곳이 수도권…경기도에 가장 많았다

속도 신호위반 고정식 무인단속 단속 상위 30개 지점. / 진종오 의원실 제공
속도 신호위반 고정식 무인단속 단속 상위 30개 지점. / 진종오 의원실 제공

과속·신호위반 단속이 집중된 지점은 수도권에 특히 많았다. 전국 단속 상위 50개 지점 중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곳이 35개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19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국 상위 50개 지점의 38%에 해당한다. 서울은 12곳으로 24%, 인천은 4곳으로 8%였다. 대구와 충남, 충북은 각각 3곳씩 포함됐다.

서울에서는 강남순환로 관악IC 외에도 여러 곳에서 단속이 반복됐다. 남산2호터널은 6만 6740건으로 서울에서 두 번째로 단속이 많았고 성동구 송정동의 한 아파트 입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6만 6340건이 적발됐다.

강남순환로 사당IC에서는 6만 403건, 동대문구 용두동의 한 어린이집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5만 6357건이 단속됐다. 주요 간선도로뿐 아니라 주거지역과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적발 건수가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 상위 지점들의 지역별 분포는 경기도와 서울에 집중됐지만 전국 최다 단속 지점은 대구에서 나왔다. 한 곳에서 14만 건 넘게 단속이 이뤄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수만 건의 위반이 반복되면서 도로 환경과 단속시설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단속 너무 많자 제한속도 60→70㎞ 상향…경찰, 도로시설 개선

서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서 경찰들이 과속 단속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서 경찰들이 과속 단속을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찰은 일부 상습 단속 지점에서 제한속도를 조정하거나 교통안전시설을 보완하는 조치를 진행했다.

전국 단속 1위인 대구외곽순환도로 서변IC 이정표 1구간과 2구간에서는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60㎞에서 70㎞로 상향했다.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발광형 제한속도 표지판도 설치했다.

대구 서구 퀸스로드 건너편과 대구의료원, 남평리네거리 일대에서는 제한속도 및 단속 안내표지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가로수를 정비했다. 운전자가 도로의 제한속도와 단속 지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한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졌는지는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속 건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도로의 사고 위험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교통량과 도로 구조, 단속 전후 사고 발생 현황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진종오 의원은 "같은 장소에서 수만 건, 많게는 14만 건이 넘는 단속이 반복됐다면 운전자들의 법규 위반 문제와 함께 도로환경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단속의 목적은 범칙금과 과태료를 더 걷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