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박해일, ‘차기작’ 뭔지 알려지자 다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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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차기작에 쏠린 관심들

배우 박해일이 이준익 감독의 신작 '나는 반딧불이'(가제)에 출연한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을 따라가는 시대극이다. 박해일이 출연한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출연진의 부산국제영화제 일정이 잇따라 취소된 가운데 재조명되고 있는 소식이어서 영화계 시선이 쏠린다.

영화 '암살자(들)' 주연 박해일. / 뉴스1
영화 '암살자(들)' 주연 박해일. / 뉴스1

'나는 반딧불이'는 1974년 독재 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연좌제에 시달리던 형사가 대형 실적을 쫓다가, 죽음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화용 마을 주민들의 비밀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는 1974년과 1950년을 오가며 한국전쟁 직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과, 24년간 묻혀 있던 진실을 추적한다. 박해일과 함께 박서준, 최대훈 등이 출연한다.

박해일이 제안받은 역은 '단추 할배' 김만섭이다. 치안국 앞에서 노숙하는 정체불명의 노인으로, 과거 화용지서의 초대 지서장이다. 지금은 기억을 감춘 듯 살아가지만 날카로운 통찰력과 강한 무력을 함께 지닌 인물이다. 형사에게 화용 마을의 비밀을 암시하는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연출은 '왕의 남자', '동주', '박열', '자산어보'로 시대 속 인간의 삶과 신념을 그려온 이준익 감독이 맡는다.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과 사건을 꾸준히 영화로 옮겨온 감독이 해당 작품에서는 한국전쟁 당시의 비극과 오랜 시간 가려져 있던 진실을 다룬다. 국가 폭력과 시대의 상처를 묵직한 시선으로 풀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화 배경에 언급된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란

작품과 관련해 언급된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 정부 아래에서 군과 경찰 등이 국민보도연맹 가입자와 좌익 관련 혐의를 받은 민간인을 집단 살해한 사건이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좌익 전향자를 관리하고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조직됐다. 그러나 정치 활동과 무관한 일반 주민이 가입한 사례도 있었다. 전쟁이 시작되자 군과 경찰은 이들이 북한군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학살을 벌였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농민과 청소년을 비롯한 무고한 민간인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창원에서 발굴된 보도연맹 사건 관련자 유골. 어린아이로 추정되는 유골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진실화해위원회
창원에서 발굴된 보도연맹 사건 관련자 유골. 어린아이로 추정되는 유골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진실화해위원회

전체 희생자 수는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연구자와 관련 단체에 따라 수만 명에서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오랫동안 사건의 진상과 희생 규모가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다. 이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국가 공권력에 의한 불법적인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이라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박해일의 다음 선택, 무엇이 달라지나

'암살자(들)'이 1974년 8월 15일의 영부인 피격 사건을 다루고, '나는 반딧불이'가 1974년 독재 정권 시절의 마을과 1950년 한국전쟁 직후의 사건을 오간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모두 한국 현대사의 한 시기를 정면으로 다룬다. 박해일은 앞선 작품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을 연기했고, 다음 작품에서는 마을의 비밀을 쥔 '단추 할배'로 비밀을 감춘 쪽에 선다. 같은 시대극이라도 추적하는 쪽에서 감추는 쪽으로 위치가 바뀌는 셈이어서, 연기 결의 차이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암살자(들)' 일정 줄취소 속 부산 찾은 박해일

박해일은 지난 8일 부산 중구 메가박스 부산극장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행사에 참석했다. 임순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자리였고, 박해일은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주연 배우 자격으로 함께했다. 해당 작품은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 박해일은 "부캉이도 보고 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부캉이는 지난달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나타나 화제를 모은 상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일 해당 상어가 멸종위기종인 흑상어라고 확인했다.

배우 박해일. / 뉴스1
배우 박해일. / 뉴스1

박해일은 데뷔작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데뷔작이라 행복하다”며 임순례 감독과 촬영 당시의 기억을 나눴다. 이어 "영화가 나라는 사람을 어디로 데려가고, 어떤 감정을 갖게 할지"를 언급하며 영화는 자신에게 "참 오묘하고 알 수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가 부산에서 관객을 만난 것과 달리, 출연작 '암살자(들)'의 영화제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제작사 요청에 따라 개막식 참석과 야외무대인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측은 관객과 출연진의 안전,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민호 단독 행사 무산, 유해진은 시상식 불참

여파는 다른 출연진의 일정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7일 예정이던 '액터스하우스: 이민호'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됐다. 유해진도 같은 날 열린 제35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일정 변경은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번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당시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개봉 이후 영화 속 설정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은 출연 배우를 향한 항의로도 번졌다. 지난 4일 일부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이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해진 측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지난 6일부터 보호 조치에 나섰다.

공식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박해일이 예정대로 '와이키키 브라더스' 행사에 참석해 관객과 만났다는 점이 대비를 이뤘다.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 뉴스1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 뉴스1

논란에도 꺾이지 않은 흥행…300만 돌파

논란과 별개로 '암살자(들)'의 극장 성적은 견고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 수는 3,057,418명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1위다. 개봉 20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겼고, 2026년 한국영화 흥행 TOP5에도 이름을 올렸다. 개봉 4주차에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관객 추이도 눈에 띈다. 2주차 관객 수는 668,578명, 3주차는 759,135명으로 늘었다. 개봉 초반에 관객이 몰리는 통상의 영화 시장과 다른 흐름이다. 입소문이 흥행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 연휴에 형성된 관람 열기가 연휴 이후까지 이어진 점도 장기 흥행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관람객 평점도 올랐다. 10월 14일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8.9점, CGV 골든에그지수는 92%다. 두 플랫폼 지표가 함께 오른 상태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 구성, 사건을 따라가는 긴장감 있는 전개가 호평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