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1억3000만개 들여왔는데…혈세 쏟은 효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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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렸지만 여전히 작년보다 비싸
하락이 '수입 효과'인지도 불분명해

정부가 치솟는 계란값을 잡겠다며 올해 해외에서 1억3000만개가 넘는 계란을 수입했지만, 막대한 재정 투입에 걸맞은 물가 안정 효과를 거뒀는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계란 소비자가격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인 데다, 가격 하락이 수입 정책의 직접적인 성과인지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9월 말까지 수입한 신선란은 총 1억3324만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국내 계란 생산 감소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2월 미국산을 시작으로 4월 태국산 224만개, 7월 추가 5000만개에 이어 브라질산 112만개까지 순차 투입됐다.
정부는 수입 계란을 시중에 풀면서 할인 지원과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을 병행해 계란값 안정에 나섰다.
계란 가격은 실제로 내렸다. 농식품부가 자료를 보면 계란 30개 기준 소매가격은 7월 중순 7418원에서 8월 7332원, 9월 7084원으로 떨어졌다. 10월 상순에는 6937원까지 내려왔다. 약 3개월 사이 한 판에 481원, 6.5%가량 하락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이 내려갔다는 사실만으로 정부의 대규모 수입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계란 가격 하락에는 수입 물량 확대뿐 아니라 국내 생산량 회복, 계절적 수급 변화, 유통업체 할인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을 수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계란 30개 기준 산지가격 역시 7월 중순 6818원에서 10월 상순 5975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843원, 약 12.4% 하락한 수치다. 산지가격 하락 폭이 소비자가격 하락 폭보다 컸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재정 부담이 집중적으로 불거진 품목은 브라질산이다.
정부는 브라질산 계란 112만개를 개당 1464원에 수입했다. 30개 한 판으로 환산하면 4만3923원이다. 반면 정부가 수입 계란을 유통업체에 공급한 평균 가격은 개당 131원 수준이다. 개당 1333원의 차액은 정부 재정으로 메워진다.
다만 이 차액 전체를 곧바로 재정 낭비로 보기는 어렵다.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수입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것은 수급 안정 정책의 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역마진을 감수할 만큼 브라질산이 필요했느냐다. 같은 효과를 미국산(464원)이나 태국산(305원)으로 더 싸게 얻을 수 있었다면 브라질산 선택은 비효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입선 다변화가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해도, 추가 비용과 기대 효과를 비교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속 가능성도 쟁점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수입 계란 관련 예산이 12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최근 9년간 국내 산란계 농가 시설 직접보조금은 97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내년 9월부터 산란계 한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이 0.05㎡에서 0.075㎡로 넓어지는 규제가 전면 시행되면 생산량 감소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이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AI 파동 때 정부는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란을 들여오며 항공운송비 50% 보전과 무관세 혜택 등 한 판당 4600원 안팎의 세금을 지원했다. 당시에도 실제 수입량이 목표에 못 미치고 가격 안정 효과가 일시적 미봉책에 그쳤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