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순식간에 사라진 자폐 아동…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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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동 실종, 일반 수색으로는 부족한 이유
물가와 교통시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까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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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라졌는데 자신의 이름이나 집 주소를 말하지 못하고,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면 수색은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자폐성·지적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이나 위험 인지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은 일반적인 실종 상황과 다른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실종 직전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보였는지, 평소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물이나 자동차·기차처럼 유독 좋아하는 대상이 있는지까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실종 지점에서 동심원을 넓혀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학교에서 사라진 9살 아이…15일 뒤 불과 65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4년 2월 10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특수학교에 다니던 정민기 군이 사라졌다. 당시 9살이었던 정 군은 자폐성 장애가 있었으며 정규 수업을 마치고 방과 후 수업을 위해 다른 교실로 이동하던 중 학교 밖으로 나갔다.

경찰과 군, 소방 등이 수색에 나섰지만 정 군의 행방은 좀처럼 확인되지 않았다. 실종 당일 정 군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한 폐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서 확인된 것은 실종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였다.

결국 정 군은 실종 15일 만인 같은 달 24일 해당 폐건물 지하 3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와 발견 장소 사이 직선거리는 약 650m에 불과했다. 건물 지하는 물에 잠겨 있었다.

경찰은 당시 폐건물을 앞서 세 차례 확인했지만 정 군이 살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수중까지 수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종 지점과 가까운 장소라도 어떤 위험 요소를 우선 확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수 있다…일반적인 실종과 다른 이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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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든 아동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일부 아동에게서는 보호자가 있는 안전한 장소를 갑자기 벗어나는 이른바 배회 또는 이탈 행동이 나타난다.

문제는 아이가 발견자를 만나더라도 즉시 보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언어적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은 자신의 이름이나 주소, 보호자 연락처를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거나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낯선 사람이 빠르게 다가오거나 큰 목소리로 말을 걸었을 때 오히려 불안감을 느껴 자리를 피할 수도 있다. 경찰차 사이렌이나 강한 조명,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 역시 일부 아동에게는 큰 자극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실종 신고 때는 단순히 아이의 인상착의만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평소 말할 수 있는 단어와 반응하는 호칭, 특정 소리나 사람을 피하는지, 좋아하는 장소와 이동 습관은 물론 과거 혼자 이동했던 경로까지 함께 알리는 것이 수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놀이터보다 먼저 물가 봐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곳 가운데 하나가 물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자폐 아동의 배회가 발생했을 때 연못과 하천, 수영장 등 주변 수역을 최우선 수색 장소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다.

자폐 아동 전체가 물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일부 아동은 물이나 특정 장소, 사물에 강한 관심을 보일 수 있고 이를 향해 예상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반대로 큰 소음이나 낯선 환경처럼 자신에게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갑자기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시설 역시 위험 지점이다. 자동차나 버스, 기차 등에 강한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도로나 정류장, 철도 주변으로 향할 가능성을 평소 행동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험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차가 오고 있는 도로를 건너거나 출입해서는 안 되는 공간으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단서는 보호자가 알고 있는 아이의 평소 모습이다. 아이가 즐겨 가는 장소와 관심 대상, 이동 방향을 최대한 빠르게 경찰에 알리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실종된 뒤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것…미리 남겨놓는 정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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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하기 전 대비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경찰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지문과 얼굴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을 미리 등록하는 실종예방 사전등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등록해 두면 말을 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인적사항을 설명하기 어려운 아동을 경찰이 발견했을 때 신원을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를 방문하거나 안전Dream을 통해 등록할 수 있으며 사진이나 연락처가 달라졌다면 정보를 갱신하는 것도 중요하다.

GPS를 이용한 배회감지기도 활용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위치 확인이 가능한 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보호자가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확인하거나 사전에 설정한 구역을 벗어났을 때 알림을 받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실종이 발생했다면 아이가 스스로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최근 사진과 옷차림뿐 아니라 의사소통 수준, 좋아하는 장소와 물건, 평소 이동 습관, 위험에 대한 인지 정도를 함께 알려야 한다.

말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주변 사람들의 관찰이 곧 구조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름을 물어도 답하지 않는 아이, 같은 장소를 계속 걷거나 위험한 도로와 물가 주변을 혼자 배회하는 아이를 발견했다면 단순히 지나치지 않는 관심이 필요하다.

위키트리도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다. 실종아동과 가족들의 사연을 기사로 전하고, 실종 당시 사진과 신체적 특징 등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리며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실종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실제 제보로 이어지고, 장기간 가족과 헤어진 실종아동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