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사퇴' 후 첫 보궐선거… 축구협회, 드디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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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명 선거인단' 본격화된 축구협회 보궐선거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전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수장 자리를 채우기 위해 보궐선거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협회는 선거인단 구성을 담당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한편 전국 주요 축구단체에 임원 및 대의원 명단 제출을 요청하며 기초 명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전국 시도축구협회장, 전국연맹회장, K리그1·2 소속 구단 대표 등 유관 기관 및 단체를 대상으로 회장 보궐선거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보궐선거를 위한 임원·대의원 명단과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동의서 제출 요청이 담겼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 회장 보궐선거의 선거인 기초명부를 정비하기 위해 귀 단체의 임원 및 대의원의 명단과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 등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단체는 오는 23일까지 관련 동의서와 함께 해당 인원의 자격을 증빙할 수 있는 총회 자료 등을 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기한 내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임원은 선거인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포함됐다.
선거 절차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내부 조직 구성도 끝마쳤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선거인단 구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실무 TF가 운영되고 있으며 기초 명부 작성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보궐선거 준비 작업도 한층 구체적인 단계에 오른 모습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6월 정 전 회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치러지게 됐다.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홍명보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이어 정 전 회장 역시 회장직을 사임했다. 수장 부재 상황 속에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협회의 파행적인 운영 구조를 개선하고 회장 선출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해 지난 8월 박지성 위원장이 이끄는 K-축구 혁신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는 개혁 권고안을 정식 발표했다. 그동안 소수의 축구계 고위 관계자가 결정권을 독점하던 폐쇄적인 선출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 동호인 등 다양한 축구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혁신위 권고안에 따르면 선거인단 규모는 지난 회장 선거 당시의 192명에서 2만 명 이상으로 100배 넘게 늘어난다. 특히 전문 선수와 동호인 집단에 배정되는 선거인단 비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부적으로는 대학 선수 선거인단이 종전 약 5명 수준에서 3800여 명으로 대폭 증원되며 동호인 선거인단 역시 약 5000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전문 선수 전체를 통틀어 배정되는 선거인단 규모만 약 5900명에 달한다. 다만 실제 최종 선거인단 규모는 중복 등록자 검증 및 정원 조정 과정을 거치며 변동될 수 있다.
그러나 선거인단 대폭 확대를 위한 세부적인 산정 기준과 시행 세칙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협회 측은 공문을 통해 향후 이사회 등을 통해 회장선거관리규정이 개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에 따라 선거인들에게 상세 내용을 재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궐선거 일정과 최종 선거인단 확정 규모 역시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선거 규모가 급격히 커짐에 따라 선거인단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투표권의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도출되고 있다. 각 축구계 구성원의 참여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은 물론 현장 선수들이 지도자나 상급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선거인단 구성에 관한 세부 기준과 대표성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채 명부 확보부터 추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K5~K7 디비전과 생활체육 선수, 일선 축구행정 종사자의 참여 범위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의원은 대학 선수들의 투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독소 요인을 경고했다. 김 의원은 "특히 대학 선수 약 3800명은 출전 기회와 진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투표권이 좌우될 우려가 크다"면서 "선거인단 확대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명부 수집에 앞서 각 집단의 대표성을 정립하고 선수들의 독립적인 투표권을 확실히 보장할 방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