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운대소방서 “화재 취약 지점 직접 지적해야 점검”…예방행정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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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이용 찜질방 화재 안전 제보에 “법적 근거 없어 특별점검 어렵다”
- 12일 기자 방문 당시 점검 언급…15일 법률 검토 후 불가 통보
- 기존 점검 진행 중이라면서 내용·결과 공개 어려워…본지 정보공개청구 예고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부산 해운대소방서가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관내 한 찜질방의 화재 안전 우려와 관련해 법률 검토 결과 특별점검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해당 시설의 화재 취약 지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민원을 제기해야 현장점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소방당국의 예방적 안전관리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월12일 사회면 '단독보도']

해운대소방서 전경. / 사진=자료사진
해운대소방서 전경. / 사진=자료사진

본지는 해당 찜질방의 화재 취약성에 관한 제보를 받고 지난 12일 공식 질문지를 준비해 해운대소방서를 직접 방문했다. 당시 담당 계장은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본지는 이를 믿고 준비한 질문지를 정식 접수하지 않은 채 돌아왔다.

그러나 사흘 뒤인 15일 담당 주임으로부터 법률 검토 결과 특별점검을 실시할 근거가 없어 현장점검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본지는 당초 설명과 달라진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담당 계장과 다시 통화했지만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담당 주임은 특별점검을 요청하려면 해당 시설의 어느 부분에 화재 취약점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 민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화재 위험이 우려된다는 제보만으로는 특별점검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이용객이 찜질방 내부의 소방시설이나 피난·방화시설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문적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화재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소방행정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취약 지점까지 민원인이 찾아내야 현장점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은 의문을 남긴다.

더욱이 해운대소방서는 해당 시설에 대해 2년 전과 올해 초 점검을 실시했으며, 현재도 관련 점검이 진행 중이고 이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지가 점검 내용과 결과를 확인하려 하자 담당 계장은 관련 사항을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방당국이 점검을 실시했다고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점검 내역과 결과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힌 만큼, 외부에서는 실제 점검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고 문제점이 발견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본지는 이에 대해 점검 실시 여부와 관련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하겠다는 뜻을 담당 계장에게 전달했다.

물론 소방당국이 모든 제보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장점검에는 관련 법령에 따른 요건과 절차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 특별점검이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된 법률 조항이 무엇인지, 기존 점검과 별개로 새롭게 제기된 화재 안전 우려를 확인할 다른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점검을 실시했거나 현재 점검이 진행 중이라는 설명만으로 새롭게 제기된 안전 우려까지 해소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점검의 실시 여부 못지않게 어떤 항목을 확인했고, 위험 요인이 발견됐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것은 해당 찜질방에 실제 소방관계법령 위반 사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화재 안전에 관한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방당국이 특별점검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고, 구체적인 취약 지점을 지적해야 점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화재 예방은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제거하는 데서 출발한다. 화재 취약 지점을 찾아내는 일까지 민원인에게 요구하는 방식이 예방 중심의 소방행정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대목이다.


본지는 해운대소방서가 설명한 과거 및 현재 점검의 실시 여부와 점검 일시, 점검 항목, 지적 사항, 후속 조치 내역 등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의 점검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객관적인 기록을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