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우리가 인수하겠다" 거대 기업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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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다우키움과 손잡고 중앙일보 인수전 참전

서울 상암동에 있는 중앙일보 사옥. / 중앙그룹
서울 상암동에 있는 중앙일보 사옥. / 중앙그룹

CJ그룹이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려 중앙일보 인수전에 뛰어든다. 지난달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등판하면서 워크아웃 중인 중앙일보 매각전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매일경제가 투자은행(IB)업계를 인용해 1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앙일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19일 오후 마감된다. 서울경제도 같은 날 다우키움그룹이 CJ그룹과 손잡고 19일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J그룹은 이미 중앙일보 주주다.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중앙일보 지분 9.24%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주주 기준으로 중앙홀딩스(64.73%),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15.63%)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이다.

CJ그룹은 매각 초기부터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선 끝내 인수의향서(LOI)를 내지 않았다. 업계는 CJ그룹이 이미 적격 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다우키움그룹과 손잡는 방식으로 본입찰 참여 길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의 특수한 구조가 배경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민간기업 인수·합병(M&A)에선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도 본입찰부터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워크아웃 중이어서 주채권은행 관리 아래 매각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예비입찰 단계에서 LOI를 제출한 원매자에게만 본입찰 참여 자격을 주고 있다.

다우키움그룹에도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따르면 대기업과 그 계열회사는 일반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의 지분을 50% 넘게 소유할 수 없다. 다우키움그룹과 CJ그룹은 모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다. IB업계에선 다우키움그룹이 신문법 때문에 처음부터 50% 이하 지분만 가져갈 수 있어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두 그룹의 지분 배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절반씩 나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중앙일보 매각가로 최대 5000억원까지 거론된다. 자금력을 갖춘 두 그룹이 손을 잡은 만큼 기존 후보들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사업적 계산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다우키움그룹은 키움증권과 웹툰·웹소설 플랫폼 키다리스튜디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CJ그룹은 방송·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을 거느리고 있다. 업계에선 두 그룹이 중앙일보를 발판으로 콘텐츠 사업을 넓히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매각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앙일보가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한 투자자가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갖는 구조다. 인수대금은 중앙일보로 직접 들어가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다. 당초 중앙홀딩스 등 대주주가 가진 기존 지분을 파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중앙홀딩스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구주를 처분하려면 법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신주 발행 방식으로 바뀌었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주채권은행은 하나은행이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4일 지면에 투자유치 공고를 냈다.

중앙일보가 매물로 나온 건 중앙그룹 전반에 번진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JTBC가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지주사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계열사 5곳이 6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회생 대신 6월 19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하나은행 등 금융채권자들은 7월 10일 채권액 기준 75% 이상 동의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했다. 중앙일보는 자회사 지분과 충남 태안군 토지 등을 팔아 664억원을 마련하는 자구계획과 함께 사주 일가의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채권단은 인수대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연내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다우기술, 오리온, 글로벌세아, 이브로드캐스팅, 금보개발, OK금융그룹 등 6곳이 LOI를 냈다. 다우기술은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다. 오리온은 영화 제작·배급사 쇼박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운영사다. 금보개발은 남부CC 대주주다. 6곳 모두 인수 여력을 인정받아 숏리스트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18일까지 약 3주간 실사를 진행한다. 6곳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해 대부분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의 등판으로 인수전 구도도 흔들릴 전망이다. 매일경제는 인수 의사를 접었던 태광그룹 역시 컨소시엄 파트너를 찾아 본입찰에 참여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태광그룹은 예비입찰 이후 뒤늦게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다. 태광그룹은 지난 8월부터 인수를 검토해 왔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신주 유상증자와 신용공여를 합쳐 4000억원을 투입하고 단기·장기 채무를 일시에 모두 갚겠다는 조건을 중앙일보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편집권 독립과 고용 승계 등 노조 요구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앙일보 측은 형평성을 이유로 선을 그었다. 중앙일보 경영진은 이달 초 성명을 통해 “M&A 주관사는 '이미 공표한 공개경쟁 입찰 일정에 따라 정해진 기한 내에 LOI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의 추가 참여는 절대 불가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결국 태광그룹은 인수 의사를 공식 철회했다. 이 같은 결정은 중앙일보 노조의 매각 대응 태스크포스(TF)에 전달됐다.

신주 발행 방식인 만큼 기존 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는 점은 변수로 거론돼 왔다. 기존 주주가 지분 희석에 반대하면 가처분 신청 등이 제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3대 주주인 CJ그룹이 직접 신주 인수에 나서면서 법적 문제 제기 가능성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일보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1965년 창간했다. 이병철 창업주는 이후 사돈인 고(故)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 일가에 경영을 맡겼다. 홍석현 회장은 홍진기 전 회장의 장남이자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처남이다. 중앙일보는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CJ그룹은 삼성가의 방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남이자 이병철 창업주의 장손이다. CJ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은 1990년대 삼성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CJ그룹이 컨소시엄 일원으로 인수에 성공하면 범삼성가가 다시 중앙일보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을 포함한 원매자들은 19일 최종 입찰제안서와 함께 인수 가격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