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목 싹 잘라낸다… 장성군, 소나무재선충병과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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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감염 6배 폭증에 '수종 전환' 결단… 편백·상수리나무 대체 식재

기존의 땜질식 방제 방식에서 벗어나 감염된 소나무 숲 전체를 잘라내고 병해충에 강한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는 과감한 '수종 전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 1년 사이 감염 피해 6배 폭증… 비상 걸린 산림 행정
장성군 산림 당국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에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은 고사목 규모는 무려 3만 2252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서삼면 일대 산림을 표본 조사한 뒤 장성군 전체 산림 면적으로 환산해 산출한 결과다.
문제는 확산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장성군 내 감염목은 약 5000여 그루 수준이었으나, 불과 1년 사이에 무려 6배 이상 폭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서삼면을 중심으로 남면과 진원면 일대까지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지역 산림 생태계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해 있다.
◆ 감염목 모두 베어낸다… '수종 전환' 카드로 정면 승부
소나무재선충병은 한 번 감염되면 치료가 불가능해 '소나무 에이즈'라 불릴 만큼 치명적이다. 이에 따라 장성군은 더 이상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산주들의 동의를 얻어 감염이 발생한 산림 내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수종 전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베어낸 자리에는 재선충병에 강하고 경제성이 높은 편백나무와 상수리나무 등을 새로 심어 숲을 재조성할 계획이다. 장성군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여 수종 전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림청이 지정한 국가선단지나 보존 가치가 높은 보호수, 문화재 보호구역 등 특수 지역은 예외를 둔다. 이들 지역에서는 건강한 나무에 예방주사를 주입하고 감염된 나무만 솎아 베어내는 선별적 방제 방식을 병행해 소중한 산림 자원을 보호한다.
◆ 온난화와 방제 제약이 부른 재앙… 선제적 대응 절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 내부에 서식하는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같은 매개충이 나무의 새순을 갉아먹을 때 균이 침투하면서 발생한다. 감염된 소나무는 뿌리로부터 수분과 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결국 2~3개월 이내에 잎이 갈색으로 변하며 바짝 말라 죽게 된다.
특히 이 병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직접 전염되지 않고 오직 매개충의 이동을 통해서만 확산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매개충의 개체 수를 줄이고 이동을 차단하는 선제적 방제가 유일한 예방법이다. 한 번 감염된 나무는 잘라내어 처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재선충병이 급격히 확산된 원인으로 기후 온난화를 꼽는다. 기온 상승으로 매개충의 부화 시기가 빨라지고 활동 기간이 길어진 반면, 지역 양봉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항공 살포 등 과감한 산림 방제를 자제하면서 매개충의 개체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 김한종 군수 "청정 산림 회복 위해 행정력 총동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장성군은 군정의 역량을 산림 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한편, 수종 전환을 통해 감염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감염된 숲에 대한 신속한 벌채와 대체 수목 식재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군민과 산주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소나무재선충병 걱정이 없는 건강하고 푸른 산림 환경을 되찾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성군의 이번 수종 전환 사업이 전국적인 소나무재선충병 대유행 속에서 산림 방제의 새로운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