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대 오가는 고가도로…속을 들여다봤더니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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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 2016·2024·2026년 강철 케이블 잇따라 파손
10년 전 27일간 통행 통제…손상 케이블 25본 미교체에도 안전등급 '양호'

하루 10만 대 이상의 차량이 오가는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서 교량을 지탱하는 강철 케이블이 반복적으로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릉천고가 인근 내부순환로 전경. / 뉴스1
정릉천고가 인근 내부순환로 전경. / 뉴스1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릉천고가에서는 2016년과 2024년, 2026년 세 차례에 걸쳐 외부긴장재인 '텐던'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정릉천고가는 10년 전 같은 문제로 약 한 달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지만 이후에도 케이블 파손이 반복됐다. 부식과 손상이 확인된 일부 케이블은 현재까지 교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텐던은 콘크리트 교량이 차량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구조물에 강한 인장력을 가하는 강철 케이블이다. 교량의 구조적 안전성을 유지하는 핵심 부재로 부식되거나 끊어지면 구조물의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정릉천고가는 2016년에도 텐던 파손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서울시는 손상된 케이블을 교체하고 추가 안전조치를 시행했지만 2024년에 이어 올해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10년 전 27일간 전면 통제…올해도 케이블 파손

2016년 당시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서 발견된 파손된 강철 케이블. 이 사고로 해당 구간의 차량 통행이 약 한 달간 전면 통제됐다. / 뉴스1
2016년 당시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서 발견된 파손된 강철 케이블. 이 사고로 해당 구간의 차량 통행이 약 한 달간 전면 통제됐다. / 뉴스1

2016년 2월 서울시는 해빙기 안전점검 과정에서 정릉천고가의 텐던 20개 가운데 1개가 끊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달 17일 파손이 확인됐으며 긴급 안전점검을 거쳐 22일 오전 0시부터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통제 대상은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 7.5㎞ 구간이었다. 성산 방향 성동분기점~종암분기점과 성수 방향 북부간선분기점~사근램프의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서울시는 임시 강재교각을 설치하고 파손된 텐던을 교체하는 등 긴급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덤프트럭 12대를 동원한 하중 시험과 전문가 안전성 검증을 거쳐 같은 해 3월 19일 오전 0시 통행을 재개했다. 도로가 다시 열린 것은 통제 27일 만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손상 케이블 32본을 교체하고 누수 차단과 분기별 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4년과 올해 텐던이 다시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는 2023년 5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2025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추가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했지만 모두 중대한 결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두 차례 점검에서 부여한 안전등급은 모두 '양호' 수준인 B등급이었다. 올해 점검을 마친 뒤에도 텐던 파단이 확인되면서 기존 안전점검이 내부 손상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상된 케이블 25본 미교체…서울시 "내년 6월까지 교체"

지난 2016년 2월 22일 강철 케이블 파손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서울 내부순환로 길음램프 구간. / 뉴스1
지난 2016년 2월 22일 강철 케이블 파손으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서울 내부순환로 길음램프 구간. / 뉴스1

문제는 이미 부식과 손상이 확인된 텐던도 상당수 남아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정릉천고가의 텐던을 전수조사해 부식되거나 손상된 케이블 25본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들 케이블은 올해 10월 현재까지 교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황 의원은 정부의 시설물 안전관리 기준상 케이블 손상과 단면 손실을 동반한 부식이 구조 안전에 중대한 결함으로 분류되는데도 서울시가 자체 기준인 'C3등급'을 적용해 위험성을 축소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2024년과 올해 텐던 파단이 재발했음에도 서울시가 별도의 교통 통제나 위험 표지 설치, 주민 안내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텐던이 세 차례나 끊어지고도 계속 '양호' 판정을 내리며, 중대손상 케이블 25본을 2년째 방치하는 것은 서울시 안전관리체계의 총체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전의식 부재와 안전 예산 투입 지연이 불러온 명백한 행정 부실"이라고 주장하며 정릉천고가 전체 텐던에 대한 재평가와 구체적인 교체 계획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존 정밀안전진단과 점검 방식으로는 교량 콘크리트 내부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2023년과 2025년 점검에서는 콘크리트 내부를 직접 조사하지 못했으며 텐던을 포함한 시설물 전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B등급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2024년 전수조사에서는 교량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비파괴검사 방식으로 부식과 손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등급 분류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C3등급이 케이블의 부식 정도를 나타내는 별도 기준으로 시설물 전체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D등급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복된 텐던 파단에도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2017년 한국콘크리트학회에 의뢰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텐던이 최대 4개까지 끊어지더라도 교통 통제 없이 교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전수조사에서 손상이 확인된 텐던 25본과 과거 파단 지점 주변의 텐던 10본을 포함해 총 35본을 내년 6월까지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 내부순환로는 서울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간선도로로 대부분 구간이 고가도로와 터널로 이루어져 있다. 도심 교통량을 분산하고 지역 간 이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평소 차량 통행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