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겨냥해 “쓰레기” “내가 너라면 혼자 술 처먹었겠다”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박종인 작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연일 비판

조선일보 기자 출신 디지털 크리에이터 박종인 작가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향해 연일 거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 작가는 유 관장이 저서 출간 직후 박물관 특별전과 강연, 사인회를 잇달아 열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박물관장이 되면 저러하다"고 직격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박 작가는 18일 페이스북에 '개잡X 집단, 저들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도지사가 되면 소방대원들은 빨대로 보이고 총리가 되면 새벽에 소방대원을 집합시키고 가수를 끌어내린 후 자기가 무대에 오른다. 대통령이 되면 우아함 대신 좌아함을 선택한다. 세종과 집현전 학사, 주시경과 헐버트는 관심 없다. 박물관장이 되면 저러하다"고 썼다. 추미애 경기지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대통령, 유홍준 관장을 싸잡아 비판하는 글이다.

이 글은 유 관장이 정선 관련 저서를 낸 같은 달 국립중앙박물관이 정선 특별전을 열었다는 매일신문 보도와 관련해 올라왔다.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유 관장은 지난 2월 1일 저서 '겸재 정선'을 출간했다. 2001년 나와 미술사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화인열전'의 수정증보판이다. 초판에는 조선 화가 8명이 2권에 걸쳐 실렸다. 이번 개정판은 10명을 5권에 나눠 담았다. 유 관장은 이 가운데 정선을 별도 한 권으로 떼어내 단독 집필했다.

책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2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등 70건을 선보이는 특별전 '겸재 정선: 아! 우리 강산이여!'를 개막했다. 3월 10일에는 '겸재 탄신 350주년·서화실 재개관 기념 특별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는 유 관장이었다. 유 관장은 강연을 마친 뒤 강연장 인근에서 곧바로 사인회를 열었다. 박물관은 유 관장의 책 출간 이후 페이스북에 17차례, 네이버 블로그에 4차례, 유튜브에 1차례 정선 관련 콘텐츠를 올렸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올해는 정선 탄신 350주년이다. 유 관장의 책 출간과 관련 없이 지난해 12월 자체 기획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관장 취임 후인 작년 8월에 개최한 박물관 강연 때 사인을 받으려는 분이 많아 혼선이 빚어진 적이 있다. 혼란 방지 차원에서 사인받을 공간을 마련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 관장은 지난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취임했다. 정선 특별전 기획은 유 관장 취임 이후 이뤄진 셈이다. 매일신문은 유 관장에게 경위를 묻는 전화를 걸자 "나 전화 못 받는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박 작가의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7일에도 페이스북에 유 관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유 관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박물관포럼 개회식에서 '한글 미의 세계'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는 사진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박 작가는 "염치가 없는 자, 또 뭔 거짓말을 했냐"며 "내가 너 같았으면 이 행사 불참하고 혼자 술 처먹었겠다"고 적었다. 이어 "벼슬 부여잡아서 족보에 비단 씌우고 곳간 챙기겠다?"라고 쏘아붙였다.

박 작가는 앞서 유 관장의 또 다른 소장품이 박물관 특별전에 출품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쓰레기"라고 쓰기도 했다.

유 관장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박물관 특별전에 걸렸던 유묵 한 점에서 시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서예 작품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을 내걸었다. '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이다. 박물관은 '한인(韓人) 박원근'이라는 서명을 근거로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글씨라고 소개했다. 전시를 본 박원근 지사 유족이 전시실에서 오열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원근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이 쓰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박물관은 8월10일 작품을 철거했다. 전문가 7명의 검증을 거쳐 박중양의 글씨라는 결론도 내렸다. 이 작품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은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박물관에서 받은 자료로 드러났다. 박물관은 자료에서 "관장(의) 추천을 받아 절차에 따라 해당 작품을 차용해 전시에 활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이 작품을 샀다. 시작가 1만원에 나온 작품은 5만원에 낙찰됐다. 경매 당시에는 조선통신사 일행이던 '박덕원'의 작품으로 소개됐다.

박 작가는 16일 페이스북에 '상상을 초월해버린 유홍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해임당하기 전에 알아서 대한민국 관장 벼슬을 내려놓고 초야로 가서 입 처닫고 살아라"라고 썼다. 그는 "유홍준은 언론 공개회에서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 영규대사 말이라며 '크게 감동받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며 "가짜였다"고 적었다. 이어 "실록에 적힌 영규대사 말은 '一飯皆是國恩'으로 皆가 더 있다"고 덧붙였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박 작가는 유 관장의 사과 방식도 문제 삼았다. 박물관과 유 관장은 그동안 네 차례 사과했지만 소장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 관장은 지난달 10일 강연에서 "유물의 정확한 의미를 읽지 못한 것은 (박물관의) 역량 부족이자 실수"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사과의 주어가 달라져야 한다"며 "박물관 역량 부족이 아니라, 관장 자신이 추천한 자기 소장품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소장 사실을 처음 보도한 허윤희 조선일보 기자의 기사를 두고 "이 특종 아니면 비겁한 침묵 속에 파묻힐 사기극"이라고 했다.

박 작가는 유 관장에게 질문도 던졌다. 그는 "당신 소장품을 전시에 추천해 놓고, 왜 그 사실을 사과할 때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박영효와 김가진 글씨는 공개적으로 출품해 놓고 이 글씨는 왜 익명 속에 기어들어 갔나"라며 "박영효 김가진 유묵 안내문에 멀쩡하게 박혀 있던 당신 이름은 왜 지웠지?"라고 따졌다.

박 작가는 유 관장의 역사학자로서 자질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실린 추사 김정희의 해남 대흥사 현판 일화, 베트남 독립운동 지도자 호찌민이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필독서로 꼽았다는 이야기, 유 관장이 2020년 1월 라디오에서 용산공원 안에서 조선시대 남단(南壇) 유구를 발견했다고 한 발언 등을 차례로 거론했다. 박 작가는 남단 유구로 지목된 시설이 일제강점기 일본군 포병대의 군마 위령탑과 그 기단이라고 주장했다.

박 작가에 따르면 유 관장은 2021년 그와 통화하면서 "전설도 사람들이 믿게 되면 사실이 된다. 따라서 굳이 '전설에 따르면'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전설이 아무리 널리 퍼져도 전설은 전설이다. 역사학자는 그 둘을 구분하는 사람"이라며 "유홍준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선택했고, 검증은 생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야기꾼과 역사학자는 다르다"며 "역사학자는 재미를 위해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 뉴스1

유 관장을 둘러싼 논란은 국정감사 당일인 19일에도 이어졌다. 유 관장의 부인이 지난 4월30일 기증한 조선시대 돌 호랑이 조각 '석호상'이 6월2일부터 박물관 열린마당에 전시되고 있지만 박물관 홈페이지에는 게시되지 않은 사실이 정 의원실 자료로 확인됐다. 박물관법 시행규칙은 기증받기로 결정한 기증품의 명칭과 수량, 크기,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하고 있다. 박물관은 "무거운 유물이라 사진실로 옮기지 못해 고화질 사진을 아직 찍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기증 여부를 심의하는 수증심의위원회 위원장이 박물관장인데도 관장 가족이 기증할 때 위원장을 배제하는 제척 규정이 없다는 점도 함께 드러났다.

정 의원은 "배우자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사적이해관계자"라며 "남편이 위원장인 위원회가 박물관장 부인의 기증품을 받으면서 사적이해관계자 신고와 회피를 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9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26곳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유 관장은 앞서 친일파 유묵 논란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