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우엉 껍질 긁기만 5분 식초물…떫은맛 빠지는 손질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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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엉 껍질은 칼등으로 긁고 식초물은 5~10분만 쓰면 향이 남는다.
우엉부터 볶고 완전히 식혀 냉장하는 조림 요령을 정리했다.

찬바람이 도는 늦가을에는 밥상에 우엉조림 한 접시쯤 올리고 싶어진다. 막상 흙 묻은 뿌리를 사 오면 손이 멈춘다. 껍질은 어떻게 벗기는지, 썰어 둔 단면이 금세 거뭇해지는 건 어떻게 막는지, 식초물에는 얼마나 담가야 하는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껍질은 얇게 긁고, 식초물은 짧게 쓰고, 볶는 순서만 지키면 준비 15분, 조리 15분으로 한 번에 며칠 먹을 반찬이 나온다.
식초물에 오래 담글수록 좋다는 믿음이 우엉 향을 깎는다
우엉을 썰고 나면 식초물에 오래 담가야 떫은맛이 빠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담그는 시간은 5~10분이면 충분하고, 그보다 길어지면 오히려 우엉 특유의 풍미가 줄어든다. 식초물의 역할은 우엉을 푹 우려내는 것이 아니라, 썰자마자 단면이 갈색으로 변하는 속도를 늦추고 떫은맛을 걷어 내는 데 있다.
농도도 진할 필요가 없다. 물 약 500ml에 식초 1작은술 정도가 기준이다. 식초가 없는 집이라면 맹물에 10분쯤 담그되 중간에 한 번 물을 갈아 주는 것으로도 떫은맛 제거와 변색 방지라는 목적은 달성된다. 식초는 필수 재료가 아니라 색을 지켜 주는 보조 수단이라는 뜻이다. 식초를 쓴 경우에는 건져 낸 뒤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궈 신맛이 배지 않게 한다.

필러 대신 칼등으로 긁어야 우엉의 향이 남는다
우엉의 향과 맛은 껍질 바로 아래에 몰려 있다. 감자 깎듯 필러로 쓱쓱 벗기면 정작 살려야 할 그 층까지 함께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우엉은 먼저 흐르는 물에 문질러 흙을 씻어 낸 뒤, 칼등(날이 없는 반대쪽 면)으로 겉껍질만 긁어내는 편이 좋다.
요령은 간단하다. 칼날이 손 쪽을 향하지 않도록 칼을 눕혀 쥐고, 우엉을 돌려 가며 위에서 아래로 훑듯이 긁는다. 길이가 50~70cm에 이르는 긴 뿌리라면 도마 크기에 맞게 토막부터 낸 뒤 작업하면 훨씬 수월하다. 칼등이 어색하다면 필러를 쓰되 아주 얇게만 벗긴다. 이 경우 칼등으로 긁을 때보다 향이 조금 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5cm 성냥개비 모양으로 썰고 바로 물에 넣는다
우엉과 당근은 길이 5cm 안팎의 가는 성냥개비 모양으로 썬다. 두 재료의 굵기와 길이를 비슷하게 맞춰야 한 팬에서 익는 속도가 같아지고, 가늘게 썰수록 더 빨리 익는다. 얇게 돌려 깎는 일본식 손질법인 사사가키(笹がき)도 같은 원리다. 칼이나 필러로 얇게 깎아 내면 조각이 빨리 익고 양념도 잘 밴다.
썰고 난 우엉은 지체 없이 식초물에 넣는다. 썰어 둔 우엉은 공기에 닿으면 금방 색이 변하기 때문에, 다 썬 뒤에 한꺼번에 담그기보다 썰면서 바로바로 넣는 쪽이 낫다. 5~10분 뒤 건져 헹구고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기가 남은 채 팬에 들어가면 볶는 대신 삶아지고, 양념이 겉돌아 국물이 질척해진다.
우엉부터 볶고 당근은 나중에 넣는다
팬은 넉넉히 큰 것을 쓴다. 우엉은 길고 뻣뻣해서 좁은 팬에서는 뒤적이기 어렵다. 참기름을 두르면 고소한 향이 나고, 없으면 식용유로 대신해도 된다. 우엉을 먼저 볶아 표면에 윤기가 돌고 식감이 생당근에 가까워질 때까지 익힌 다음 당근을 넣는다. 당근은 우엉보다 빨리 익으므로 처음부터 같이 넣으면 물러진다. 우엉은 1~2분, 당근은 2~3분 정도를 목안으로 잡으면 된다.
양념은 우엉 270g, 당근 70g(약 3분의 1개) 기준으로 청주 1큰술, 미림 1큰술, 간장 1.5큰술, 설탕 1큰술이 기본 배합이다. 청주나 미림이 없다면 물로 대신할 수 있다. 단맛의 취향은 집집마다 다르니 설탕은 가감해도 되고, 국물을 자작하게 두고 싶다면 다시마 육수나 물 4분의 1컵 정도를 더하는 방식도 있다. 이후 중불에서 국물이 거의 졸 때까지 볶는다. 양념이 겉에 윤기 있게 입혀지고 속은 살짝 아삭하게 남았을 때 불을 끈다.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양념하기 전에 우엉을 2~3분 데쳐 두면 된다. 마지막에 볶은 깨를 뿌리고, 매콤함을 원하면 마른 고추를 얇게 썰어 넣는다. 고추씨는 빼고 쓰는 편이 맵기가 순해진다.

같은 손질로 연근·곤약·고기까지 반찬이 늘어난다
우엉 손질법을 익혀 두면 활용처가 넓다. 가장 쉬운 변형은 연근이다. 우엉 대신 연근을 얇게 썰어 같은 방식으로 볶아 조리면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나는 반찬이 된다. 우엉과 당근에 연근을 섞어도 좋다.
곤약은 쫄깃한 식감을 더해 주면서 열량 부담은 가볍게 유지해 주는 재료다. 우엉과 함께 볶아 넣으면 씹는 맛이 한층 풍성해진다. 얇게 썬 소고기나 닭고기를 함께 볶으면 밥반찬을 넘어 가벼운 메인 요리로도 손색없다. 간장, 설탕, 청주, 미림의 균형을 입맛에 맞게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식초물에 담갔다 건진 우엉은 조림 외에도 된장국, 샐러드, 볶음에 두루 쓰인다. 우엉 속이 단단하다고 느껴지면 얇게 깎는 방식으로 썰어 빠르게 익히는 것이 비결이다. 김밥 속 재료나 도시락 반찬으로 쓸 우엉조림도 같은 순서로 만들면 된다.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한 뿌리채소라 평소 식탁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채워 주는 쪽으로도 쓸모가 있다.

완전히 식힌 뒤 얕은 용기에 담아야 일주일이 간다
우엉조림은 미리 만들어 두기 좋은 반찬이다. 냉장 보관하면 5~7일 먹을 수 있고, 한 번에 넉넉히 만들어 일부를 냉동해 두면 바쁜 평일 저녁에 꺼내 쓰기 좋다. 다만 완전히 식히지 않고 뚜껑을 닫으면 용기 안에 김이 맺혀 상하기 쉽다. 팬에서 덜어 얕은 용기에 펼쳐 담아 열을 빼고, 완전히 식으면 뚜껑을 덮어 바로 냉장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은 가정에서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보관하고,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도록 안내한다.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위험온도대는 약 4~60도다. 식히느라 실온에 오래 두는 시간이 길수록 이 구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식힌 뒤에는 미루지 말고 냉장고에 넣는다. 도시락에 담을 분량은 처음부터 따로 소분해 두면 꺼내고 넣는 횟수가 줄어든다.
결국 우엉조림의 성패는 세 가지로 갈린다. 껍질을 얇게 긁어 향을 지키고, 식초물은 5~10분으로 짧게 쓰고, 물기를 충분히 뺀 뒤 우엉부터 볶는 것이다. 이 순서만 지키면 양념이 겉에 윤기 있게 입혀지고, 속은 살짝 아삭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