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월급 5백만원 안 되는데... 3년 모은 2천만원을 아내가 유복한 처제에게 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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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끊고 도시락 싸며 모은 내 집 마련 자금

3년 동안 내 집 마련을 위해 모은 2000만원이 아내의 동생인 처제 결혼 비용으로 쓰였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남편은 아내가 공동 통장에서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 각각 1000만원을 처제에게 보낸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부부는 두 자녀를 키우며 여전히 전세로 살고 있었고, 남편은 점심 도시락을 챙기고 담배까지 끊으며 자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반대할 것으로 생각해 상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돈의 사용을 둘러싼 부부의 갈등은 자녀들이 부모의 눈치를 살필 정도로 깊어졌다.
19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와이프가 처제 결혼자금으로 2000만원을 몰래 보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A 씨에 따르면 그는 공동 통장의 거래 내역을 정리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송금 기록을 발견했다.
확인된 거래는 두 차례였다. 지난해 가을 1000만원이 이체됐고, 올해 봄에도 같은 금액이 빠져나갔다. 두 거래의 수취인은 모두 처제였다.
A 씨가 아내에게 송금 이유를 묻자 처제의 결혼을 앞두고 비용을 보태줬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A 씨는 돈을 보낸 사실보다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A 씨가 "왜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아내는 "말하면 당신이 반대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A 씨는 자신의 반대가 예상됐음에도 부부가 함께 모은 돈을 독단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A 씨는 휴대전화 매장에서 일하고 아내는 마트 계산원으로 근무한다. 두 사람의 월 소득을 합쳐도 500만원에 미치지 못하며 자녀 둘을 양육하면서 아직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문제가 된 2000만원은 단순히 남는 돈이 아니었다. 부부가 3년간 생활비를 아껴가며 마련한 내 집 마련 자금이었다. A 씨는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담배도 끊으며 저축을 이어왔다.
그는 "그 돈이 저희가 3년 동안 아껴서 모은 내 집 마련 통장에서 나간 것"이라며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말했다.
A 씨가 특히 납득하기 어려워한 부분은 처제 부부의 경제적 여건이었다.
처제의 남편은 공기업에 다니고 있으며, 처제는 결혼하면서 시댁으로부터 아파트도 지원받았다.
전세 생활을 이어가는 자신의 가정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처제 부부에게 2000만원을 보태준 상황이라는 것이 A 씨의 주장이다.
처가 식구들이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 역시 A 씨에게 상처로 남았다.
그는 지난 명절에 장모가 "김 서방, 고맙네"라고 인사했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뒤늦게 돈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뒤 그 인사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A 씨는 다른 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기도 했다. A 씨의 친구는 아내가 친정에 물건을 보내거나 시댁을 챙길 때에도 자신과 먼저 상의한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자신의 아내는 부부의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사전 협의 없이 내렸다는 점에서 A 씨는 큰 배신감을 느꼈다.
아내는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언니로서 그 정도는 도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또 "어린 시절부터 동생을 사실상 키우다시피 했기 때문에 엄마와 같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A 씨도 아내가 처제를 아끼는 마음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처제의 결혼식에서 별도로 축의금 50만원을 냈으며, 신혼여행을 떠나는 처제를 공항까지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다. 형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이미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내가 공동 자금을 별도로 보낸 일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갈등은 자녀들의 미래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더욱 커졌다.
A 씨가 두 자녀와 함께 아직 전세집에서 생활하는 상황을 강조하자 아내는 울면서 "당신은 돈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돈밖에 모르는 게 아니라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호소했다.
현재 A 씨는 돈을 돌려받는 문제도, 처가에 직접 항의하는 문제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부부 사이의 대화도 끊긴 상태다. 그는 전날 저녁부터 아내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자녀들까지 부모의 표정을 살피며 "아빠, 엄마 싸웠어?"라고 물었다.
A 씨는 "손이 떨려 손님을 응대하는 일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퇴근한 뒤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동으로 모은 돈을 왜 상의도 없이 쓰냐", "귀책 사유는 액수와는 상관없다. 헤어져야 한다", "신뢰가 사라지면 끝인 겁니다. 거기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사과하지 않는다면 정말 어렵습니다.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데 어떤 인간관계도 유지되기 어렵죠"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