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53만 원, 강원도 20만 원...소방관이 받는 '이 돈', 지역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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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늘었는데 왜 순직은 반복되나…국가직 전환 6년, 현장에 남은 과제
부천 공장 화재로 고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한 데 이어 올해에만 소방관 4명이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소방공무원 증원과 국가직 전환 등 여러 대책이 추진됐지만, 현장에서는 출동 업무 증가와 지역별 예산 격차, 안전 장비 부족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7년간 소방관 106명 순직…늘어난 출동 업무가 부담
올해 4월에는 전남 완도군 수산물 가공공장 화재로 고 박승원 소방경과 고 노태영 소방교가 순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고양시 자동차 검사소 화재를 진압하다 중상을 입은 성치인 소방경이 3개월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최근 7년간 순직한 소방관은 106명에 달한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소방 인력 확충과 장비 개선, 안전 대책 마련 등이 거론됐지만 현장에서는 희생이 반복되고 있다.
소방공무원 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인력 증가만으로 현장의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방관의 업무가 화재 진압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소방의 구조 출동은 90% 증가했다. 벌집 제거와 잠금장치 개방 등 생활안전 출동도 70% 이상 늘었다. 화재 진압 외 업무가 크게 증가하면서 증원된 인력이 화재 현장에 충분히 투입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직 전환 6년 지났지만…소방 예산 국비 비중은 11%
정부는 소방관 처우와 장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0년 소방공무원을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했다. 소방 장비를 개인 돈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한 조치다.
하지만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소방 예산의 상당 부분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다. 제시된 올해 소방 예산안에 따르면 국비 비중은 전체의 11% 수준이다. 나머지 약 90%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관 처우와 지원 수준에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해 소방대원 1인당 피복지원금은 울산이 70만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부산과 제주는 25만원에 그쳤다. 같은 항목의 지원금이 지역에 따라 약 2.8배 차이 난 셈이다.
건강검진비도 차이를 보였다. 경북은 1인당 53만6천원을 지원했지만 강원은 20만원에 그쳤다. 모두 국가직 공무원이지만 어느 지자체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피복과 건강검진에 투입되는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국가직 전환만으로 지역별 재정 격차까지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방관의 안전과 기본적인 근무 여건을 전국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려면 국가의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직과 지방직, 무엇이 달라졌나
국가직과 지방직의 차이는 공무원의 신분과 인사·조직 관리 체계, 인건비와 운영비를 부담하는 재정 구조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국가직 공무원은 중앙정부 소속으로 국가기관에서 근무하고, 지방직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해당 지역의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되면서 신분상 국가공무원으로 통일됐다.
국가직 전환 이전에는 소방공무원이 지방공무원 신분으로 각 시·도에 소속돼 근무했다. 지역별로 소방 조직과 재정 여건이 달라 인력과 장비를 확보하는 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다. 대형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휘와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 간 소방 서비스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국가직 전환의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전환 이후에는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공무원으로 통일됐지만, 소방 업무와 조직 운영이 모두 중앙정부로 넘어간 것은 아니다. 소방청이 국가 차원의 정책과 제도를 담당하고, 시·도 소방본부와 일선 소방서는 지역의 화재·구조·구급 업무를 수행하는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현장에서 소방관을 배치하고 출동시키는 일도 지역 소방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재정 역시 국가직 전환과 동시에 전부 국비로 바뀐 것은 아니다. 국가가 지원하는 예산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예산이 함께 사용되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장비와 복지 지원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가직이라는 신분은 같아졌지만, 근무 여건까지 전국적으로 동일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국가직 전환의 효과를 평가할 때는 공무원 신분이 바뀌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와 지자체가 각각 어떤 비용을 부담하는지, 현장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곳에 충분히 배치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안전 장비와 기본적인 지원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재정 분담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화재 현장 위험 물질도 모른 채 진입…첨단 장비 필요성
소방노조는 국비 지원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현장 대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첨단 장비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화재 현장에서는 건물 내부에 어떤 위험 물질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유해 화학물질이나 폭발 위험 물질의 존재를 사전에 확인하지 못하면 대원들이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비와 정보 시스템은 대원의 진입 여부와 작전 방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험 물질 탐지 장비와 원격 정찰 장비, 현장 정보를 지휘부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 등을 확보하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장비 보급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험 정보를 확인하고 대원들의 진입을 통제하는 절차가 현장에서 작동해야 장비 도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방관 1명이 국민 774명 담당…인력·예산 함께 살펴야
소방관 한 명이 담당하는 국민은 774명으로 집계됐다. 소방 인력은 화재 진압뿐 아니라 구조와 구급, 생활안전 업무까지 수행한다. 출동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인력 규모뿐 아니라 업무별 인력 배치와 현장 투입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소방관 순직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늘어난 출동 수요에 맞춰 인력을 배치하고, 지역별 예산 격차를 줄이며, 위험한 현장에서 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장비와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