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6000달러 탈환 못 하고 8만2000달러 횡보…금리 인상 베팅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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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8만 2,000달러 안팎 박스권에서 8만 3,000달러 매도벽에 막혔다.
국채 10년물 5%대와 CPI 3.7%에 12월 금리 인상 베팅이 부담이다.

비트코인(BTC)이 월요일(현지시각) 8만 2,000달러 안팎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시아와 미국 증시는 반등했지만 8만 3,000달러 위에 매도 호가가 쌓이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시장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월 27~28일 회의와 이번 주 빅테크 실적, 금리 인상 기대 변화에 쏠려 있다. 최근 8만 6,000달러 부근에서 밀려난 비트코인은 이 가격대를 아직 되찾지 못했다.
8만 3,000달러 위 매도벽…하루 청산 3억 3,500만 달러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트레이딩뷰 자료에 따르면 BTC/USD는 이날 비트스탬프에서 8만 3,062달러까지 올랐다가 8만 1,678달러로 밀렸다. 디크립트 집계로는 월요일 하루 약 1% 오른 8만 2,000달러 안팎이었고 고점은 8만 3,040달러였다. 매체마다 기준 시점이 달라 세부 수치는 조금씩 다르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거래소 주문장에 두껍게 쌓인 매도 호가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를 인용한 코인텔레그래프는 8만 3,000달러 위의 매도벽이 가격을 아래로 누르고 있으며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청산액이 3억 3,500만 달러였다고 전했다.
온체인(블록체인 기록) 지표에서는 고래(대량 보유자)의 움직임이 줄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고래 비율은 10월 초 0.54에서 0.45로 떨어졌다. 이 지표는 거래소 전체 유입 중 상위 10건의 대형 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크립토퀀트는 “대형 비트코인 입금 거래의 비중이 줄고 있다는 뜻”이라며 고래의 거래 전략과 자산 관리 방식이 바뀌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는 반등, 국채금리는 5% 위에서 동행
주말 사이 시장에는 ‘검은 월요일’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퍼졌다. 한국 증시에서 시작된 기술주 급락이 지난주 이어졌다. 코스피는 10월 12일 2.8% 하락한 뒤 목요일 5,455까지 내려 주간 낙폭이 일시적으로 17%에 달했다. S&P500지수도 지난주 2% 하락으로 마감했다.
월요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스피는 1.76% 오른 5,768로 마감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개장 초반 1.5% 올랐다. S&P500 선물도 0.7% 상승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기술주 매도는 인공지능(AI) 투자 계획과 이에 따른 부채 부담 우려에서 비롯됐다. 한국에서는 중국과의 반도체 경쟁 우려가 하락을 키웠다.
문제는 증시와 채권 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점이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5.13%, 30년물은 5.46%까지 올랐다. 디크립트가 CNBC 자료를 인용한 수치는 10년물 5.08%, 2년물 4.72%다. 5% 안팎의 안전자산 수익률은 주식·가상자산과 같은 자금을 두고 경쟁하고, AI 기업의 부채 비용도 키운다.
유가 108달러·CPI 3.7%…금리 인상 베팅 어디까지
금리 기대의 배경에는 물가가 있다.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올라 8월의 3.4%보다 높았고 전문가 예상치 3.6%도 웃돌았다.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는 2.6%였다. CPI 상승분의 절반 넘게는 연료 가격에서 나왔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급등했다. 9월 PPI는 전월 대비 1.7% 올라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전년 대비로는 6.3% 상승해 2022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최종 수요 상품 가격 상승분의 절반이 휘발유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휘발유는 20.3% 뛰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월요일 배럴당 108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주말 페르시아만 유조선과 러시아 원유 시설에 대한 공격이 영향을 줬다. 크립토브리핑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과 중동 긴장 속에 브렌트유가 지난주 약 110달러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경로는 매체별로 약간 다르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월 기준금리가 현재 3.75~4.00%에 머물 확률은 85%다. 12월에 25bp 인상할 확률은 75%, 50bp 인상은 13%, 동결은 11%다. 크립토브리핑은 12월 인상 확률이 92%에 근접했다고 적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와의 대담에서 방향 제시를 피했다. 그는 “나는 회의를 미리 예단하지 않는다. 올해 남은 회의에서 무엇을 할지 지금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 신호로 받아들여 연말까지 한 차례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8만 달러 지지 시험대…ETF 이탈에 기술적 지표는 중립
전문가들은 8만 달러 지지선을 주시한다. 리서치 업체 QCP캐피털은 주식 시장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이 이어지면 가상자산 시장에도 번져 8만 달러 지지선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국채가 지속 반등하고 실질금리가 내리며 달러가 약해지면 위험자산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봤다.
트레이더 렉트 캐피털은 주간 종가가 8만 2,500~8만 2,800달러 지지 구간 아래인 8만 2,000달러로 마감했다고 짚었다. 그는 8만 2,500달러 부근을 저항으로 삼은 하락 재시험이 성공하면 몇 주 안에 8만 달러 아래로 밀릴 수 있다고 X에 썼다. 9월 고점인 8만 7,000달러 부근에는 올해 연 시가 등 여러 저항 요소가 몰려 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는 -0.14로 6월 말 이후 최저였다.
기술적으로 비트코인은 8만 1,603달러의 피보나치 0.236 되돌림선 위에 있다. 일봉 종가가 이 아래로 내려가면 8만 1,196달러와 50일 지수이동평균선(약 8만 548달러)이 다음 지지 구간이 된다. 상방에서는 8만 3,330달러와 8만 4,246달러 위 종가 마감이 필요하다. 추세 강도를 나타내는 ADX는 21.6, 상대강도지수는 49.3으로 뚜렷한 방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수급은 엇갈린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지난주 미국 현물 ETF에서 블랙록·피델리티·그레이스케일 상품 등을 통해 2억 2,84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자료다. 2주간으로 보면 약 9억 1,000만 달러 순유출이다. 비트코인은 10월 들어 2% 하락해 ‘업토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ARP디지털의 유수프 파크로 파트너는 이번 하락을 거시경제 요인 탓으로 봤다.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관계는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는 펀딩비가 6월 이후 최저로 내려가고 미결제약정이 5개월 최저로 줄어 레버리지가 이미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8만 달러 초반 약세는 매집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 지지 구간을 뚜렷하게 이탈하면 방어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준 결정은 10월 28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