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가 거래 대상이냐" 96라인 은퇴 소동에 일침 가한 '축구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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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소동 뒤 박문성의 일침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부 갈등과 일부 선수들의 은퇴 소동을 두고 선수들의 불화 자체보다 이를 외부에 드러낸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표팀 합류 여부를 개인적인 요구와 연결하는 듯한 태도는 팬들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 위원은 1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최근 베네수엘라·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이후 불거진 대표팀 내 갈등설을 언급했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선수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96라인 은퇴 소동'과 손흥민·이재성 등 1992년생 선수들과의 관계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는 "(어디든) 갈등은 있다.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안 들 수도 있다"며 "이 문제의 핵심은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갈등을 밖으로 표출해 버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표팀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조직에서 내부 문제를 외부에 공개하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박 위원은 "유럽 프로팀이나 대표팀에도 이런 갈등은 다 있다"며 "가장 유명한 잉글랜드 대표팀도 선수들이 은퇴하고 나서 자서전에서 '사실 그 친구들과 안 친했다', '그것 때문에 플레이에 지장이 있었다'고 밝힌 사례는 있지만, 당시에 그 문제를 풀려고 외부로 발설한 일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에서 팬들의 반응이 거세진 배경도 선수 간 불화 그 자체보다는 대표팀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선수의 은퇴 의사가 직접 확인된 발언이 아니라 전언을 통해 알려졌다는 점도 짚었다.

박 위원은 "해당 선수들이 자기 입으로 직접 한 얘기는 없지만, '관계가 안 좋은 걸 분명히 얘기했는데 해결을 안 해줘서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말이 전언을 통해 흘렀다"며 "팬들과 국민은 '국가대표가 그런 걸 안 들어주면 내가 마음대로 오고 안 오고 할 수 있는 대상이냐'고 느꼈다. 이 포인트가 여론을 건드렸다"고 했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그러면서 "국가대표는 무엇을 논의하거나 협상할 때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한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는 평생 꿈이다. 직접적인 돈은 프로팀이 월급으로 주는 것이고 대표팀은 명예이자 영예"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가장 좋은 건 선수들끼리 친하고 축구를 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관계가 조금 안 좋더라도 축구를 잘하는 것"이라며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삭이고, '이건 대표팀 일이다'라고 하면서 축구 잘해서 결과를 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운영 사례도 거론했다. 당시 선수들이 모두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였던 것은 아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단을 하나의 목표로 묶어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팀을 둘러싼 상황에서는 리더십 공백도 문제로 지목됐다. 대한축구협회장 부재와 임시 감독 체제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수단 내부의 갈등을 조율하고 정리할 구심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은 선수들의 관계 문제뿐 아니라 이를 관리하고 팀의 방향을 제시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지난 7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축구 진단과 대안 긴급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지난 7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축구 진단과 대안 긴급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박 위원은 팬과 언론이 선수들의 사적인 친분 관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팬 입장에서 (선수들이) 누구와 친한지를 왜 걱정해야 하느냐"며 "(악감정을) 드러내서 뭘 하면 다른 데 악영향을 미치니까 이러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누구랑 누구의 친분까지 걱정할 이유도 없고, 걱정한다고 해서 풀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축구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친목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축구를 더 잘할 것인가'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