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금융사기 통로 우려…회원수협 통장 10건 중 8건 '경유계좌', 수협은행 피해 90%는 법인계좌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회원수협 금융사기 피해구제 신청 올해 8월까지 435건, 지난해 연간 356건 넘어…경유계좌 비중 82.5%
외국인 명의 사기이용계좌 3년 새 7개→124개…Sh수협은행 사기이용계좌 피해액 90%가 법인계좌
수협은행 한 영업점서 321건(46.8%)…이상거래 탐지 대비 사고예방 0.1%
임미애 의원 "범죄 조직이 고르는 통장이 어민의 통장이 돼선 안 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비례대표) /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비례대표) / 의원실 제공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회원수협 통장이 금융사기 피해금을 다른 계좌로 옮기는 '경유계좌'로 이용된 사례가 올해 크게 늘었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Sh수협은행에서는 금융사기 피해가 법인계좌와 특정 영업점에 몰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비례대표)이 수협중앙회와 Sh수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임 의원은 지난 19일 수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내용을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회원수협의 금융사기 피해구제 신청은 435건으로, 지난해 연간 356건을 이미 넘어섰다. 투자사기가 337건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올해 435건 가운데 359건(82.5%)에서 수협 통장이 경유계좌로 이용됐다. 경유계좌는 피해자가 처음 돈을 보낸 1차 계좌의 돈을 다시 받아 다른 계좌로 옮기는 2차 이상 계좌를 말한다. 피해금이 여러 계좌를 거칠수록 자금 추적과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경유계좌 비중은 2023년 45.6%였다.

외국인 명의 사기이용계좌도 늘었다. 2023년 7개였던 외국인 명의 사기이용계좌는 올해 8월까지 124개로 약 18배가 됐다. 올해 확인된 사기이용계좌의 47.7%가 외국인 명의였고,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인 명의 계좌 관련 사고의 96.3%에서 수협 통장이 경유계좌로 쓰였다. 올해 투자사기 337건 중 288건(85.5%)에서 수협 통장이 경유계좌였고, 이 중 185건(64.2%)이 외국인 명의 계좌였다. 같은 기간 사기에 이용된 외국인 명의 계좌 218개 중 86.7%는 개설 후 지급정지까지 1년 넘게 걸렸고, 3년을 넘긴 계좌도 44.5%였다.

수협은행의 사기이용계좌 지정 건수도 늘었다. 올해 1~8월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된 수협은행 계좌는 118건으로, 지난해 연간 127건에 근접했다. 정부는 지난 9월 2일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시행 1년간 발생 건수가 39.9%, 피해액이 43.2%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수협은행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 임 의원실의 설명이다.

피해는 법인계좌에 몰렸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수협은행의 사기이용계좌 피해금액 148억 9,500만 원 가운데 133억 8,400만 원(약 90%)이 법인계좌에서 발생했다. 임 의원실은 연도별로도 90% 안팎이어서 NH농협은행의 두 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사기이용계좌 686건 가운데 662건은 영업점 창구에서 직접 개설된 계좌였고, 321건(46.8%)은 서울 소재 영업점 한 곳에서 나왔다. 이 영업점의 비중은 2023년 64%, 2024년 55.4%였고, 지난해 2건으로 줄었다가 올해 8월까지 52건으로 다시 늘었다.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실적도 저조하다고 임 의원실은 지적했다. 수협은행은 2023년 12월 FDS를 고도화했지만 지난해 이상거래로 탐지한 3만 3,613건 가운데 실제 사고예방 실적은 36건(0.1%)이었다. 농협은행은 1.4%였다. 올해 8월까지 수협은행의 비율은 0.23%, 농협은행은 1.6%였다. 지급정지 전 자금유출액은 2024년 35억 6,400만 원에서 지난해 66억 7,100만 원으로 늘었고, 올해 8월까지 47억 8,500만 원이 유출돼 2023년부터 누적 유출액은 187억 9,000만 원에 이른다. FDS 모니터링 인력은 2024년 8명에서 지난해 5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7명이 됐으나, 야간에는 2명, 주말·공휴일에는 1명이 근무한다.

임 의원은 "외국인 명의 사기이용계좌가 3년 사이 18배로 늘었다"며 "새로 개설되는 통장만 막아서는 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명의 계좌 실태 조사와 출국·체류기간 만료 시 계좌 관리 절차, 오래된 통장에 대한 사후관리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수협은행에는 “FDS가 1,000건을 잡아내면 실제로 막은 건 1건”이라며 한 영업점에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밝히고 법인계좌 개설 심사와 사후점검, 반복 사고 영업점 특별점검, FDS 개선 목표와 전담인력 확충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 의원은 "범죄 조직이 고르는 통장이 어민의 통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수협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