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행동이 특이해요, 뭔가 연예인병에 걸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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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귀환 작전 하루 앞둔 부캉이의 근황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 한 달 넘게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가 관람객이 몰린 쪽으로만 헤엄친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관계 기관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고 세 번째 작업에 나서기 하루 전이다.
'한 시간 전 부캉이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20일 오후 2시 40분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친수공원 현장에서 직접 찍은 부캉이 사진 두 장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수로 가장자리 벽면에 바짝 붙어 헤엄치는 부캉이의 모습이 담겼다. 짙은 회색 몸통과 수면 위로 솟은 등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가 선명하게 보인다.
작성자는 부캉이의 움직임이 독특하다고 느꼈다. 그는 "이유는 모르지만 진짜 연예인병인 건지 사람 많은 쪽만 수영한다"며 "반대편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그쪽으로는 안 간다"고 적었다. 이어 "왔다 갔다 할 때도 사람 많은 쪽에 붙어서 움직인다"며 "뭔가 인기를 즐기는 건가"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재취업이 되지 않아 기운도 받을 겸 현장을 찾았다면서 "사실 나도 유행 따라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수로 벽면에 몸을 붙인 채 헤엄치는 습성 때문인지 부캉이에게 상처도 생겼다. 부캉이의 오른쪽 가슴지느러미 끝부분이 하얗게 변하고 일부 갈라진 모습이 지난 18일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에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장에 연구사를 보내 상처 상태를 직접 점검했다.
점검 결과 상처 부위에서 출혈은 관찰되지 않았다. 상처가 덧나거나 주변 조직으로 번진 정황도 없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느러미 끝부분이 인공 수로의 콘크리트 벽면에 반복적으로 닿으면서 생긴 마찰 상처로 판단했다. 부캉이는 앞서 수로 벽면에 붙은 굴 껍데기 등 부착생물에 부딪혀 주둥이 부위에도 상처를 입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상어가 피부 재생 능력이 뛰어난 어류인 만큼 이번 상처가 건강을 해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벽면에 계속 닿으며 헤엄치면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주둥이 상처와 함께 지느러미 상처의 회복 추이도 지켜보고 있다.
관계 기관은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세 번째 작업에 나선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21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과 합동으로 부캉이에 대한 3차 외해 유도 작업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해수부와 부산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등 10개 기관은 20일 오전 부산역 인근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세부 실행계획과 기관별 역할을 정했다. 작업은 해수부 해양생태과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총괄한다.
이번 작업은 부캉이의 먹이활동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온과 수온이 떨어지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전문기관의 판단에 따라 추진된다. 21일은 크루즈선 운항 일정이 없다. 22일부터는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21일이 작업 적기로 꼽혔다.
관계 기관은 이날 오후 수중음파탐지기와 수중드론 등을 활용해 수로 입구의 물밑 지형과 장애물을 조사했다. 21일 오전에는 제5~6 보도교 일원에 차단 그물과 폰툰(수상 작업용 부유시설) 등 장비를 설치하고 사전 연습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유도 작업은 21일 오후부터 시작된다.
이번에도 그물을 쓰지만 방식은 달라진다. 관계 기관은 폰툰에 그물을 고정한 뒤 바다 쪽으로 서서히 이동시켜 부캉이를 내몰 계획이다. 폰툰 위에는 인력이 배치돼 부캉이의 접근을 막는다. 수로 출구 쪽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져 바닥과 그물 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안쪽에 두 번째 그물을 설치해 부캉이가 되돌아오지 못하게 막는다.
작업 중에는 드론으로 부캉이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잠수사는 물속 장애물과 그물 상태를 점검한다. 전문기관은 상어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관찰하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작업 방식과 속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작업 과정에서 상어의 상태와 이동 양상을 지속해 확인하면서 개체에 가해지는 자극을 최소화하고, 작업자와 공원 방문객의 안전을 우선으로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항만공사, 부산시설공단, 경찰, 해경 등과 협력해 제5~6 보도교와 주요 작업구역의 출입을 통제한다. 안전요원 배치와 현장 순찰도 확대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상어의 건강과 수온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신속한 외해 유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부캉이가 안전하게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시민들도 외해 유도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하고 현장 출입 통제와 안전요원의 안내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캉이는 몸길이 약 3m의 흑상어다. 지난달 18일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처음 목격됐다. 해경이 긴급 출동해 퇴치에 나섰지만 부캉이는 수로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도심 한복판에서 야생 상어를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부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캉이가 처음 발견된 이후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60만명을 넘어섰다.
앞선 두 차례 외해 유도 작업은 모두 실패했다. 관계 기관은 지난달 29일 워터펌프로 물줄기를 쏴 부캉이를 바다로 내보내려 했지만 부캉이는 수로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달 2일에는 그물을 끌어 부캉이를 바다까지 약 100m 남은 수로 출구 쪽 지점까지 몰아냈다. 그러나 부캉이는 3일 강풍으로 처진 차단 그물을 넘어 수로 안쪽으로 다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