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열리는 오세훈 항소심 공판 '실시간 생중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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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선 시장직 상실형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전국에 생중계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가 오는 23일 오후 2시 열리는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실시간 중계하기로 20일 결정했다. 법원이 자체 장비로 법정 안을 촬영해 방송사에 송출하는 방식이다. 중계는 사건을 수사·기소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전날 재판부에 허가를 신청하면서 이뤄졌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나 피고인이 재판 중계를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다. 지난 7월 1심 선고 때는 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받아보고 그 비용 3300만원을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가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오 시장은 재판을 받는 가운데 지난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심 선고는 그로부터 7주가량 뒤에 나왔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2일 혐의 절반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을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의뢰했고 그 비용 2100만원을 김씨가 대납했다고 인정했다. 나머지 5건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비공표용뿐 아니라 공표용 여론조사에도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다고 봤다. 명씨 진술을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서는 오 시장이 오랜 기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내 정치자금법을 잘 알면서도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함께 기소된 김씨는 벌금 500만원,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오 시장은 1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은 민주당의,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특검법을 토대로 정치에 종속된 검사들에 의해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오 시장은 1심 선고 직후에도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선고 당일 곧바로 항소장을 냈다. 오 시장 측은 직접적인 지시나 관여를 입증할 증거가 없는데도 명씨의 일방적 진술과 정황만으로 유죄가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특검팀도 7월 28일 항소했다. 무죄로 판단된 부분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고 형량도 부당하다는 이유다. 김씨와 강 전 부시장도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의 최대 쟁점은 새로 제출된 녹음파일이다. 오 시장 측 변호인단은 2021년 3월 김씨와 명씨가 나눈 통화 녹음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녹음에서 명씨가 오 시장은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을 들어 김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스스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 녹음을 "공소사실을 정면으로 배척하는 반대 증거"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녹음이 선별적으로 제출됐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지급이 오간 핵심 시기의 녹음이 빠져 있다는 이유다. 특검팀은 최소 35개에 이르는 통화 파일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추징금은 1심이 인정한 2100만원이 아니라 기소 금액 전부인 3300만원을 요청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여론조사 5건까지 모두 유죄로 봐 달라는 취지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범행의 최종 이익을 얻은 당사자인데도 혐의를 부인하며 책임을 피해 왔다고 지적했다. 김씨와 강 전 부시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며 무죄를 호소했다. 오 시장은 "후원자라는 사람에게 비용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제 정치적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명씨와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해 법정에 선 데 대해서는 "모든 게 제 불찰"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 시절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을 금지한 이른바 '오세훈법'을 주도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자리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정치 브로커의 공격으로 정치가 오염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항소심에 1심에 없던 새 증거가 많이 제출됐다며 진실이 밝혀지면 무리하게 수사한 검찰과 특검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오 시장의 정치적 진로는 크게 엇갈린다. 정치자금법 57조는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이미 공직에 있는 경우에는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1심 형량이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5년간 출마 제한으로 차기 대선에도 나설 수 없게 된다. 5선 고지에 오르며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오 시장으로선 정치 인생 전체가 걸린 재판인 셈이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거나 벌금이 100만원 미만으로 줄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지킬 길이 열린다. 특검팀 구형대로 징역형이 선고되면 오 시장의 처지는 1심 때보다 더 불리해진다. 어느 쪽이든 결과에 불복한 측이 상고하면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