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혀서 뚫어보니… 원룸 배수구서 무더기로 발견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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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번호 조작 중계기 밀반입… 경찰, 총괄 유통책 등 16명 구속·85명 입건

해외 피싱 사기 조직의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밀반입하고 직접 운영까지 맡아온 대규모 조직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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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피싱 조직원과 유심 명의 제공자 등 총 101명을 적발하고 이 중 러시아 국적의 총괄 유통책 20대 남성 A 씨 등 16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하드디스크로 위장해 밀반입… 텔레그램·'던지기' 활용한 점조직 범행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 일당은 지난해 11월~올해 9월 해외 인터넷전화의 발신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조작하는 중계기를 국내로 반입했다. 이들은 통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해당 중계기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정상적인 전자 부품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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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입된 중계기는 전국 각지의 원룸 등에 분산 설치됐으며 해외 피싱 사기 조직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 때 '010' 번호로 표시되도록 범행에 적극 활용됐다.

이번 범행에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인원 중 한국인은 84명으로 이들은 개통된 유심 1개당 6만~12만 원의 대가를 받거나 대출을 받는 조건으로 자신 명의의 유심을 개통해 피싱 조직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외국인 조직원들은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주로 러시아계 국적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텔레그램 내 '러시아 구인·구직 게시판'을 통해 모집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원들은 범행 과정에서 텔레그램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중계기와 유심 등 장비를 전달할 때는 특정 장소에 물건을 두고 가는 일명 '던지기' 방식을 사용해 서로의 신원을 숨기는 점조직 형태로 철저히 비대면 활동을 이어갔다.

원룸 배수구 속 유심 조각이 수사 단초… 압수한 장비만 6000여 대

이번 수사는 지난 2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원룸 배수구에서 다량의 파손된 유심 조각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해당 유심들이 검찰을 사칭한 피싱 사기에 실제 이용된 정황을 포착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추적을 이어간 경찰은 A 씨 조직이 관리하던 비밀 장비 보관 창고 2곳을 특정하고 해당 창고와 총괄 유통책 A 씨의 주거지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중계기 400대, 대포폰 121대, 유심칩 5256개, 라우터 등 기타 통신 장비 848대 등 총 6600여 점에 달하는 범행 도구를 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 체포되지 않고 남아 있는 중국인 총책과 밀수책 등 남은 일당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국제 공조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법이 고도화되어 걸려오는 전화의 발신 번호가 '010'으로 표시되더라도 정상적인 국내 전화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현금 송금이나 전달을 요구하는 전화는 즉시 끊어야 하며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 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