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받는데… '근태' 논란 터진 한국 축구 레전드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308일 중 출근 단 26일…‘연 1억 4천’ 이동국, 비상근 근태 논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동국 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가 구단에 거의 출근하지 않고 핵심 회의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등 근무에 소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2023년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선수 부문 4세대에 선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2023년 서울 중구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K리그 명예의전당 헌액식에서 선수 부문 4세대에 선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용인F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동국 디렉터의 연간 보수는 1억 4400만 원이라고 JTBC가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2년으로, 총계약 금액은 2억 8800만 원에 달한다.

테크니컬 디렉터(기술이사)는 구단의 중장기 전략을 이끄는 총책임자로 올해부터 모든 프로구단이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직책이다. 용인FC의 직무 설명서에 따르면 테크니컬 디렉터는 ‘구단의 축구 철학부터 기술 발전, 선수 육성 시스템 운영을 총괄·관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1군·유소년·코칭스태프 감독, 선수 육성 과정 모니터링, 기술 보고서 및 평가서·발전 계획서 직접 작성 등이 주요 역할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4일~올해 10월 17일 약 10개월(308일) 동안 이 디렉터의 용인미르스타디움 출입 기록을 확인한 결과 실제 출근한 날은 26일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11.8일에 하루꼴로 사무실에 나온 셈이다. 심지어 취임 초기 6개월간의 출입 기록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이 디렉터의 출퇴근 자료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비상근 용역 계약이기 때문에 일반 직원과 같은 근태 관리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전북 이동국이 2020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뉴스1
전북 이동국이 2020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뉴스1

구단 핵심 회의체인 ‘전력강화회의’ 참석 여부도 불분명하다. 전력강화회의는 선수 역량 평가 등을 다루는 중요 회의로 단장, 감독, 테크니컬 디렉터, 선수단 지원팀장, 사무국장이 고정 참석한다. 하지만 올해 3~10월 총 14차례 예정됐던 회의 일정 중 이 디렉터의 출입 기록이 확인된 날은 3월 6일 단 한 차례뿐이었다. 유일하게 공식 회의록이 작성된 5월 23일에는 이 디렉터가 참석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으나 당일 그의 경기장 출입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구단 측은 "이 디렉터가 지난해 전력강화회의에 두 차례 참석했으며 프로선수 공개 테스트, 용인 시민의 날 행사, 여성 아마추어 풋살대회, 유소년 학부모 간담회 등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현장과 전직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디렉터의 외부 활동과 계약 배경을 둘러싼 증언도 나왔다. 전직 구단 관계자는 "이 디렉터가 취임 초기부터 유튜브 강연, 방송사 연예대상 참석, 광고 촬영 등 외부 활동이 많았고, 인천 송도 자택 근처에서 기존 축구교실 운영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주일에 하루, 목요일이나 금요일 오후 2시쯤 나와 4시간 정도 회의에 참석한 뒤 귀가했으며, 선수 영입 등 주요 업무는 본인이 직접 데려온 스카우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직 구단 관계자는 "상근 계약 시 이동국의 연봉을 맞춰주기 어려웠다"며 "테크니컬 디렉터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억 단위 연봉을 주고 계약한 것은 그의 인지도를 활용해 창단 초기 ‘붐업’을 시키려는 목적이 크셨다"고 털어놓았다.

이동국이 2020년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은퇴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가운데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이동국이 2020년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은퇴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한 가운데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김 의원은 "용인FC는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시민구단인 만큼, 고액 보수를 받는 테크니컬 디렉터의 실제 업무 수행과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무 태만 논란에 대해 용인FC 측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깊이 성찰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디렉터가 해외 구단과의 협력을 위해 지난 7월 일본 Y.S.C.C. 요코하마, 9월 스페인 세비야FC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에 관여했다"고 부연했다.

이 디렉터 측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비상근으로 활동해 국민들께 부족하게 비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사안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근무 태만 지적에 대해서는 "최근 1년간 일주일에 많게는 세 차례까지 용인 사무실에 출근했고, 사무실 밖에서도 메신저 등을 통해 업무 협의를 지속했다"고 해명하며 "남은 계약 기간 용인FC 일정에 충실히 참여하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