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7조 7천억 투입 하베스트 9,649억에 판다…투입액의 8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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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의원 “자구책 1조 711억 원의 90%가 하베스트 매각…가치평가 없이 장부가로 목표 설정”
2009년 인수 후 회수액 1,116억 원…2022~2025년 실제 매각 857억 원, 남은 목표는 약 7,760억 원
정부, 석유공사·가스공사 통합 추진…매각 완료 예정(2029년)이 통합방안 마련(2027년 상반기)보다 늦어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 자산을 9,649억 원에 매각해 재정 개선 계획의 90%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인수 이후 지금까지 7조 7,000억 원 가까이 들어간 자산을 투입액의 8분의 1 수준에 처분하는 계획이다.
김종민 의원(세종갑,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석유공사의 2026~2030년 자구노력 목표는 총 1조 711억 원으로, 이 가운데 9,649억 원을 하베스트 자산 매각으로, 1,062억 원을 경영효율화로 마련하는 계획이다. 매각 완료 시점은 2029년으로 잡았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12월 하베스트를 4조 1,676억 원(주식 1조 8,739억 원, 부채 인수 2조 2,937억 원)에 인수했다. 올해 6월까지 인수비용을 포함해 하베스트에 투입한 금액은 7조 6,964억 원이다. 회수액은 1,116억 원으로 투입액의 1.5%에 그친다. 김 의원실은 목표인 9,649억 원에 매각해도 투입액의 8분의 1만 회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2022~2024년 하베스트 자산을 팔기 위해 재무구조를 정비한다며 2조 9,720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그러나 2022~2025년 4년간 실제로 판 자산은 857억 원어치였다. 올해는 3개 자산을 장부가보다 약간 높은 1,889억 원에 팔았지만, 남은 매각 목표액은 약 7,760억 원으로 지난 4년간 매각 실적의 9배에 달한다.
김 의원실은 매각 목표액이 시장가격이 아닌 장부가로 정해졌다고 지적했다. 하베스트 전체를 대상으로 외부 가치평가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 공사 측 답변이다. 2024년 전통자산 20개를 평가한 결과에서는 정리 비용이 자산가치보다 약 900억 원(8,915만 캐나다달러) 많아, 팔려면 오히려 돈을 얹어줘야 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석유공사의 재무 상태는 이미 나쁜 편이다. 지난해 말 부채는 21조 9,733억 원으로 자산보다 2조 5,291억 원 많아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공사는 2028년부터는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자도 다 갚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 재무전망상 매각 완료 예정 연도인 2029년 자본잠식 규모는 전년보다 9,183억 원 늘고, 2030년에도 1조 4,000억 원 규모로 남는다고 김 의원실은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통합해 가칭 '한국에너지자원공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통합방안은 2027년 상반기까지 구체화하고, 이후 관련 법률 개정과 부채 문제 해소 등을 추진한다. 통합을 앞두고 석유공사의 부채를 어떻게 줄일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하베스트 매각 완료 예정 시점(2029년)이 통합방안 마련 시점보다 늦어, 매각이 늦어지거나 목표에 못 미치면 부담이 통합공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7조 원 넘게 넣고 1,116억 원을 돌려받은 자산을 가치평가도 없이 장부가에 팔겠다는 것이 자구책의 90%”라며 "목표대로 팔아도 자본잠식이 해소되지 않는 계획을 재정개선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 이후로 부담을 넘기지 않으려면 남은 자산의 실제 가치와 매각이 늦어질 경우의 상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