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손흥민을 '7번', '그분'이라 부른다” 국감장에서 나온 '충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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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 반복, 축구협회의 선수단 관리 능력 문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내부 갈등설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부 선수들이 주장 손흥민(34·LAFC)을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선수단 관리와 리더십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코너킥을 준비하며 전광판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 뉴스1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코너킥을 준비하며 전광판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 뉴스1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회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대표팀 내부 불화설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정 의원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주장인) 손흥민(LAFC) 선수를 이름이 아닌 '7번', '그분'이라고 부른다는 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조차 껄끄러울 만큼 선수들 내부 팀워크가 불편해진 건지 여러 가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대표팀 안에서 일부 선수들이 주장 손흥민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실제 선수들이 손흥민을 해당 표현으로 부르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표현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이달 초 열린 국가대표팀 평가전 이후 선수들이 내놓은 인터뷰도 문제 삼았다. 당시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미드필더 황인범(포르투)이 경기력과 팀 운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장면을 국정감사장에서 직접 공개했다.

대표팀 내부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2일 울산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한국은 당시 베네수엘라와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경기 후 김민재는 "수비수들이 불쌍했다. 팀 수준을 올리려면 다 같이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경기 운영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황인범도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 감독님도 임시 감독이다 보니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고 선수들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황인범은 대표팀에서 9년 가까이 활동하는 동안 여러 문제에 대한 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직후 발생한 대표팀 은퇴 소동도 언급됐다. 당시 한국은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었다. 손흥민은 선제골을 넣으며 A매치 통산 59골을 기록했다. 한국 남자 선수의 역대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샬케04) 등 1996년생 동갑내기 선수 3명이 일부 동료들에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에 남아 서로 어깨를 감싸고 사진을 찍었다. 이후 협회 관계자들과 늦은 시간까지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표팀 내부 갈등설이 확산했다.

다만 황인범은 취재진에게 은퇴설을 부인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당시 선수들의 동반 은퇴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21일 국정감사에서 협회가 선수들의 문제 제기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지 추궁했다.

이 직무대행은 "내용을 간략하게 보고받았다"면서 "다만 라커룸 내에서 일어난 일은 라커룸에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표팀 안에서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답했다. 선수단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는 대표팀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협회의 대응 방식이 오히려 대표팀을 둘러싼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과연 축구협회가 대표팀에 대해 어떤 운영상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왜 축구 대표팀은 왜 이런 잡음이나 갈등이 계속 반복되는지, 어떤 감독이 들어와도 과연 우리 대표팀의 리더십이 무너진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는 거 아니겠느냐"며 협회의 책임을 물었다.

과거 대표팀에서 발생했던 선수 간 갈등도 다시 거론됐다. 2023년 손흥민과 김민재 사이의 SNS 관련 논란, 2024년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오세훈이 득점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오세훈이 득점 후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올해 북중미 월드컵 과정에서도 선수단의 인터뷰 거부 문제가 불거졌다. 정 의원은 이런 사례들을 제시하며 주장 체제와 선수단 관리 방식에 문제가 누적된 것은 아닌지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직무대행은 "대표팀이 조금 더 하나로 뭉치면서 앞으로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중심으로 11월 A매치와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준비해 가면서 조금씩 개선이 돼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치른 A매치 4경기에서는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패했고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2-0 승리를 거뒀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11월 A매치와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 내부 갈등에 관한 구체적인 조사 결과나 별도의 후속 조치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