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 미국 주식 1,000종 팔지만 미국인은 제외…대형 증권사와 손잡고 로빈후드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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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비트, 미국서 로빈후드 겨냥해 IB 같은 대형 브로커와 제휴 추진
USDC로 미국 주식·ETF 1,000종 거래하나 미국 이용자는 아직 제외

비트코인 모형과 스마트폰, 달러 지폐가 놓인 책상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비트코인 모형과 스마트폰, 달러 지폐가 놓인 책상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거래량 기준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의 윤곽을 드러냈다. 직접 판을 깔기보다 현지에서 고객 기반을 갖춘 대형 증권사와 손잡겠다는 구상이다. 주식과 코인을 한 앱에서 거래하게 하는 로빈후드(Robinhood)가 사실상의 경쟁 상대다.

벤 저우(Ben Zhou) 최고경영자는 코인데스크(CoinDesk)와 인터뷰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 바이비트는 이미 미국 투자자를 제외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상장 주식과 ETF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미국 본토 공략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저우 CEO “이미 미국 고객 있는 파트너와 손잡는 게 최선”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저우 CEO는 새로운 지역에 진출할 때 현지의 검증된 업체와 손잡는 것이 바이비트의 표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IB)와 같은 회사를 협력 후보의 예로 들었다.

저우 CEO는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는 가상자산 분야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있으면서 이미 미국에 고객 기반을 갖춘 파트너와 일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IB나, 아직 가상자산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미국 내 기반이 탄탄한 곳들”이라고 덧붙였다. 어디까지나 협력 대상의 조건과 예시를 든 발언이다.

바이비트는 전 세계 180개 넘는 국가·지역에서 등록 사용자 8,000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이 거래소는 규제 상품 제공을 목표로 각국에서 라이선스를 모으는 중이다. 유럽에서는 이르면 내년 1분기에 파생상품과 토큰화 주식을 아우르는 ‘올인원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거래 차트가 표시된 휴대전화를 두 손으로 살펴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거래 차트가 표시된 휴대전화를 두 손으로 살펴보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10월 12일 선보인 주식 거래 서비스, 뼈대는 이미 있다

미국 진출 구상의 출발점은 바이비트가 2026년 10월 12일(현지시각) 내놓은 주식 거래 상품이다.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에 따르면 제한 지역이 아닌 곳의 적격 이용자는 미국 상장 주식과 ETF 1,000종 넘게 거래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은 제한 지역 목록에 올라 있다. 미국 주식을 팔면서도 정작 미국인에게는 팔지 않는 구조다.

거래는 바이비트의 통합 거래 계정(Unified Trading Account)에서 이뤄지고 결제 수단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다. 주문 체결은 알파카 시큐리티스가 맡는다. 이 회사는 미국 금융산업규제청과 증권투자자보호공사의 회원인 정식 증권사다. 그 사이에는 모리셔스 금융서비스위원회의 규제를 받는 소개 중개업체 인프라 캐피털 리미티드가 있다.

이용 조건도 공격적이다. 적격 거래에는 수수료가 없고 소수점 거래와 프리마켓·애프터마켓 거래를 지원한다. 거래는 주 5일 하루 24시간 가능하다. 이용자는 증권에 대한 직접적인 경제적 소유권을 갖고 배당도 받는다. 배당금은 USDC로 재투자할 수 있다.

CFD에서 실물 주식으로…스테이블코인이 두 시장을 잇는다

크립토 브리핑은 이번 서비스를 바이비트의 접근 방식이 바뀐 사례로 짚었다. 바이비트는 그동안 차액결제거래와 토큰화 상품으로 주식 가격에 노출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CFD는 가격 변동에 베팅해 손익을 얻는 계약이어서 주식 자체를 보유하지는 않는다. 새 서비스는 실제 증권을 사는 구조라는 점에서 다르다.

이런 변화는 저우 CEO가 내세운 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저우 CEO는 바이비트를 가상자산 전용 거래소가 아니라 멀티에셋(다중 자산) 거래 분야의 선두 주자로 키우려 한다. USDC로 주식을 사고 배당도 USDC로 받는 흐름은 가상자산 측면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전통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도 코인에서 주식으로, 다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을 옮길 수 있다.

사업 측면의 의미도 있다. 가상자산 거래량은 시장 심리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 주식 거래는 토큰 가격에만 기대지 않는 두 번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로빈후드가 기준점…관건은 파트너의 체급

로빈후드는 바이비트가 의식할 수밖에 없는 분명한 비교 대상이다. 로빈후드의 미국 앱은 이미 주식과 가상자산을 한곳에 묶었다. 로빈후드는 미국 밖 시장에서는 토큰화 주식도 홍보하고 있다. 바이비트는 미국 증권 인프라를 처음부터 새로 짓는 대신 대형 파트너를 찾아 미국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알파카와의 협업은 하나의 틀로 볼 수 있다. 바이비트가 직접 브로커-딜러가 되지 않고 인가받은 제3자에 기대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은 이미 확인됐다. 이 방식이 미국 본토에서도 통할지는 별개 문제다.

현재 서비스는 미국 이용자를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그 상태에서 로빈후드와 정면 승부로 넘어가는 것은 큰 도약이며, 회사도 이를 이미 확보한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추진할 과제로 설명하고 있다. 파트너 선정이 핵심 변수다. 계약할 증권사의 규모와 규제상 지위에 따라 바이비트의 미국 진출이 얼마나 진지하고 빠르게 진행되는지가 가늠될 것이다. 구체적인 협력사와 출시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