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 끝 50대 이웃 살해한 20대, 재판서 '징역 25년'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배심원 7명 중 5명 '징역 30년' 의견… 법원, 검찰 구형 넘어선 중형 선고

수년간 이어진 층간소음 갈등을 이유로 위층 주민을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의 구형량을 넘어서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기사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기사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철)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요구한 형량을 웃도는 판결이다.

앞서 검찰은 범행의 계획성과 죄질의 불량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A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 참여한 국민배심원단의 판단은 더욱 엄격했다. 배심원 7명 중 5명은 징역 30년이라는 중형 의견을 냈으며 나머지 2명 역시 징역 25년의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엄벌 의사와 사건의 중대성을 반영해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25년 판결을 내렸다.

1000만 원 넘는 방음부스에도 갈등 지속… 범행 당일 흉기 챙겨 엘리베이터 침입

A 씨는 지난 5월 9일 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위층 주민인 50대 B 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의 발단은 수년간 누적된 층간소음 갈등이었다. 2023년 해당 아파트에 입주한 A 씨는 위층에 거주하는 B 씨 가족과 지속해서 층간소음 문제로 마찰을 빚어왔다. A 씨는 위층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자신의 방 안에 1270만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전용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평소 헤드폰을 착용한 채 생활할 정도로 소음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지속해서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며 피해자 측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두 가구의 갈등은 이미 한 차례 경찰이 출동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지난해 A 씨와 B 씨 가족은 아파트 내부 인터폰을 통해 층간소음 문제로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고 결국 경찰 조율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일에도 A 씨는 집에서 자던 중 소음이 발생하자 이를 위층 B 씨 측이 낸 소음이라고 단정 지었다. 분노를 참지 못한 A 씨는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온 뒤 위층에서 내려오는 B 씨가 탄 엘리베이터에 강제로 타고 들어가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

잔혹한 범행 정황 CCTV에 담겨… 변호인 “심신미약” 주장 vs 유족 “주의 기울였다”

사건 당시 엘리베이터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 씨의 잔혹한 범행 정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A 씨는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B 씨와 마주치자마자 주저 없이 흉기를 수십 차례 휘둘렀다.

특히 A 씨는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자신이 상처를 입자 숨져가는 B 씨의 급소 부위를 다시 한번 찌르는 등 치명적인 가해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수사 기관 조사에서 “위층 주민이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고 층간소음을 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B 씨가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하길래 마지막에 한 번 더 찔렀다”고 진술해 충격을 줬다.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정신적 문제를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평소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으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 B 씨의 딸은 법정에 출석해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오열했다. B 씨의 딸은 “평소 집 안에서 슬리퍼를 착용하고 소음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등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며 “고의로 소음을 내며 누군가를 괴롭힌 사실이 전혀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법원 “건물 배관 하자 공지 있어… 피해자 소음 단정 불가·반성 없는 태도 가중”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주장한 층간소음 피해 원인과 심신미약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아파트 단지 내에 내부 배관 하자가 확인돼 소음과 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체 작업 관련 안내문이 엘리베이터에 공지돼 있었다는 점을 지목했다. 즉 A 씨가 느꼈던 소음과 진동이 오로지 위층 B 씨 가구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전문의의 정신감정 결과에 기반하여 “A 씨가 주장하는 상태가 정신병적 수준의 피해망상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심신미약 인정 요청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A 씨 스스로도 발생한 층간소음이 B 씨 가족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목과 폐, 주요 장기 등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며, 범행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엄중한 가중 처벌 사유에 해당한다”고 양형 판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