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찍는 척하고 그냥 탄다"…서울·부산·제주서 잇따른 황당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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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부산서 외국인 승객 요금 미납 목격담 잇따라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한데도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에 탑승하는 외국인 승객들의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서울의 한 시내버스에서 외국인 여성 4명이 요금을 내지 않고 탑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에 따르면 여성 4명이 차례로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었지만 모두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은 현금 등 다른 수단으로 요금을 결제하지 않았고, 버스기사도 별다른 제지 없이 탑승을 허용했다고 한다.

A 씨는 "네 명 중 한 명도 아니고 모두 잔액이 부족한데 그냥 탔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는 버스에서 내릴 때 해당 여성들에게 직접 항의했다며 "돈을 내지 않고 버스를 타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알고 있다면서 당황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반복되는 '잔액 부족' 논란

이번 사연이 주목받은 것은 비슷한 목격담이 이미 여러 지역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물론 부산과 제주,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서도 외국인 승객들이 교통카드 잔액 부족 안내를 듣고도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지난 9월 제주국제공항에서 성산일출봉 방면으로 운행하는 101번 버스에서 발생했다는 사례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당시 자녀와 함께 제주를 방문한 한 누리꾼은 버스가 정류장에 설 때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승객들의 교통카드에서 잔액 부족 안내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기사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승객이 요금을 내지 않은 채 탑승했다는 설명이다.

부산에서도 유사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에는 시내버스를 이용한 외국인 가족 중 한 명이 교통카드 잔액 부족 안내에도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부산 서면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에서도 요금을 결제하지 못한 외국인 승객을 기사가 일단 태웠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공항버스에서는 실제 운행이 지연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난달 8일 인천국제공항행 공항버스에서 중국인 여성 승객이 1만7000원 요금 중 현금 1만원만 가지고 있어 결제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버스기사는 나머지 금액을 교통카드로 나눠 결제하려 했지만 잔액이 부족했고, 결국 다른 승객이 부족한 돈을 빌려주면서 상황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충북 오송역 인근에서도 외국인 일행이 교통카드 여러 장을 번갈아 단말기에 찍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만 이러한 사례들은 대부분 SNS에 게시된 개인의 목격담으로 실제 요금 납부 여부나 고의적인 무임승차였는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버스 공짜로 타는 법"…해외 SNS에서도 논란

목격담이 이어지면서 버스기사의 대응을 이용한 무임승차 수법이 해외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해도 외국인 승객과 의사소통하기 어렵거나 운행 일정이 촉박한 경우 기사가 그냥 탑승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국 거주자 게시판에는 지난 9월 제주도 버스 무임승차 논란을 다룬 영문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중국 SNS와 틱톡에서 한국 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드 잔액이 부족하다는 안내가 나와도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척하면 버스기사가 그냥 태워준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서울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봤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 이용자는 제주뿐 아니라 홍대 일대에서도 일부 외국인 유학생이 교통카드 잔액이 없는 척하며 버스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에 거주한다는 다른 이용자도 유사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국내 SNS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일주일 사이 벌써 두 번째"라며 서양인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교통카드 여러 장을 번갈아 찍다가 결제가 되지 않자 그대로 탑승했다고 주장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비슷한 상황을 봤다는 다른 누리꾼은 외국인과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기사들이 탑승을 허용하는 점을 일부 승객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버스기사들도 대응 고심…무임승차는 처벌 대상

버스기사들이 요금 미납 승객을 현장에서 제지하기 어려운 문제도 거론된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승객에게 결제를 요구하다 실랑이가 길어지면 버스 출발이 늦어지고 다른 승객들도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국인 승객 때문에 난감했다는 버스기사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캐리어를 들고 탄 외국인이 휴대전화로 요금을 결제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현금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번역기까지 동원해 서울역에 가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서울역은 바로 다음 정류장이었다. 작성자는 그냥 태워줄까 고민하며 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고, 결국 해당 승객이 스스로 버스에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댓글에는 비슷한 상황에 대비해 외국어를 익혀뒀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카드 충전해서 타라", "돈 없으면 내려야한다" 등의 표현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외워뒀다고 밝혔다.

정당한 이유 없이 요금을 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따르면 운임이나 요금을 지급하지 않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행위는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대상이다. 처음부터 요금을 낼 의사 없이 운전기사를 속여 탑승하는 등 사기죄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형사책임도 문제 될 수 있다.

현장 대응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할 때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안내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대체 결제 방법을 명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버스기사들에게도 요금 미납 승객에 대한 통일된 대응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