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방금 발표한 '초강력급' 태풍 참피 경로...한국 최근접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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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5 문턱에 걸친 '초강력급' 태풍 참피, 한국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는?
1951년 이후 가장 늦은 태풍 될까…남해상 강풍·높은 파도 주의

제30호 태풍 '참피(CHAMPI)'가 오는 25일 오후 우리나라에 가장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는 기상청의 최신 예보가 나왔다. 최근접 예상 지점은 제주 서귀포 남쪽 약 330㎞ 해상이다. 한반도 상륙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예보대로 국내에 영향을 줄 경우, 태풍 경로 자료가 남아 있는 1951년 이후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22일 오후 4시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참피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620㎞ 해상(북위 20.8도, 동경 125.5도)에 있다. 중심기압은 920hPa, 최대풍속은 초속 53m(시속 191㎞)로 강도 '4'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시속 10㎞의 느린 속도로 북서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제30호 태풍 '참피' 위성 사진 / CSU/CIRA·JMA/JAXA 제공
제30호 태풍 '참피' 위성 사진 / CSU/CIRA·JMA/JAXA 제공

◆ 초속 53m…'강도 5' 문턱에서 버티는 태풍 참피

기상청의 태풍 강도 구분에 따르면 강도 4는 최대풍속 초속 44~53m, 강도 5는 초속 54m 이상이다. 참피의 현재 최대풍속 초속 53m는 강도 4의 상한선에 해당한다. 최고 단계인 강도 5와는 불과 초속 1m 차이다. 앞서 22일 새벽까지만 해도 참피는 초속 55m의 강도 5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덩치는 오히려 커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참피의 강풍반경(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부는 범위)은 550㎞에 이르고, 남서쪽으로는 약 450㎞까지 뻗어 있다.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폭풍반경도 220㎞다. 사흘 전인 19일 밤 기상청이 22일 밤 강풍반경을 440㎞ 안팎으로 내다봤던 것과 비교하면 예상보다 100㎞ 이상 넓어진 셈이다.

이동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지난주 시속 20㎞ 안팎으로 서북서진하던 참피는 현재 시속 10㎞로 움직이고 있다. 태풍이 북쪽으로 방향을 틀기 직전 속도를 늦추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 24일 방향 '확' 꺾는다…시간대별 태풍 참피 이동 경로

기상청 예상 경로를 시간대별로 보면 참피는 23일 오전 3시 타이베이 남동쪽 약 430㎞ 해상에 도달한다. 이때 최대풍속은 초속 49m로 여전히 강도 4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타이베이 남동쪽 약 230㎞ 해상까지 올라오면서 강도 3(초속 43m)으로 한 단계 약해질 전망이다.

대만에 가장 바짝 붙는 시점은 24일 새벽이다. 24일 오전 3시 참피는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110㎞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4일 오후 3시에는 타이베이 북동쪽 약 280㎞ 해상까지 이동하면서 강도 2(초속 32m)로 약해진다. 진행 방향도 북북서에서 북북동으로 바뀐다. 북서쪽으로 올라오던 태풍이 북동쪽으로 진로를 꺾는 이른바 '전향'이 이 무렵 이뤄지는 것이다.

전향 이후 참피는 속도를 높인다. 25일 오후 3시에는 시속 20㎞로 북동진하며 서귀포 남쪽 약 330㎞ 해상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때가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시점이다. 다만 이 무렵 참피는 중심기압 992hPa, 최대풍속 초속 23m로 가장 약한 단계인 강도 1까지 세력이 떨어진다. 26일 오후 3시에는 일본 가고시마 북동쪽 약 34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층 바람이 태풍의 북상을 막고 있어, 참피가 한반도 육상으로 직접 다가오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이 22일 오후 4시에 발표한 제30호 태풍 '참피' 현재위치와 예상 이동경로 / 기상청
기상청이 22일 오후 4시에 발표한 제30호 태풍 '참피' 현재위치와 예상 이동경로 / 기상청

◆ 제주까지 330㎞…육상보다 '남해 먼바다'가 관건

최근접 시점의 참피 강풍반경은 320㎞다. 그러나 우리나라 방향인 북서쪽 반경은 약 220㎞로 상대적으로 좁다. 예보 경로대로라면 태풍 중심과 서귀포 사이 거리(약 330㎞)가 북서쪽 강풍반경보다 길다. 이 경우 제주 육상이 태풍의 강풍반경 안에 직접 들지는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변수는 경로 오차다. 25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중심의 70% 확률반경은 190㎞에 이른다. 실제 경로가 예보보다 조금만 북쪽으로 치우쳐도 영향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상청도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 남쪽 해상 일부가 태풍 강풍반경에 들어 남해상을 중심으로 태풍 관련 특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과 남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날씨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궂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제주도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는 전남권과 경남남해안으로 확대되겠다. 24일에는 전라권과 경상권,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다. 25일 오후에는 충청권 일부와 강원동해안·산지에도 비가 오겠다. 비는 26일 아침 무렵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23~24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북부·서부 제외) 30~80㎜, 제주도 북부·서부 10~40㎜,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5~30㎜, 대구·경북 5~20㎜, 전북 5~10㎜다.

바람도 거세진다. 제주도에는 23일 오후부터 순간풍속 시속 70㎞(초속 20m), 산지에는 시속 90㎞(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 가능성이 있어 강풍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 남해안도 24일 새벽부터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의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바다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미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에서는 24일 새벽부터 초속 10~25m의 바람과 함께 물결이 최대 5m 이상으로 높게 일겠다. 23일 오후부터는 제주도 먼바다와 남해 먼바다에 돌풍과 천둥·번개가 동반될 수 있다. 23일부터 남해안, 당분간 제주도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와 갯바위를 넘을 수 있어 해안가 접근은 자제해야 한다. 제주 하늘길과 뱃길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항공기·여객선 이용객은 운항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은 23~26일 내리는 비의 구역과 시작·종료 시점이 참피의 경로와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최신 예보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22일 일본 기상 위성에 포착된 제30호 태풍 '참피' / himawari8
22일 일본 기상 위성에 포착된 제30호 태풍 '참피' / himawari8

◆ 1951년 이후 '가장 늦은 태풍' 될까…대만·일본은 이미 비상

참피가 예보대로 25일께 국내에 영향을 주면 기록이 바뀐다. 지금까지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1998년 10월 16~18일 한반도 인근 해상을 지난 제10호 태풍 '제브'다. 참피는 이 기록을 일주일 이상 늦추게 된다.

참피의 길목에 놓인 대만과 일본은 이미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서(CWA)는 22일 육상 경보를 발령했다. 참피가 대만 북동부 해안을 스치듯 지나가며 점차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안 마을에는 6m가 넘는 파도를 경고하는 휴대전화 경보가 발송됐다. 타이베이 인근 등 북부 산간 지역에는 1m에 가까운 폭우가 예상된다. 대만 교통부는 이날 국내선 중심으로 항공편 125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오키나와현 최서단 유인도인 요나구니섬이 먼저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등 주요 항공사는 22~25일 국내선을 중심으로 1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한국에는 태풍에 앞서 때 이른 추위가 찾아왔다. 22일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강원 북춘천에서는 올가을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6일 빠른 기록이다. 추위는 23일 아침까지 이어지겠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3~14도로, 경기북부와 강원내륙·산지는 5도 이하로 떨어지겠다. 다만 23일 낮부터 바람이 남풍 계열로 바뀌면서 기온이 오르겠다. 24일 서울은 아침 13도, 낮 21도로 예보됐다. 이후 27일께 찬 공기가 다시 내려오면서 28일 아침 기온이 1도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