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금 10월부터 코인으로 돌려받을 수도…요청하면 거래소가 팔아 현금 지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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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 10월 1일 시행 예정… 가상자산도 환급 대상
거래소에 지급정지 의무 부과, 피해자는 코인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책상 위에서 암호화폐 동전과 현금 다발을 주고받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책상 위에서 암호화폐 동전과 현금 다발을 주고받는 모습 — AI 자료 이미지

가상자산을 직접 빼앗겼거나, 보낸 현금이 범인 손에서 코인으로 바뀌었다면 그동안은 구제받기 어려웠다. 피해구제 대상이 '금전'으로만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10월 1일 시행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피해자가 무엇을 신고하고, 어떤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

코인 피해도 구제 대상에 들어왔다

법의 정식 이름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다. 개정안은 3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3월 31일 공포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시행 예정일은 10월 1일이다.

가장 큰 변화는 피해구제 대상 자산이 '금전'에서 '가상자산'까지 넓어졌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존에는 피해자가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당한 경우 적절한 구제를 받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범죄자가 피해자의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꾼 경우에도 환급 범위에 가상자산이 없어 충분한 환급이 제한됐다.

두 번째 변화는 거래소의 의무다. 은행·증권사 같은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필요하면 거래 지연이나 지급정지를 해왔다. 가상자산거래소는 현행법상 이런 의무가 없었다. 개정안은 거래소에도 금융회사와 같은 수준의 의무를 지운다.

구체적으로 거래소는 가상자산 거래의 목적을 확인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의심 자금이 유통되는지 상시 감시해야 하고, 범죄가 의심되면 즉시 계정을 지급정지한 뒤 피해자의 환급을 지원해야 한다. 거래소도 2025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 'ASAP'에 의심 거래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책상 앞에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서류에 펜으로 기입하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책상 앞에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서류에 펜으로 기입하는 모습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피해를 당했다면 이 순서로 움직여라

금융위원회 안내에 담긴 절차는 세 단계다. 1단계에서 피해자는 은행 계좌나 거래소 계정에서 사기범에게 돈이나 가상자산을 보낸 사실을 확인한다. 그 즉시 은행과 거래소에 동시에 신고하고 지급정지와 계정 이용중지를 요청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금융회사와 거래소가 의심 거래를 확인하고 필요한 계정과 자산의 이동을 제한한다. 피해자는 피해구제 신청서와 송금·거래 자료를 낸다. 3단계에서 금융감독원이 소멸된 채권 또는 피해환급자산의 범위와 피해자별 금액을 결정한다.

신고 때 한꺼번에 내야 할 정보도 정리돼 있다. 신고 접수 시각, 계좌번호, 거래소 계정, 코인 종류와 수량, 입출금 주소, 트랜잭션 해시(블록체인에 남는 거래 고유 식별값),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이다. 대화 내용과 거래 기록은 지우지 말고 캡처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한쪽만 신고하는 것은 위험하다. 은행 지급정지만 신청하고 거래소 신고를 빠뜨리면 거래소 내부의 출금 차단이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거래소에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의 지갑 추적과 명의자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

코인으로 받을지 현금으로 받을지

환급 형태는 시행령 개정안에 구체화됐다. 피해환급자산이 금전이면 금액 단위로, 가상자산이면 종류·수량 단위로 지급한다. 가상자산은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잃은 자산과 지급정지된 자산의 형태가 다를 수도 있다. 이때는 지급정지 시점에 사기이용계좌 등에 남아 있던 자산의 형태로 돌려받는다. 현금을 보냈는데 범인이 코인으로 바꿔 둔 상태에서 지급정지됐다면 원칙적으로 코인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형태의 피해자산이 섞여 있으면 금전은 그 금액으로, 가상자산은 지급정지 시점의 시세로 평가해 금액을 정한다.

코인으로 받는 일이 부담스러운 피해자를 위한 장치도 생겼다. 법 제10조는 지급할 피해환급자산이 가상자산이고 피해자가 요청하면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를 매도한 뒤 대금을 금전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경우 거래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에 매도를 요청할 수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이 매도지원 전담기관의 지정요건을 담았다. 가상자산과 관련된 이용자 보호 및 피해 회복 지원 업무를 할 조직과 인력을 갖추는 등 금융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없거나 계정이 없는 피해자가 코인 형태로 받아도 재산 가치를 지키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환급 전에 알아둘 한계와 확인 사항

신고가 빠르다고 전액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법 제10조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채권이 소멸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환급받을 사람과 금액을 결정해 피해자와 금융회사 등에 통지한다. 총피해금액이 소멸채권 금액을 넘으면 각 피해자의 피해액 비율에 따라 나눠 받는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신고 순서만으로 결과가 갈리지 않는다.

환급이 확정되기 전에는 변수도 남는다. 자산 가격 변동, 이미 완료된 이전 거래, 해외 사업자로의 이동 여부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의심스러운 송금이나 출금 요청을 발견한 순간 바로 신고해야 하는 이유다.

시행일과 세부 기준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시행령은 2026년 7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됐고, 금융위원회는 10월 1일 법 시행에 맞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내용은 입법예고안 기준이므로 최종 확정 내용은 따로 확인이 필요하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는 2026년 9월 29일 일부개정, 시행일 10월 2일로 표시된 판본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안내 시점과 현행 표시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으니 신고 당시 적용 법령과 거래소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피해를 본 뒤에는 2차 사기도 조심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안내에 따르면 변호사·수사관·거래소 직원·블록체인 추적업체를 사칭해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복구 수수료, 세금, 법원 공탁금 명목으로 추가 송금을 요구하거나 신분증, 거래소 로그인 정보, 지갑 비밀번호, 시드문구(지갑을 복구할 때 쓰는 단어 조합)를 넘기라고 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경찰 내부망을 쓴다거나 성공 수수료만 받는다는 말도 공식 기관의 피해구제 결정과 같은 권한을 뜻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