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김주애가 북한 지도자가 되면, 북한이 둘로 쪼개질 가능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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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vs 김한솔, 북한 권력 다툼의 시나리오 제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이 온라인에서 연일 확산하는 가운데, 사망 이후의 후계 구도를 다룬 커뮤니티 글 하나가 다시 읽히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올라온 '김주애가 북한 지도자가 되면 북한이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다. 해당 게시물은 6800여 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다른 커뮤니티와 SNS로 옮겨지며 퍼지며 주목받았다.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자료사진.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자료사진.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게시글의 출발점은 김정은이 딸 김주애를 공식석상마다 동행시키고 있다는 관찰이다. 작성자는 김정은이 김주애를 계속 앞세우는 모습을 두고 차기 후계자로 낙점한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글의 핵심 주장은 김주애가 실제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를 경우 북한 내부가 한 명의 지도자 아래 하나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망설의 진위는 해당 글이 다루는 범위 밖이다. 게시글은 김정은의 신변 변화를 전제로 한 가정과 추정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하의 내용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시나리오로 읽어야 한다.

업적 없는 10대 여성 지도자, 북한 사회가 과연 받아들일까

우선 첫 번째 약점으로 평가되고 있는 지점은 김주애의 나이와 이력이다. 김주애는 10대 소녀이고 후계자로서 내세울 만한 뚜렷한 업적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도자의 자격을 공적으로 입증한 사례가 없는 만큼 권력층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논리다.

두 번째는 성별이다. 작성자는 북한이 남존여비 성향이 강한 사회라고 규정했다. 아무리 백두혈통이라도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되면 내부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글의 판단이다. 집권 명분이 혈통에 있는 체제에서 혈통만으로는 나이와 성별에서 오는 약점을 메우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주애보다 정통성이 앞선다는 인물, 김한솔

이런 주장들 속에서 김씨 일가 안에 김주애보다 정통성이 두터운 인물이 있다고 지목되고 있다. 김정은의 조카이자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이다. 계보는 김일성의 장남이 김정일이고, 김정일의 장남이 김정남이며, 김정남의 장자가 김한솔이다. 장남의 장자라는 점에서 정통성만 따지면 최상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일부 주장이다.

다만 김한솔이 적장자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김한솔은 김정남의 정실 부인이 낳은 아들이 아닌 서장자다. 글에 따르면 정실 부인의 아들인 김금솔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김주애의 가장 유력한 대항마는 김한솔이라는 것이 일각에서 분석되고 있다.

김정남 아들 김한솔. / 뉴스1
김정남 아들 김한솔. / 뉴스1

파리 정치대학 출신, 북한 귀환 의지를 밝힌 김한솔

김한솔이 북한 주민의 삶을 더 낫고 편하게 만들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통일도 꿈꾼다고 한다. 파리 정치대학에서 공부한 이력을 근거로, 북한 지도자가 되려는 야망이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신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언론에 자신을 계속 알리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대목들은 해석의 영역이다. 김한솔 본인이 지도자 자리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적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다.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귀환 의사 표명, 통일에 대한 언급, 언론 노출 등이다.

형은 타국에서 숨졌고, 조카는 타국에서 망명 중

김정은에게 형 김정남이 자신의 정통성을 위협할 가장 유력한 경쟁자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숨졌다.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소행으로 판단했고, 해당 글 작성자 역시 요원들을 시켜 타국에서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가 타국에서 숨진 뒤 아들 김한솔도 타국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이 김정남에 이어 김한솔을 제거하려 애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주애로 후계가 이어지는 구도에서 김한솔이 가장 큰 변수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김정은-김주애 부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김주애 부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CIA 보호설과 미국의 개입 가능성

가장 파장이 큰 대목은 미국 중앙정보국이 김한솔의 신변을 지켜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역시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북한에서 김정은이 사망하고 김주애가 뒤를 잇는 상황이 오면, 미국이 김한솔을 정통 후계자라며 새 지도자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한솔은 여성인 김주애보다 북한 권력층의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도 덧붙였다.

그 경우 북한은 김주애를 지지하는 세력과 김한솔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갈라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CIA가 김한솔을 통해 북한을 움직이려고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고 보여지고 있다. 미국이 오랫동안 써온 방식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타국이 둘로 나뉘어 권력 다툼을 벌일 때 친미 성향의 쪽을 밀어주고 원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꾸려지도록 조정해왔다는 것.

3대 세습 이후 4대 세습, 오래된 질문이 다시 소환

김주애가 공식 후계자로 지명됐다는 발표는 북한 당국에서 나온 적이 없다. 김한솔의 지도자 도전 의지와 CIA 보호설도 글 안에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전언과 해석으로 처리됐다. 이러한 내용들은 정보기관이나 연구기관의 분석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해당 글과 같은 내용들이 '김정은 사망설'과 맞물려 확산한 이유는 김씨 일가의 계보와 후계 구도가 이미 널리 알려진 소재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 세습 이후 4대 세습이 어떤 모습일지는 오래 이어진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