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위에서 웨딩 촬영한 예비부부…시청에 물었더니 '뜻밖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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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지시로 울타리 넘은 웨딩촬영, 문제없나?
전주의 한 공원에서 예비부부가 무덤 형태의 유적 위에 올라가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장소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울타리와 안내판까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작가 권유에 무덤 위로 올라간 예비부부
23일 JTBC '사건반장'과 뉴스1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전주 덕진공원 일대에서 예비부부가 봉분 형태의 구조물 위에 올라가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졌다.
공개된 사진에는 웨딩드레스와 정장을 입은 남녀가 잔디로 덮인 무덤 형태의 구조물 위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에는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고 유적에 관한 안내판도 세워져 있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 A 씨는 해당 장소가 웨딩 촬영지로 이용되지만 일반적으로 무덤 형태의 구조물에 올라가 사진을 찍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A 씨에 따르면 예비부부가 구조물 위에서 촬영하게 된 것은 사진작가의 권유 때문이었다.
사진작가가 올라가도 괜찮다고 하자 예비부부는 실제로 올라가도 되는 장소인지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사진작가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촬영이 진행됐다는 것이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출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까지 설치된 장소에서 이러한 촬영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A 씨가 촬영 중인 일행에게 다가가 해당 장소에 올라가는 것이 허용되는지 따져 묻자 사진작가와 예비부부는 사과한 뒤 구조물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무덤 아닌 재현 유적…전주시 "별도 처벌 규정 없어"
논란이 된 장소는 실제 무덤이 아닌 과거 무덤의 형태를 고증해 다시 만든 시설로 확인됐다.
현장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마전 1호분 석곽묘'라는 명칭이 적혀 있었다. 석곽묘는 돌로 만든 무덤 내부 공간에 관이나 부장품 등을 안치하는 무덤 형식을 말한다.
JTBC '사건반장' 제작진은 해당 장소에서 진행된 웨딩 촬영과 관련해 전주시 국가유산관리과에 문의했다.
전주시 측은 해당 시설이 실제 무덤이 아닌 재현 유적이어서 문화유산 관련 법률을 적용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재현 시설이라고 해서 구조물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행위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는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한 울타리와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전주시 국가유산관리과는 관련 계도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현 유적에 적용할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적 훼손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적이나 문화유산을 훼손하면 관련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유적에 동일한 처벌 규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유산의 지정 여부와 훼손 행위의 성격 등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이 달라진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가 지정한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 법 제92조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유산을 손상하거나 훔치고 숨기는 행위 또는 다른 방법으로 문화유산의 효용을 해치는 행위를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단순히 물건을 훔치는 행위뿐 아니라 문화유산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국가지정문화유산 이외의 지정문화유산이나 임시지정문화유산도 법적 보호를 받는다. 법에서 정한 일부 건조물을 제외한 지정문화유산 등을 손상하거나 절취하는 행위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규정돼 있다.
땅속에 묻힌 유적도 법으로 보호
땅속에 남아 있는 유적은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받는다. 매장유산에는 토지에 묻혀 있거나 분포하는 문화유산 등이 포함된다.
매장유산이 존재하는 지역은 원칙적으로 임의 발굴이 금지된다. 학술 연구나 유적 정비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을 때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발굴할 수 있다.
또한 매장유산을 발견한 사람은 함부로 옮기거나 훼손하지 않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고해야 한다. 발견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채 숨기거나 처분하고 현상을 변경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재현 시설과 실제 문화유산은 구분해야
유적의 형태를 본떠 새로 만든 재현 시설은 실제 지정문화유산과 법적 지위가 다를 수 있다. 과거의 모습을 재현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시설에 문화유산 훼손 관련 처벌 규정이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재현 시설이라도 타인의 재물을 실제로 파손했다면 형법상 재물손괴죄 등이 문제 될 수 있다. 단순히 시설 위에 올라간 행위와 시설 자체를 손상한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