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직 박탈이냐 아니냐…오늘 운명 갈리는 오세훈, 눈길 끈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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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세훈 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선고 공판…서울시장직 유지 여부에 눈길
시장직 유지 여부가 걸린 항소심 선고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평소처럼 현장 일정을 이어갔다. 오전 간부회의에서 핼러윈 인파 안전대책을 직접 챙긴 데 이어 내년 개관을 앞둔 도봉구 창동 서울아레나 공사 현장까지 찾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낸 중계 허가 신청을 받아들여 이날 선고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한 판단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다.

■ 오세훈 시장이 선고 당일 아침 향한 곳은…"강북 전성시대 여는 상징"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창동 서울아레나 건립 현장과 창동역 주변을 차례로 둘러봤다. 서울시 관계자들과 이 지역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이 동행했다. 오 시장은 공연장 내부와 대중음악지원시설의 공사 진척 상황을 살피고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서울아레나는 하나의 공연장이 완성된다는 의미보다는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곳에서 K팝이 많은 신화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관 시점과 관련해서는 "2027년 6월 중순이면 첫 공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연장과 함께 대중음악지원시설이 완공되면 K팝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공간적인 준비가 완료되는 셈"이라며 "이곳을 중심으로 더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팝이 다시 한번 대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간 280만명 정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아레나는 도봉구 창동 1-23 일대에 들어서는 공연 특화 복합문화시설이다. 한 번에 최대 2만8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아레나 공연장을 중심으로, 최대 7000명을 수용하는 중형 공연장과 대중음악지원시설, 컨벤션·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2009년 '동북권 르네상스' 구상에서 출발한 이 사업은 금리 상승과 공사비 급등 등으로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긴 끝에 2023년 11월 첫 삽을 떴다.
공사 속도도 붙었다. 지난해 9월 오 시장이 현장을 찾았을 당시 34%였던 공정률은 현재 81%까지 올라왔다. 공연장과 대중음악지원시설은 내부 마감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시는 내년 5월 준공 후 6월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공연업계 반응도 뜨겁다. 지난달 진행된 2027년 하반기 첫 정기 대관에서는 경쟁률이 최대 4대 1까지 치솟았다. 공연장과 함께 들어서는 6개 층 규모의 대중음악지원시설은 서울시가 직접 맡아 운영한다. 시민이 K팝을 체험하고 관련 전시를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을 꾸리는 동시에 신진 아티스트 발굴과 공연산업 전문인력 양성도 지원할 방침이다.

■ 먹자골목·교통까지 챙겨…"관람객 오래 머물 공간 만들라"
공사 현장 점검을 마친 오 시장은 창동역 일대 먹자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겨 개관 이후 상권을 어떻게 살릴지 점검했다. 시는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이 공연장만 들렀다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며 소비하도록 창동역 주변에 K푸드·K뷰티 관련 상업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먹자골목은 서울시가 지난달 고른 '서울 달빛야장' 시범사업지 6곳 가운데 하나다. 시는 이곳을 K푸드 특화거리로 키우고 야간 경관을 정비하는 한편 버스킹 같은 음악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창동역상점가 상인회 관계자는 "요즘 젊은 친구들과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달빛야장 소식이 알려진 이후 벌써 시작한 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골목 곳곳을 둘러보며 방문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고 시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대형 공연에 따른 교통 혼잡과 보행 안전 대책도 함께 준비된다. 시는 공연이 끝난 뒤 관람객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비해 버스 증편, 지하철 1·4호선 임시열차 투입, 셔틀버스 및 별도 승하차 공간 운영 등을 검토 중이다. 공연장과 창동역을 잇는 보행로 개선 사업은 개관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중랑천변 보행데크 등 주변 보행시설도 단계적으로 늘린다.
오 시장은 "내년 6월 개관 전까지 공연장 조성과 운영 준비는 물론, 관람객의 교통·보행 안전과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 이태원참사 4주기 앞두고 "시민 안전 최우선"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는 핼러윈 인파 관리가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오 시장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핼러윈을 앞두고 크고 작은 행사와 인파밀집이 예상되는 만큼, 무엇보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전 준비부터 현장 관리까지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홍대·이태원·성수동·익선동 등 사람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지역의 시설물과 보행 환경을 미리 꼼꼼히 점검하고, 인파 집중이 우려되면 선제적으로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경찰·소방·자치구·의료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11월 1일까지 열흘을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이태원·홍대·성수 등 10개 자치구 14개 지역의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해당 지역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인파감지 CCTV 361대와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드론을 활용해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공공·민간 안전관리 인력 3271명이 현장에서 보행 흐름을 관리한다. 위험 상황이 생기면 지하철역 출입구 통제, 무정차 통과, 긴급재난문자 발송 등의 조치가 즉시 시행된다.
오 시장은 오는 24일 오후 5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10·29 이태원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 "오세훈이는 몰라요" 명태균 녹음파일, 2심 판단 바꿀까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공표 3건, 비공표 7건 등 모두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인 김한정 씨가 그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부담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을 받는 와중에 올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다시 당선됐다.
1심 재판부는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이 직접 조사를 의뢰했고 비용 2100만원이 대신 지급됐다고 보고 벌금 1000만원,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고 이후 5년 동안 공직에 오를 수 없다. 1심 형량이 그대로 굳어지면 차기 대선 출마도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형량을 높여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기거나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항소심에서는 명 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라고 말한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이 탄핵증거로 새로 채택되면서 오 시장이 대납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무죄를 자신했다.
같은 재판부가 이달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의 징역 2년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점도 관심을 끈다. 당시 재판부는 무상으로 제공된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무상 제공이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던 반면 오 시장 사건은 대납 사실을 알았는지가 핵심이어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도 선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김기흥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이날 YTN '뉴스NOW'에 출연해 새로 채택된 녹취를 거론하며 "명태균 씨의 주장이 탄핵되는 상황이 된다면 결국은 오세훈 시장이 무죄가 될 수밖에 없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서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신중한 반응을 두고 "쉽지 않은 선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겸손한 마음도 보이고 신중한 모습도 보여서 선거의 상황을 관리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항소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오 시장의 거취가 곧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 모두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어 형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