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항소심 무죄] 오세훈이 무죄 선고받은 뒤 울컥하며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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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2심 무죄에 울컥…”끝까지 믿어 준 국민 덕에 버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오 시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재판 기간 제가 의심받는 동안에도 끝까지 신뢰를 철회하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신 많은 국민이 있었다"며 "그분들 덕에 버티면서 일하고 재판도 견딜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 말을 하면서 잠시 목이 메는 모습을 보였다.

오 시장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정말 완벽하게, 조심스럽게 공직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검찰과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완벽하게 처신하겠다"고 했다. 재판 과정을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오 시장은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오 시장은 재판 중에 치른 선거에서도 결백을 믿고 자신에게 다시 시정을 맡겨 준 서울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진심과 혜안에 대한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증거와 어긋나는 부분이 많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공소사실과 같이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한다"며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아 유죄로 의심이 가더라도 결국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도 1심의 징역 2년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무상으로 받은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 사건은 제3자가 비용을 대신 냈다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 구조가 달랐지만 결론은 같았다.

오 시장이 피고인석에 선 지는 10개월이 넘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강 전 부시장과 공모해 김씨가 조사비용 약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했다며 지난해 12월 1일 오 시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오 시장은 기소 직전인 지난해 11월 명씨와 대질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2월부터 3월까지 5차례에 걸쳐 명씨가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실무자 강혜경씨 계좌로 모두 3300만원을 보냈다. 오 시장은 그해 3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겨 야권 단일 후보가 됐다. 오 시장은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오 시장은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4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첫 재판부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22일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의 대납을 인정해 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낸 3300만원 가운데 1200만원은 오 시장의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 비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도 각각 벌금 300만원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오 시장은 이튿날 곧바로 항소했다. 지난 8월 항소심 첫 재판에서는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항소심에서는 명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라고 말한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이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탄핵증거로 새로 채택됐다. 특검팀은 지난 2일 결심 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선고를 앞두고 무죄를 자신했다. 오 시장은 지난 7일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에 들어서면서는 취재진에게 “1심에서 제출되지 않았던 유리한 결정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나.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오 시장은 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법정에 들어갔다.

국민의힘도 무죄를 기대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추측과 엇갈리는 진술에 의존했던 1심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오직 명백한 증거와 엄정한 법에 따라 공정한 판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며 "사필귀정의 무죄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 형량이 확정됐다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고 피선거권도 제한될 처지였다. 다만 특검팀이 선고일로부터 7일 안에 상고하면 오 시장의 유무죄는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