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뇌출혈로 사망” 주장 이어…급기야 오늘(23일) 이런 글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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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 파장...SNS에서 시신 안치설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뇌출혈로 숨졌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해외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번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그의 시신이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돼 방부 처리 중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다만 북한 관영매체는 사망설이 퍼진 직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사진을 내보냈고,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도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어 사실로 볼 만한 단서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

■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방부 처리 중"…이번엔 '시신 안치설'

23일 중국 출신 민주화운동가로 알려진 지에리젠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김 위원장의 시신이 금수산태양궁전 수정관에 안치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김 위원장이 숨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시신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잠들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겨져 방부 처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망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고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에리젠은 현재 북한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의 행방은 알 수 없다"고도 적었다. 최근 북한 웹사이트 40여 곳에서 접속 장애가 이어진 점을 사망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주장의 출처나 이를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리설주와 주애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대목은 두 사람이 지난 19일 김 위원장과 함께 공개 행사에 나선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사실과 맞지 않아 의문점을 남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딸 주애,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새 제품 개발과 질 제고 열풍'을 주제로 열리는 경공업 부문 피복ㆍ신발 전시회장을 돌아봤다며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딸 주애,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새 제품 개발과 질 제고 열풍'을 주제로 열리는 경공업 부문 피복ㆍ신발 전시회장을 돌아봤다며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 / 연합뉴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 머물던 금수산의사당을 개조해 선대 지도자 두 사람의 시신을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북한 체제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다.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1일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이곳을 참배했고, 당시 주애가 두 사람 사이 정중앙에 선 사진이 공개돼 후계 구도와 관련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 김정은 사망설 진원지는? '시진핑 대역설' 퍼뜨린 셰완쥔

이번 사망설은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지난 19일(한국 시간) 새벽 X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지정된 중국민주당의 주석을 자처하는 인물로,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망했다거나 대역을 내세우고 있다는 식의 허위 주장을 SNS에 여러 차례 올려왔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으나 북한의 의료 여건이 열악해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적었다. 이후 베이징 협화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치료 적기를 놓쳐 끝내 숨졌고, 시신은 비밀리에 북한으로 옮겨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일부 게시물에는 김 위원장 사후 권력이 딸 주애가 아닌 김여정에게 넘어갔다거나, 중국이 병력 9000명을 평양에 보냈다는 내용까지 담겼지만 신빙성 있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해당 게시물은 조회수 648만 회를 넘길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영국 더선, 미국 뉴욕포스트,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 해외 매체가 소문을 소개하면서 사망설은 빠르게 확산했다.

김일성정치대 학생들 환호 받는 김정은 / 뉴스1
김일성정치대 학생들 환호 받는 김정은 / 뉴스1

북한은 사망설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는 20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리설주 여사, 주애와 함께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지난 11일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 참석 이후 8일 만에 공개된 공식 활동 사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아 딸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전국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찾아 딸 주애가 들어 보이는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2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이달 1일 중국 국경절 77주년을 맞아 보낸 축전에 대한 회신이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북중 두 나라가 대를 이어 운명을 함께하며 서로 지켜주고 도와왔다고 강조했고, 김 위원장을 수반으로 하는 노동당의 영도 아래 북한 사회주의 위업이 새 국면을 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답전 공개가 발송 이틀 뒤에야 이뤄진 점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김일성 34시간, 김정일 51시간"…과거 사례로 본 북한 최고지도자 사망설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망했을 때 북한이 보인 대응을 근거로 이번 소문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김일성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오전 2시 숨졌다. 북한은 약 34시간이 지난 9일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북한은 김 주석이 심장혈관 질환과 동맥경화증으로 치료를 받던 중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숨졌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2011년 12월 17일 오전 8시 30분 현지지도에 나섰다가 특별열차 안에서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성쇼크로 사망했다고 발표됐다. 북한은 약 51시간 30분 뒤인 19일 정오 특별방송으로 이를 알렸다. 오전 10시부터 '중대보도'를 예고한 뒤 정오에 사망 소식을 전하는 방식이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22일 YTN '뉴스퀘어 2PM'에 출연해 두 지도자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이번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셰완쥔의 글이 19일에 올라왔는데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 발표가 없다며, 과거 사망 발표까지 걸린 시간을 이미 훌쩍 넘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병원 이송설에 대해서도 그는 김 위원장 이동에 동원될 대규모 경호 인력과 항공기 움직임을 외부에서 모를 리 없다며 비밀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여정 부장의 최근 행보 역시 근거로 들었다. 김 실장은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김여정이 전선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사망설이 거짓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북한 박정천·김여정,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 시찰 사진 /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 박정천·김여정,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 시찰 사진 /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실제로 김여정 부장은 19일 담화를 통해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응한 한국군의 경고사격을 비난하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일에는 박정천 국방성 고문 등과 함께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시찰했고, 21일에는 10월 중 전 국경선에서 확성기를 가동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여정 부장의 대외 메시지 발신 빈도 역시 이례적인 수준이다. 통일부 장윤정 부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장이 지난달 말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담화를 낸 이후 지금까지 모두 열 차례 대남 입장을 발표했다며 한 달 사이 열 차례는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부장은 이들 담화에서 지뢰 폭발 사고와 미사일 발사, 대북 인도 협력, 국경 요새화 등의 사안을 엮어 남측 비난을 이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2024년 10월 북한이 평양 무인기 침투를 주장했을 당시에도 김 부장이 집중적으로 낸 대남 입장은 6차례였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장 부대변인은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기보다 남북 간 긴장과 충돌 위험을 막기 위해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의 입장을 일치시키고 평화적으로 관리할 소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웹사이트 먹통·방산주 상한가…반복되는 '사망설' 소동

그럼에도 궁금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외무성 등 북한 국가 도메인(.kp)을 쓰는 웹사이트 42곳은 20일 오전 11시부터 약 8시간 동안 접속이 되지 않다가 복구된 뒤, 같은 날 밤부터 다시 장애를 빚었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안업계에서는 통신 회선이나 장비 문제, 전력 불안정 가능성과 함께 디도스 공격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자는 사이버 공격 여부를 확인해줄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2022년에도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되는 접속 장애를 겪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도 꾸준히 관심 대상이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 위원장의 체중이 140㎏대에 이르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 상태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사망설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 테마주로 분류되는 스페코는 오전 9시 42분께 전 거래일보다 474원(29.98%) 오른 2055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뒤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빅텍과 휴니드도 장중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방산주는 약세를 보였다. 이번 급등을 뒷받침할 수주나 실적 관련 공시는 확인되지 않아, 소문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둘러싼 사망설은 처음이 아니다. 1986년 11월 국내 한 일간지가 김일성 주석 사망 호외를 냈지만 하루도 안 돼 오보로 드러났다. 2020년 4월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생일 행사에 나타나지 않자 사망설과 위중설이 퍼졌으나, 그는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과거 여러 차례 신변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
과거 여러 차례 신변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