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 모네로 출금 고객 개인정보 요구 이메일 철회…자금 출처 확인은 그대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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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공동 최고경영자, 모네로 매수자 개인정보 요구 “잘못” 인정하고 철회
XMR 상장은 유지하되 자금 출처 확인은 계속, 지역 제한도 그대로

도심 전망 사무실에서 봉투를 확인하는 남성과 마주 앉은 여성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도심 전망 사무실에서 봉투를 확인하는 남성과 마주 앉은 여성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프라이버시 코인 모네로(XMR) 매수자에게 보낸 개인정보 요구 이메일을 거둬들였다. 공동 최고경영자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10월 23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메일은 우리가 보낸 것이고 잘못이었다”며 “규정이 요구한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크라켄은 모네로 상장도 그대로 유지한다.

직업·자금 출처·사용 목적까지 물은 이메일

문제가 된 이메일은 자기 돈으로 모네로를 산 뒤 이를 출금한 고객에게 발송됐다. 내용은 고객의 직장(고용주), 매수 자금의 출처, 출금한 코인을 어디에 쓸 계획인지를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소스들에 따르면 일부 고객은 강화된 고객확인(EDD) 질문지 형태로 이 요청을 받았다.

특히 논란이 된 대목은 출금 이후의 용도를 묻는 질문이다. 거래소를 떠난 자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까지 캐물은 셈인데, 세티는 이 질문 “what will you do with your coins(코인으로 무엇을 할 건가)”를 두고 “사라졌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질문은 이미 삭제됐다는 설명이다.

모네로는 거래 금액과 참여자 정보를 암호학적으로 가리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코인이다. 외부에서 결제 내역을 재구성하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이유로 지원을 중단한 거래소도 있다. 크라켄의 이번 이메일이 모네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발을 부른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유리 칸막이 너머의 남성에게 현금 다발을 건네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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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이 큰돈을 들고 있다”는 직원의 판단이 발단

세티는 이메일이 나간 경위를 규제 요구가 아닌 내부 판단 탓으로 돌렸다. 거래소의 한 직원이 젊은 고객이 많은 돈을 보유한 것을 보고 위험 신호(레드 플래그)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세티는 이 논리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그것은 위험 신호가 아니다. 그는 우리의 고객”이라고 적었다.

세티는 영향을 받은 고객들에게 아무것도 답할 필요가 없다고 이미 안내했다고 밝혔다. 요청 자체도 철회됐다. 글 말미에는 문제를 지적한 이용자들에게 “call out(지적)”에 대한 감사 인사도 남겼다.

세티가 선을 그은 기준은 분명하다. “돈이 어디서 왔는지는 정당한 질문이다. 그 돈을 떠난 뒤 어떻게 쓰는지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자금 출처 확인은 자금세탁방지 차원의 정당한 절차지만 출금 후 사용처를 감시하는 것은 거래소가 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상장은 유지, 출처 확인은 그대로

세티는 모네로 상장 폐지 가능성에 대한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XMR은 계속 상장된다. 여기서 사서 집(개인 지갑)으로 가져가라. 그것이 상품”이라고 썼다. 크라켄은 앞으로도 서비스를 다듬겠다는 입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크라켄의 공개 거래 API에서 XMR/USD 시장은 금요일 밤(미 동부시간) 확인 시점에 ‘온라인’ 상태였고, 입출금 상태 서비스에도 ‘정상’으로 표시됐다.

다만 철회 범위는 좁다. 크라켄은 표준 고객확인 절차의 일부인 자금 출처 검증을 계속한다. 상황에 따라 은행 거래내역, 재직 관련 서류, 투자 소득 증빙을 요구할 수 있다. 계정 활동이 달라지거나 거래 규모·유형이 의문을 낳을 때 추가 심사를 하는 것도 허용돼 있다. 없어진 것은 모네로 출금에만 붙었던 별도의 추가 질문 계층이다.

10월 1일 개정된 정보 요청 정책에 따르면 요청에 답하지 않으면 입금과 거래가 동결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 출금에는 영향이 없다. 크라켄은 이메일을 받은 고객이 몇 명인지, 이런 관행이 얼마나 이어졌는지, 어느 국가·지역이 대상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역 제한은 그대로…시장 안팎의 맥락

세티의 발언이 기존 지역 제한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크라켄은 2024년 10월 31일 유럽경제지역(EEA) 고객의 XMR 거래와 입금을 중단했고 출금은 두 달 뒤 종료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라켄 공개 규정상 영국 고객은 XMR 입금과 거래가 막혀 있다. 캐나다와 호주 고객은 입금·보유·거래가 모두 불가능하다. 지원 대상 지역의 고객만 일반 컴플라이언스 절차에 따라 모네로를 사서 출금할 수 있다.

시장 반응도 있었다.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은 XMR이 24시간 동안 약 5% 하락해 토요일 이른 시간 크라켄에서 약 581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매체가 제시한 시점의 값이다.

시점도 공교롭다.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는 10월 14일 리투아니아 면허 은행 살도 뱅크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연합 은행 면허를 확보하려는 이 거래는 규제 당국 승인이 필요하며 2027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규제 금융으로 영역을 넓히는 시기에 프라이버시 코인 이용자 대상 과잉 질문이 불거진 셈이다.

모네로를 둘러싼 감시의 눈초리도 강해진 상황이다. 온체인 조사원 잭XBT는 최근 하이퍼리퀴드 코어에서 운영되는 서비스 ‘프리덤XMR’을 자금세탁 통로로 지목했다. 해킹 지갑에서 나온 약 2,000만 달러가 이 서비스를 거쳐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흘러갔고 유입액의 87% 이상이 불법 활동과 연관됐다는 추적 결과였다.

고객 정보 취급을 둘러싼 크라켄의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크립토어드벤처에 따르면 크라켄은 4월에 포섭된 내부자가 연루된 고객 데이터 무단 접근을 공개했고 이후 회사를 상대로 한 협박 시도가 이어졌다. 이 사건은 모네로 출금 모니터링과는 별개지만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루는 크라켄의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