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이세돌’ 첫 방송, 43년 만의 이력서…맥주 86잔 팔고 동시간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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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은퇴 후 첫 사회생활에 나선 이세돌이 야구장 맥주 판매에서 목표 100잔 중 86잔을 팔았다.
‘백수 이세돌’ 1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2.9%로 동시간대 예능 1위를 차

이세돌이 바둑판을 떠나 생애 첫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KBS2 예능 ‘백수 이세돌’(연출 이명섭)에서 이세돌은 43년 만에 처음 이력서를 쓰고 잠실야구장 ‘맥주 보이’와 새벽 요구르트 배송 현장에 차례로 도전했다.
첫 회는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최고 시청률 2.9%, 2049 시청률 1.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예능 1위로 출발했다. 진행은 MC 정재형과 장도연이 맡았다.
잠실야구장 맥주 보이로 첫 출근
이세돌은 방송 초반 “내가 이력서를 쓸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바둑이 아닌 일로 경제활동에 나서게 된 근황을 전했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서는 “백수가 의외로 바쁘다”고 특유의 입담으로 운을 뗐다. 판매직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에는 “내가 판매직을 왜 못한다고 생각하나”라며 발끈하고 “나도 ‘사랑합니다, 고객님~’ 하면서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번째 도전지는 잠실야구장이다. 이세돌은 ‘잠실 맥주 판매퀸’으로 불리는 24세 안유경 씨를 스승으로 만나 맥주 보이 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생애 첫 시구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19살 차이 나는 스승에게 “넘어질 뻔했다”며 구구절절 하소연을 늘어놓아 웃음을 자아낸다.

거품 지옥에서 86잔 판매까지
본격적인 현장 업무에서 이세돌은 20kg에 달하는 맥주 배낭을 메고 관중석을 누빈다. 초반에는 맥주 거품 조절에 서툴러 이른바 ‘거품 지옥’에 빠지고, 당황한 나머지 결제 카드조차 제대로 꽂지 못하는 허술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특유의 집념을 발휘해 관람객 한 명 한 명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환한 미소로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에 응한 이세돌은 목표량 100잔 가운데 86잔을 판매하는 성과를 낸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와중에도 그는 “바둑 두는 게 제일 쉬웠다”고 고백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정재형·장도연의 반응과 “인간은 인간이 필요하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지켜본 MC 정재형은 “용기 있게 도전하고 즐기는 모습이 뭉클하다”며 감탄한다. 장도연 역시 “얼굴이 시뻘게진 채 일하는 모습을 보니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공감을 표한다.
이세돌은 관객들과 만난 소감도 밝힌다. “20여 년간 바둑기사로 살아온 길이 그리 헛되지 않았구나, 감사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어 “사람이 사람에게 따라주는 맥주 한 잔을 AI가 따라올 수 있을까. 결국 인간은 인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묵직한 소회를 전한다.
새벽 4시 공덕동, 프레시 매니저 도전
두 번째 체험은 다음 날 새벽 4시 공덕동 일대에서 시작된다. 이세돌은 15년 경력의 프레시 매니저 한애순 씨(56)를 만나 요구르트 출고 작업을 돕는다. 그는 한 씨를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역시 품격이 다르시다”라고 말하는 등 싹싹하게 먼저 다가간다.
생소한 제품 분류 작업에는 식은땀을 흘리며 “멘붕이 오는 느낌이었다”고 당황한다. 그래도 베테랑 스승의 지도를 받으며 차츰 현장에 적응한다. 전동 카트를 모는 한 씨를 따라 뛰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며 배송 현장을 몸으로 익힌다.
최고의 1분과 프로그램 포맷
시청률 조사에서 ‘최고의 1분’은 프레시 매니저 이세돌이 카트로 이동하는 멘토를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질주하는 장면이 차지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 장면이 첫 회에서 가장 높은 순간 시청률을 기록한 대목이다.
‘백수 이세돌’은 2016년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을 치른 뒤 바둑계를 떠난 이세돌의 새로운 도전기를 담는다. 세기의 대국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바둑을 내려놓은 그가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찾아 나서는 구성이다. 방송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KBS 2TV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