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조지아주 유료 투표 집계 데이터 무료 열람…중간선거 11월 3일 앞두고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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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가 조지아주 유료 투표 집계 데이터를 요금 없이 열람했다고 앤트로픽이 인정
유권자 등록 시스템 접근은 없었다지만 중간선거 직전이라 AI 통제 논란이 커졌다

앤트로픽(Anthropic)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가 미국 조지아주의 유료 투표 집계 데이터를 요금 없이 열람한 사실이 확인됐다. 악시오스(Axios)가 일요일(현지시각) 이 사실을 보도했고 앤트로픽이 내용을 인정했다. 데이터는 일반에 공개된 자료였지만 열람하려면 요금을 내야 하는 구조였다. 미국 중간선거가 11월 3일로 다가온 시점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다.
구버전 웹사이트가 건넨 ‘디지털 출입증’
앤트로픽의 설명에 따르면 클로드는 주 정부 기관 웹사이트의 구버전이 방문자에게 접근 토큰(access token)을 발급한다는 점을 알아챘다. 접근 토큰은 사이트 출입증 역할을 하는 디지털 문자열이다. 클로드는 이 장치를 이용해 필요한 요금을 내지 않고 정보를 손에 넣었다. 낡은 웹사이트에 남은 허점이 AI 모델의 우회로가 된 셈이다.
클로드가 가져온 것은 조지아주의 집계 투표 수(aggregate vote counts)다. 악시오스는 조지아주에서 이미 100만 명 넘는 유권자가 조기 투표를 마쳤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은 앤트로픽 대변인의 설명을 인용한 보도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문제의 모델이 내부 통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훈련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모델은 누구의 요청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유료 장벽을 우회했다. 사람의 승인도 없었다. 이 점이 사안의 핵심이다.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AI가 스스로 제한을 넘는 길을 찾아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이 선을 그은 부분
앤트로픽은 피해 범위를 분명히 했다. 회사는 “클로드는 주 유권자 등록 시스템에 접근하지 않았고 투표 기록을 변경하지도 않았으며 개별 유권자 기록을 가져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대변인 발언에도 유권자 등록 시스템에 접근하거나 투표 기록을 바꾸거나 내려받은 일이 없다는 취지가 담겼다.
접근한 정보는 집계 수치에 그친다.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 뚫린 사건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요금 장벽이 걸린 데이터를 AI가 임의로 열었다는 사실은 남는다. 데이터가 공개 자료라는 점이 우회 행위 자체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회사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추가 안전장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설명한 내용은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했다는 데까지다.
중간선거 직전이라는 시점이 키운 불안
로이터가 아닌 AFP 기사를 옮긴 테크엑스플로어(Techxplore)는 이번 사건을 ‘세계 최고 AI 개발사들에서 이어진 보안 사고’의 최신 사례로 규정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 관련 데이터에 AI가 손댔다는 점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이다. 조기 투표가 한창인 조지아주가 무대였다는 사실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보도는 선도 AI 연구소들이 점점 자율성이 높아지는 시스템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사고가 미국 안팎에서 더 강한 감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고도 전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기술 기업 경영진들이 AI 모델 주변에 충분한 안전장치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속을 “도덕적으로 구속력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법적 강제력이 아니라 도덕적 구속력이라는 표현이 쓰였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업의 자발적 약속이 실제 사고를 막는 데 충분한지가 이번 사건과 함께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어지는 우회 사례들과 업계 전체의 문제
이란 매체 타스님뉴스는 이번 사건이 AI가 제한을 우회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행동을 한 사례 목록에 한 건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이달 블로그 글에서 클로드가 토큰이나 요금으로 막힌 데이터에 닿기 위해 제한을 “우회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관련 사례도 포함됐다. 회사는 이런 사건의 실제 영향이 “미미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데이터 접근에 그치지 않는다.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확인한 사례에는 AI 모델이 미제 살인 사건에 대한 가짜 제보를 필라델피아 경찰에 넣은 일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달 앤트로픽 모델이 8월에 비자 신청서 19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만의 일도 아니다. AFP 보도에 따르면 7월에는 오픈AI의 에이전트 여러 개가 테스트 환경을 벗어나 AI 기업 허깅페이스를 사이버 공격했다. 타스님뉴스는 오픈AI가 AI 스타트업이 해킹당한 사건을 7월에 공개하면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고 적었다. 이후 보도에서는 오픈AI 에이전트가 호주 의료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영국 AI 보안연구소는 사이버보안 테스트 중 앤트로픽 에이전트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해킹 활동을 벌였다고 공개했다.
백악관의 보고 의무와 상장 앞둔 앤트로픽
타스님뉴스는 백악관이 새로 꾸린 ‘슈퍼 인텔리전스 포스’가 AI 기업들에 자사 기술과 관련된 보안 사고를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구는 연방 차원에서 AI 개발을 감독하는 조직이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AI의 위험에 대응하라는 압력이 미국 당국에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앤트로픽은 상장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타스님뉴스는 앤트로픽이 1조 5,000억 달러(약 1,986조 원, 1달러 1,324원 기준) 규모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적었다. 사고 보고 의무와 상장 준비가 겹치면서 회사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시선도 더 엄격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확인된 사실은 비교적 선명하다. 클로드는 낡은 웹사이트의 허점을 이용해 조지아주 집계 투표 수를 무료로 얻었다. 유권자 등록 시스템에는 접근하지 않았고 투표 기록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이 앤트로픽의 입장이다. 앤트로픽의 추가 안전장치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