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미국 클라우드 기업에 1200억원 규모 배전케이블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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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데이터센터 확산 속 가온전선, 1200억원 배전케이블 계약 체결
북미 캠퍼스형 AIDC 확산으로 전력인프라 수요 증가

가온전선이 미국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한 곳과 1200억원 규모의 배전케이블 공급 계약을 맺고 북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고객 기반을 넓혔다.

계약 주체는 가온전선의 미국 생산법인 LSCUS다. 공급 품목은 중압(MV) 배전케이블로, 미국 내 여러 AIDC 프로젝트에 올해 10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차례로 납품된다. 국내 기업이 단일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는 배전케이블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가온전선은 같은 고객사와 추가 공급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온전선 미국 생산법인 LSCUS 전경. / 가온전선 제공
가온전선 미국 생산법인 LSCUS 전경. / 가온전선 제공

가온전선은 그동안 LS전선과 손잡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미국 네오클라우드 기업에 전력 인프라 제품을 납품해 왔다. 이번 계약으로 거래처 목록에 새로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더해졌다.

수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의 대형화가 있다. 미국에서는 여러 데이터센터 건물을 하나의 단지로 묶는 캠퍼스형 AIDC가 늘고 있다. 단지가 커질수록 건물 내부로 대용량 전력을 보내는 버스덕트뿐 아니라 건물과 변전설비를 잇는 배전케이블도 더 많이 필요해진다.

가온전선의 북미 사업은 배전에서 송전까지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말 가온전선은 LSCUS에 가공선(철탑 위로 지나가는 송전선) 생산설비를 구축해 미국 송전망 시장에 진출한다고 내놨다. 저압(LV)·중압(MV) 케이블 생산라인은 올해 10월과 내년 상반기 두 단계에 걸쳐 증설을 마칠 예정이다.

정현 가온전선 대표는 당시 "LSCUS를 중심으로 송전부터 배전까지 현지 공급체계를 강화해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온전선은 미국 원전 투자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원전용 케이블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가온전선 / 가온전선
가온전선 / 가온전선

앞서 지난달 초에는 캐나다 서부 지역 주요 공공 전력회사와 중전압 케이블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설립 이후 첫 캐나다 수출 실적을 올렸다. 데이터센터·반도체 공장·발전소 등 민간 산업시설 위주였던 북미 고객층을 공공 전력망으로 넓힌 계약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분기 매출은 51.9%, 영업이익은 99.1% 늘었다. 모회사 LS전선의 다른 자회사들도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S그룹 차원에서는 데이터센터 안팎의 전력망을 모두 공략하는 구도가 짜이고 있다. LS전선이 데이터센터 외부 전력망부터 서버랙 내부까지 제품을 넓히는 동안 가온전선은 미국 현지 생산을 바탕으로 발전소·배전용 케이블에서 송전망까지 영역을 키우는 방식이다.

전선 업계의 원가 변수도 남아 있다. 전선 제조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고, 미국 현지 공장 증설에 투입되는 자금 부담도 함께 따진다는 점에서 생산능력 확대가 이익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관건으로 꼽힌다.

LSCUS는 늘어나는 주문에 맞춰 생산 설비를 키운다. 올해 4분기 배전케이블 신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2027년 추가 증설을 거쳐 생산능력을 지금의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매출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LSCUS 매출은 지난해 약 4400억원에서 올해 약 87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고, 내년에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가온전선은 내다봤다. 지난해 실적의 3배를 넘는 규모다.

모회사 실적도 오름세다. 가온전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865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앞서 미국 빅테크 기업과 버스덕트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번 계약은 버스덕트에 이어 배전케이블까지 북미 데이터센터 공급 품목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데이터센터 한 곳에 들어가는 전력 설비 품목이 여러 개인 만큼, 한 고객사에 공급하는 제품 수가 늘수록 거래 관계도 길게 이어질 수 있다.

다만 AIDC 투자는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에 크게 좌우된다. 고객사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 납품 일정도 함께 바뀔 수 있고, 미국 현지 생산라인 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도 앞으로 실적의 변수로 꼽힌다.

가온전선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미국 현지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고 배전케이블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능력 확대와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북미 AIDC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