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송강호 아니다… 한국인이 직접 뽑은 국내 대표 배우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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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한국리서치 조사 22%로 1위… 최민식·송강호·김혜수 뒤이어

배우 이병헌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1위로 선정됐다.

배우 이병헌이 베니스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국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병헌이 베니스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국하고 있다. / 뉴스1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는 지난 28일 ‘대한민국 대표 배우와 그 조건’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 자체 조사 참여자 패널을 활용해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지난 8월 21~24일 나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성별, 연령에 따른 가중치가 적용됐다.

조사는 응답자에게 특정 배우의 명단을 사전에 제시하지 않고 본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를 최대 3명까지 주관식으로 직접 기재하도록 하는 자유 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집계 결과 배우 이병헌을 꼽은 응답자가 22%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최민식이 18%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송강호가 15%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4위를 기록한 김혜수는 13%의 응답률로 여성 배우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황정민이 11%, 유해진이 10%를 기록했으며 이정재와 최불암이 각각 9%의 지지를 얻으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표 배우 개인 순위 발표와 더불어 ‘대한민국 대표 배우가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한 항목별 심층 평가도 함께 진행됐다. 배우와 관련된 총 28개 세부 항목을 평가한 결과 대중은 배우의 본업 역량인 연기력보다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을 더 엄격한 잣대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우 이병헌이 지난 5월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 주얼리 포토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병헌이 지난 5월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 주얼리 포토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음주운전, 마약, 학교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0%가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배우의 핵심 자질로 여겨지던 ‘뛰어난 연기력’을 필수 조건으로 꼽은 응답은 72%로 집계돼 사회적 물의를 피해야 한다는 항목보다 8%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이어 올바른 역사 인식(65%)과 겸손하고 예의 바른 태도(65%)가 나란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사생활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응답이 61%, 배우를 대표할 만한 대표작이 존재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는 조사 결과에 대해 “대중이 대표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연기 실력뿐 아니라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도덕적 책임과 대중적 신뢰도를 함께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배우 이병헌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병헌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대표 배우 1위로 선정된 이병헌은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데뷔 초창기에는 안방극장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공채 데뷔 직후 KBS 대하드라마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듬해인 1992년 청춘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모든 분야에 능통한 만능 대학생 신범수 역을 맡아 배우 박소현과 호흡을 맞추며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이병헌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전속계약 관계에 있던 SBS와 드라마 출연 이행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기도 했다. 특히 SBS 본사가 아닌 외주 제작사 작품이었던 2001년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출연 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잔여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SBS가 기획한 대작 드라마 '올인'의 주연 출연을 결정했으나 제작 과정에서 본사 제작이 외주 제작으로 전환되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분쟁은 외주 제작사였던 초록뱀미디어 측이 이병헌의 잔여 계약금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급을 책임지며 최종 봉합됐다. 드라마 '올인'이 큰 성공을 거두며 종영한 이후 이병헌은 약 10년간 이어져 온 SBS와의 계약 관계를 마무리 짓고 독자적인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당시의 갈등 여파로 인해 훗날 tvN에서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의 SBS 편성이 무산되는 등 방송사와의 적대적 관계가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배우 이병헌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이병헌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이후 이병헌은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친정인 KBS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첩보 액션물인 '아이리스'에서 주인공 김현준 역을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흡인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상대역인 김태희와 선보인 일명 '사탕 키스' 장면은 방영 당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은 '아이리스'의 흥행을 견인하며 그해 열린 K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공채 신인 및 단역 시절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선배 연기자들의 수상을 지켜보며 부러워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감격의 소회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제작된 '아이리스'의 후속 시리즈들이 1편만큼의 흡인력과 대중적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병헌이 지닌 극 장악력과 연기적 존재감이 다시금 조명받기도 했다.

2018년에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 역을 맡아 9년 만에 다시 드라마 무대로 돌아왔다. 캐스팅 초기 제기됐던 여러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며 상대역인 배우 김태리와 안정적인 연기 호흡을 선보였고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다. 이병헌은 탄탄한 연기력과 남다른 스타 파워를 입증하며 그해 개최된 주요 방송 및 문화 시상식의 트로피를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