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전기장판 위 물건은 치우세요, 열이 몰려 '발열선'이 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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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장판은 접거나 눌러 쓰지 않고 가장 낮은 단계로 쓰는 것이 기본이다.
점검 순서부터 사용 습관, 즉시 멈춰야 할 이상 신호까지 정리했다.

겨울 이불을 꺼내는 이맘때면 장롱 속에서 한 해를 쉰 전기장판도 함께 나온다. 코드만 꽂으면 바로 따뜻해져 별생각 없이 켜기 쉽지만, 접힌 채 보관된 장판은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안쪽 상태를 알기 어렵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전기장판 안전 자료에 한국전기안전공사·소방청 안내를 겹쳐, 저온화상과 과열을 줄이는 사용 기준을 정리했다.
자동 꺼짐 기능이 있어도 켜기 전 점검은 건너뛸 수 없다
타이머나 자동 꺼짐 기능이 달린 제품이라 점검 없이 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CPSC는 자동 꺼짐이 유용한 기능이긴 해도 점검을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밝힌다. 꺼짐 기능은 정해진 조건에서 전원을 끊어 줄 뿐, 전선 피복이 갈라졌는지 또는 열이 한곳에 몰려 있는지를 미리 알려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도 같은 방향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제품을 쓰기 전에 전선과 플러그의 손상·과열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사용을 중지하라고 안내한다. 플러그 모양과 전압, 제품 인증 조건은 나라마다 달라서 해외 가정에서 통하는 요령보다 국내 전기안전 지침이 우선이다. 구매할 때도 국내 인증 표시가 붙은 제품인지 확인해 두면 좋다.

저온화상은 뜨겁다고 느끼기 전에 시작된다
저온화상은 손을 델 만큼 뜨겁지 않은 열이 같은 피부 부위에 오래 닿아 생기는 화상이다. 따뜻해서 기분 좋은 정도로 느껴지니 통증이 몸을 피하라는 신호가 되어 주지 못하고, 잠이 들면 자세를 바꾸는 것도 늦어진다. CPSC가 장판을 편안한 범위에서 가장 낮은 단계로 쓰고 맨살이 오래 직접 닿는 것을 피하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조심할 사람도 구체적이다. CPSC는 어린이, 고령자, 감각이 둔해진 사람, 술을 마셨거나 졸음을 유발하는 약을 먹은 뒤 깊이 잠들 수 있는 사람을 꼽았다. 가족 중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판 위에 얇은 시트나 요를 한 겹 깔아 맨살이 표면에 직접 닿는 시간을 줄이고, 온도 단계는 낮게 둔다. 다만 시트 한 겹이 화상을 막아 주는 것은 아니며, 접촉을 줄이는 보조 수단일 뿐 단계를 낮추는 일을 대신하지 못한다.
켜기 전 1분, 장판·조절기·플러그·전선을 훑는다
점검 대상은 네 곳이다. 장판 본체, 온도 조절기, 플러그, 전선을 사용 전에 살펴야 한다. 펼쳐 놓은 장판 천에 그을린 자국이 있거나, 전선 피복이 갈라졌거나, 조절기가 평소와 달리 유난히 뜨거워지거나, 속 배선이 드러나 있다면 CPSC 기준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
해마다 꺼내 쓰는 장판은 전원을 뽑은 상태에서 방바닥이나 침대 위에 완전히 펴고 앞뒤를 눈으로 훑은 다음, 전선과 플러그를 손으로 따라가며 확인한다. 접혀 있던 자리가 유난히 눌려 있다면 그 부분을 더 눈여겨본다. 점검을 통과했더라도 첫날은 낮은 단계로 시작해 조절기와 장판 표면을 중간중간 손으로 만져 보고, 어느 한 곳만 유독 뜨겁지 않은지 살핀다.

펴서 한 장으로 깔고, 그 위에는 아무것도 올리지 않는다
장판은 접거나 뭉치거나 이불 끝을 단단히 끼워 넣지 말고 평평하게 펴서 쓴다. 열이 한곳에 모이면 안에 든 발열 부품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도 전기장판을 접거나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 쓰지 말라고 안내한다. 두꺼운 이불을 몇 겹 덮고 그 위에 무거운 물건까지 올리는 방식은 같은 이유로 피해야 한다.
좁은 방에서는 장판 위에 상자나 가구 다리, 쌓아 둔 짐이 걸치기 쉽다. 장판을 깐 자리는 오롯이 눕는 용도로만 쓰고, 물건은 장판 가장자리 밖으로 치운다. 온도 조절기는 이불 속에 파묻지 말고 바깥에 꺼내 둔다. 열을 가두는 침구에서 떨어져 있어야 조절기 자체가 과열되지 않는다.
같은 자리에 전기방석이나 온열 패드를 겹쳐 쓰는 것도 금물이다. CPSC는 전기장판과 다른 온열 패드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쓰지 말라고 안내한다. 발만 더 따뜻하게 하고 싶어 장판 위에 전기방석을 올려 두었다면 둘 중 하나만 남긴다.

사용 시간은 숫자보다 누가 어떤 상태로 눕는가가 기준이다
CPSC 자료와 국내 안내에는 몇 시간까지 쓰라는 숫자가 나와 있지 않다. 대신 시간을 가르는 조건이 있다. 편안한 범위의 가장 낮은 단계로 쓰는 것, 맨살이 오래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 술이나 졸음 유발 약 때문에 깊이 잠들 수 있는 날에는 특히 조심하는 것이다.
여기에 실천하기 쉬운 습관을 더할 수 있다. 눕기 전에 미리 켜서 이불 속을 데워 두고, 누운 뒤에는 단계를 낮추거나 전원을 끄는 방식이다. 이 습관은 기사의 제안이며 제품마다 열이 오르는 속도가 다르니, 사용설명서의 안내가 있으면 그것을 따른다. 타이머가 있는 제품이라면 취침 시간에 맞춰 설정해 두되, 앞서 짚은 대로 타이머가 점검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청소하거나 집을 비울 때는 플러그부터 뽑는다
장판은 액체와 가까이 두지 않는다. 머리맡 물컵이나 가습기가 가까이 있다면 장판 바깥으로 옮긴다. 청소하기 전에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는다. CPSC는 청소 전과 집을 나서기 전에 플러그를 뽑으라고 하면서, 제조사가 안전한 저전력 모드를 명시적으로 제공하는 경우만 예외로 둔다.
장시간 외출할 때 전원을 차단하라는 점은 소방청 안내와도 맞닿아 있다. 반려동물만 집에 두고 나가는 날이나 출근 전 바쁜 아침에는 조절기를 낮췄다고 생각하고 그냥 나서기 쉽다. 조절기를 끄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빼는 것까지 현관 앞 습관으로 만든다.

뜨거운 곳·냄새·소리가 생기면 쓰던 장판도 바로 멈춘다
새 제품이나 점검을 마친 제품이라도 쓰는 도중 이상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CPSC가 꼽은 신호는 한 곳만 유독 뜨거운 부분, 타는 냄새, 윙윙거리는 소리, 깜빡이는 표시창, 반복되는 차단기 차단이다. 하나라도 보이면 즉시 사용을 멈추고 교체하거나 전문가에게 점검받아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이상이 있으면 사용을 중지하도록 안내한다. 장판을 끈 뒤에 손으로 눌러 보며 한 곳만 뜨거웠는지 확인해 두면 점검받을 때 설명하기도 쉽다. 차단기가 반복해서 내려간다면 장판이 원인인지 가려내기 전까지 다시 올려 켜지 않는다. 다음 겨울에도 같은 장판을 쓸 계획이라면 꺼내는 날마다 앞서 소개한 네 곳 점검부터 다시 시작한다.